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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션 7

2019년 7월호(11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9.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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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문]

스테이션 7

미국과 소련의 치열했던 우주 경쟁의 초반에는 소련이 선두를 이끌었습니다. 소련은 1957년 10월, 최초의 인공위성을 띄우고, 1961년 4월, 최초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을 우주로 보냈지요. 그렇지만 미국은 1969년 7월, 닐 암스트롱과 아폴로 11호를 달에 보냈는데, 이를 극복하려는듯이 1971년 4월, 소련은 세계최초 우주정거장인 살류트 1호를 쏘아 올려 본격적인 우주경쟁 시대를 열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본 영화는 7번째로 쏘아 올려진 살류트 7호가 고장이 나면서 시작됩니다.
소련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던 살류트 7호의 수리를 성공할 수 있었는데 저는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대결이 한참 물이 오르던 1985년, 소련의 우주정거장인 살류트 7호는 통제 불능이 되어버리고 전원조차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그것을 수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동도킹을 하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살류트 7호는 초속 1도의 엄청난 빠르기로 회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동도킹이 거의 불가능 했지요. 그래서 소련은 미국에게 기술과 정보를 빼앗길 것을 경계해 수동도킹 할 수 있는 우주비행사를 보내거나, 우주정거장을 격추시켜 없애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살류트를 만들었던 엔지니어인 ‘빅토르’와 이번 일의 사령관이자 우주비행사인 ‘블라디미르’를 찾게 되었고, 그들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소중한 가족이 있었고 그들을 너무나 끔찍이 사랑했지만, 나라를 위한 일에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위험한 우주로 나가기로 한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혹한의 추위에서 식량과 옷이 부족한 채로 있어야 했고, 포기하고 지구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자신의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끝까지 놓지 않았지요. 이런 모습은 누군가 시켜서가 아니라 어느 상황이든 나 스스로 하고자 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가질 때 더 큰 효과와 더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을 확실히 깨닫게 했습니다.

또한 그들은 동료애와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서로를 끝까지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 총괄지도자였던 ‘발레리’는 이 사건 때문에 정부로부터 우주정거장을 격추하라는 압박을 계속 받았습니다. 소련의 기술과 정보유출을 막기 위해 자신이 10년간 쌓아왔던 명예와 소련 우주비행학의 역사가 걸린 우주정거장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동료의 목숨을 살리든지, 이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명예나 역사보다 인간 자체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겨, 시간이 촉박함에도 우주정거장을 수리하고야 말겠다는 두 우주비행사들의 의견을 따라 정부를 설득했지요. 또, 그들이 임무를 완수하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자신도 두 동료와 동일한 상황에 있는 것처럼 수많은 시뮬레이션들을 해보면서 이 두 사람과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는 우주정거장이 불의의 사고로 완전히 쓸 수 없게 되고 산소마저 부족한 상태에서 한 사람만이 지구로 귀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블라디미르와 빅토르는 한 사람만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죽음을 각오하고 우주선 밖에서 배터리 충전을 막고 있는 센서 케이스를 해머로 뜯어내기 위해 망치질을 합니다. 이런 각오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쉽게 떼어지지 않았고 해가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며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은 다 지나가 모든 것이 끝나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죽음을 슬픔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초월해 우주선 밖에 나란히 앉아 지구를 바라보며 딸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죽음을 바로 앞둔 상황 속에서 이런 태연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한 일이 정말 의미가 있고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감정적으로 힘들 수도 있지만, 내가 했던 일이 가치가 있으며 또 후회 없이 행동했을 때는 죽음을 초월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 모든 것을 다 내려놓자,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지요. 영화 속에서는 마차를 몰았던 빅토르의 아버지가‘철은 추위에 쉽게 부서진다’라고 했던 말을 기억해 내어 추운 밤시간 때 센서 케이스를 부수게 되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시도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예상했던 그 한계를 돌파하며 결국 성공해낸 것은 정말 대단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고3 한수정
hannah0112@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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