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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로의 전진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2. 2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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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환경칼럼]

|     수소사회로의 전진     |

 

 2019년 9월 4일 경남 창원을 방문했습니다. 대망의 수소연료전지전기자전거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2018년 업계 정보를 통해서 수소연료전지전기자전거가 출시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독일 원천기술을 이용한 국내 모터제조업체인 ‘이플로우’를 통해 프랑스의 ‘프라그마’수소연료전지전기자전거를 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수소연료전지전기자전거는 1회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전기자전거용 소형 리튬이온배터리를 보조로 장착하고 있습니다. 주 동력원인 모터는 독일 ‘브로제사’의 모터를 사용했습니다. 전 세계에 수소연료전지전기자전거 개발모델 및 시제품은 있으나 2018년부터 상용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프라그마’가 유일합니다. 현재 ‘프라그마’는 이플로우 및 그린휠(필자의 회사)과 함께 국내 공급 및 전 세계 공급 망에 수소전기자전거를 납품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물론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말이죠.
 이날 창원에서는 ‘수소월드 2019’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수소에너지 기반의 새로운 산업을 육성시키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버스, 군사용 수소 연료전지체계, 가정에서나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 시스템 등이 선보였습니다. 물론 일반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자동차 정도일 듯합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이미 ‘넥소’라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를 상용화해서 출시하였습니다. 미래적 느낌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앞으로 수소사회로의 전진을 보일 수 있는 결정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수소연료전지
 ‘수소연료전지’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데요. ‘수소연료전지’는 이러한 전기분해의 역반응을 이용한 장치입니다.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것이 수소연료전지입니다. 수소연료전지는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터빈발전방식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높으며(26%) 소음이 없고,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40%) 친환경에너지원입니다. 현재 적용 가능한 분야는 수송, 산업발전, 가정용발전, 휴대용전원 등 입니다.
 수소는 주기율표의 가장 첫 번째 화학원소로 질량기준으로 볼 때 우주의 75%를 구성하고 있는 우주의 가장 흔한 원소입니다. 그래서 수소는 현재 세계적으로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화석에너지, 폐자원 등으로부터 생산하여 장기간 대용량으로 저장 가능하며,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물 밖에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신설된 수소위원회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약 1292억 달러인 세계 수소시장은 연평균 6% 성장으로 2050년에는 2조 5000억 달러로 확대되어 에너지 수요의 18%를 차지하고,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는 연간6Gt(60억톤)을 저감할 뿐 아니라 일자리도 3000만개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환경변화에 따라 유럽, 일본, 호주 등을 중심으로 한 나라들이 국가 주도의 수소경제사회 진입을 위한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수소타운 형태의 시범도시를 구축중입니다. 또한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중심의 도시 에너지원을 상당부분 수소화하여 주택, 교통 등 전 분야에 활용하는 수소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진 : 오토헤럴드

 

 지구의 위기를 해결할 새로운 시스템, 수소경제
 수소경제에 대한 기초는 2002년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의《수소혁명; 석유 시대의 종말과 세계 경제의 미래》(The Hydrogen Economy)를 통해 대두되었습니다. 제레미 리프킨은 환경과 자연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자로, 수소혁명이란 책에서 그 관심을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는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재생가능 에너지와 기술을 사용한다면 수소에너지 체계로 전환하고 세계 전역의 지역사회를 한데 잇는 분산전원 에너지망까지 구축하여 수십억 인구가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306p)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석유기반 사회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가 주요관점이고 거시적 시각에서 보자면 전 세계의 국제석유카르텔(국제적인 규모로 활동하고 있는 거대한 석유회사들 사이의 카르텔)이 가지고 있는 패권을 나누자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전기에너지 시대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전기의 최대 단점은 다양한 발전기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저장하는 어려움입니다. 아무래 배터리로 충전한다고 하지만 전 세계, 각국, 지역별 모든 사람들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출력과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기란 여간 쉽지 않죠. 따라서 수소를 통해 저장하자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정리하자면 현재의 지구온난화와 환경문제, 부의 분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꾸지 않으면 지구는 큰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소사회 진입의 현실적 어려움
 수소경제를 넘어 수소 사회로 진입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몇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수소자체의 생산과 관련된 것입니다. 물을 넣기만 하면 전기와 열이 발생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무한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가 다시 전기가 되는 중간단계를 거치면서 에너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수소차를 만들더라도 수소를 주입하는 것이지 물을 주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물을 이용한 수소차를 만들면 좋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수소를 넣어야 합니다. 그러면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사용해야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물 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거나, 천연가스, 석탄 등에서 추출한 수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논의가 되어야할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기존 발전과 다를 것이 없는 화석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바에는 전기를 생산해서 사용하면 되지 굳이 수소를 만들어야 하느냐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전기시스템으로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사용하면 되는데 수소로 생산하고 이것을 다시 보관 운반 등을 해야 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수소에너지는 꿈의 에너지원이고 지극히 친환경적인 에너지이긴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화석연료가 아닌 발전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그 유용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같이 큰 영토를 가지고 있다면 천연가스, 풍력, 태양광 등의 다양한 전기에너지원을 이용해 수소 산업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에너지의 60% 정도를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수소산업의 발전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려면 기존의 사용전력 이외에 전력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탈 월전’정책을 번복하지 않는 한 어려울 것이며, 수소를 생산하겠다고 화력발전을 늘이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죠. 또한 천연가스를 통해 이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러시아와 가스관을 연결하고 북한을 통과해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것은 정치적, 안보적으로 매우 불안한 것이 됩니다. 현재 정부에서는 수소 산업을 육성하고 전국에 3개의 시범도시를 만들겠다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성과를 내기위한 근시안적인 시작이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수소사회로의 진입이 가능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린휠(주)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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