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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받은 선물 

2019년 7월호(11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9. 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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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도전기]

 

아일랜드 캠프힐에서 받은 선물 

저는 어려서부터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받은 사랑과 도움으로 제가 여기까지 성장할 수 있었기에, ‘나도 언젠가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이 마음 한 편에 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대학 4학년 학기 시작할 무렵이었을까요? 어느 날 문득 지금이라도 봉사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아일랜드 캠프힐’에 지원했습니다. 물론 영어도 배우며 한국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대학 4년 동안 휴학 한 번 없이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쉼 없이 달려온 제게 쉼의 시간이기도 했고요. 여하튼 가족을 떠나 홀로 지냈던 10개월의 아일랜드 생활은 제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준 시간이었죠. 그래서 아일랜드 캠프힐 발리베이에서 배우고 받은 것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제가 있던 ‘캠프힐 발리베이’ 에서의 일입니다. 이곳은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생활공동체를 이루어 지내는 곳으로, 자급자족 유기농 라이프를 지향합니다. 제가 있던 샴록 하우스는 레지던트(장애인) 6명과 코 워커(자원봉사자) 5명, 그리고 스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 워커인 저는 레지던트들을 돕기도 하지만, 5명 모두에게 정원을 손질하거나 농장일과 빵을 굽고 옷과 양초를 만드는 일이 분담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요리, 베이킹, 옷 만드는 일 이렇게 총 3가지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 저는 도시사람으로 자연 속에서 제대로 살아본 적도 없고, 빵굽기는 커녕 요리도 해보지 않았흡니다. 그런 제가 샴록 하우스에서 최소 10명 이상의 사람들을 위해 첫 요리를 하는 날, 우왕좌왕하고 진땀 빼며 어찌할 줄 모르는 나에게 ‘나탈리’가 천사처럼 나타나서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농장에서 직접 키우는 닭들이 낳은 달걀로 요리하고, 레지던트들과 핸드메이드 카펫, 양말, 쿠션, 펠트 등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는 베이커였기 때문에 식빵을 만들어 캠프힐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했지요. 정말 자급자족 그 자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어로 소통하는 법을 배웠고, 이곳에서 잠시 휴가를 내어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스위스 등을 여행하고 새로운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의 모든 것은 난생 제가 처음 접하는 것들로 가득했고 정말 신선했습니다. 
 
두 번째는 ‘사람’ 입니다.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저와 같이 브라질, 독일, 슬로베니아 등 각 나라에서 코 워커로 샴록 하우스에 온 친구들인데, 대화도 많이 하고 때로는 서로 위로가 되기도 했던 동료들이었죠. 또한, 바이블 스터디에서 만나게 된 ‘나오미’의 가족은 외국인인 저를 소중히 대해주며 챙겨주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금도 제가 돌보았던 6명의 지적 장애인 레지던트 한명 한명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존 롭’은 저를 많이 좋아해주었습니다. “I love you”, “I like your hair-style.” 저에게 이렇게 단시간에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준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독 나를 찾았던 존에게 고마웠죠. 그러나 좋은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이해도 잘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로부터 인내와 이야기하는 방식을 배웠고, 영어를 더 열심히 배워 더 원활한 소통을 해야겠다는 동기도 부여받았습니다.

 
10개월의 시간을 보내며 제가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음식도 별 탈 없이 잘 먹고 다양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며 가족과 친구들이 그리워 운적도 없이 씩씩하게 지냈습니다. 마음속에  “Coming to Ireland is One of the best choices in my life.”를 외치면서 말입니다.
 
저는 아일랜드에서의 10개월의 시간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또 다시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바쁜 일상을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워킹 홀리데이를 통해 외국에서 디자인 일을 하며 경험을 쌓고 실력을 키워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려고 합니다. 또한, 제가 받았던 사랑을 잊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합니다. 특히,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 후원(봉사)을 하고 싶습니다. 

 

숙명여대 환경디자인, 
시각·영상 디자인학과 4학년 조아란
welkin95@gmail.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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