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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 봉제산업의 난제를 끊임없는 기술연구를 통해 해결한 ㈜아이젠글로벌 조훈식 대표

2020년 1월호(12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3. 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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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기업 스토리]

230년 봉제산업의 난제를 끊임없는 기술연구를 통해 해결한
㈜아이젠글로벌 조훈식 대표

 

 

 바코드가 특허 원천이 되기까지 
 고등학교 시절 컴퓨터의 매력을 알게 된 저는 자전거를 사려고 오랜 동안 돈을 모은 동생을 설득하여 금성사의 FC-100을 사서 게임을 통해 코딩을 배웠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전산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했고, 졸업 후에 부산의 ㈜삼화 전산실에 입사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처음 맡은 업무는 인사급여근태관리업무로서, 그중 하나는 한국에서는 만들지 못하던 일본제의 마그네틱 카드로 된 IBM 시스템으로 12,000명의 직원 근태관리 시스템을 관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그네틱 카드를 바코드 방식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스캔 오류가 발생해 회사 전체의 업무가 지연되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코드를 몰래 공부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 계기로 바코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 저희 회사가 바코드를 기초로 한 원천특허를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1990년에는 우연히 장애인단체에서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SW 운영체제 관련 기술을 가르쳤는데, 그때 바코드 재설계능력을 배양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제가 삼화전산실에 근무할 당시는 한국의 노동집약산업이 동남아나 중국 등으로 옮겨가는 시기였습니다. 봉제산업 역시 노동 집약 산업인데, 산업공학을 이용해 전산화를 시도했던 경험과 어떻게 하든 한국의 봉제산업이 무너져 가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생각으로, 2001년에 ‘아이젠소프트’라는 회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바코드 원천특허기술로 놀라운 문제를 해결하다
 로봇이 많은 일을 대체해 가는 요즘도, 봉제산업 분야는 대부분 봉제 작업자가 직접 재봉틀을 돌려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재봉틀을 만져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작업 도중‘밑실’을 수시로 교체해 주어야 하는데 대부분 밑에 감추어져 있어 얼마나 남았는지 볼 수 없기에 곤란을 겪을 때가 많습니다. 이것은 작업 속도를 늦추고 하자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이는 일반 섬유제품에서도 문제지만, 자동차에서는 치명적이죠. 자동차 충돌에서 생명을 지켜주는 장치 중에 에어백이 있는데, 윗실과 밑실을 적정하게 사용하지 않게 되면 에어백 봉제 부위가 파열되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 측면 충돌 시, 도어측 시트에 내장된 시트 에어백이 시트를 뜯고 돌출되어야 하는데, 시트 박음질에 봉제상의 문제 즉, 밑실을 약한 실을 사용하지 않는 실수가 발생하면 시트전개 부위가 뜯어지지 않아 측면 시트에어백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자동차 제조는 자동화됐지만, 에어백·시트·안전벨트 등의 봉제 작업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어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 바로 ‘카메라 센싱기술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활용한 봉제 공정 이력관리시스템’입니다. 이 기술은 원천특허기술인 바코드가 인쇄된 보빈(실패)에 감겨 진 밑실을 이용해, 매번 한 작업이 종료될 때마다 남아 있는 밑실의 양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이때 만약 양이 모자라면 자동으로 모터를 정지시켜 밑실없이 봉제되는 리콜성 불량을 원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에어백 이력관리시스템
 여기에 최근 추가로 개발한 이력관리시스템을 적용해 제품의 이력추적기능을 확보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쉽게 말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쇠고기 이력추적제의 에어백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IoT) 칩이 장착된 재봉기와 작업 중인 시트·에어백 등에 부착된 무선인식(RFID) 태그를 서로 매칭·인식하게 해서, 차량 모델에 따른 에어백 종류나, 부품 고유번호 등에 맞는 공정별 목표를 통해 작업 진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고, 작업 지시서에 따른 박음질 수나 재료 등이 재봉시스템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표시됩니다. 그래서 매 공정의 실시간 생산이력정보를 생성하여,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내 차의 에어백이 충돌사고 시 정상적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어 사전에 내 에어백의 정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지금까지는 사고가 발생해야만 에어백의 정상 여부를 알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라고 할 수 있어, 이를 적용한 자동차회사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를 기반으로 하는 B2B, B2C 플랫폼으로, 사고 시 제조물 책임법(PL)에 따라 책임 공방 시의 입증에 필요한 근거(데이터)까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불량품 제로에 도전하다
 얼마 전 미국에서 측면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뇌를 심하게 다친 피해자에게 소송에서 159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독일, 일본의 명차들도 에어백이나 시트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미국은 물론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도 리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르노삼성의 SM5, SM7이 봉제 불량으로 측면에어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어 리콜한 사례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들이 모두 에어백, 시트벨트, 측면에어백의 봉제 불량으로 인한 문제들입니다. 

 저희 기술을 활용하면 불량품을 완전 제거 할 뿐만 아니라, 기존 공정보다 효율을 30% 정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 초기에는 스포츠용품이나 명품 가방 생산회사 등 전통 봉제 분야에서 저희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자동차 안전기준이 점차 강화됨에 따라 글로벌 에어백 완성품업체나 봉제업체, 글로벌 완성차업체 등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프트뱅크나 독일 명차 등으로부터 합작법인 제안, M&A 제안, 독점요청을 받고 있지만 이는 한 회사가 독점할 기술이 아니기에 현재는 유럽 각국에서 확보한 특허를 기반으로 조금은 다른 방식의 글로벌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 간담회

 나는 언제나 혼자가 아니었다
 저의 기술은 이미 10여년 전에 특허출원을 했지만, 이를 작업 현장에서 테스트하면서 완벽한 제품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습니다. 올해 초까지 약 10여 년 동안 100억여 원을 투자해 12번의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쳤고, 현재 13번째 양산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사업 초기에는 사무실 한편에 야전침대를 두고 밤잠을 설치기도 했고, 큰아들 플룻을 팔아 유럽 특허를 내기도 했습니다. 위기도 많았는데, 가장 큰 것은 2007년 벌어진 ‘기술유출시도 사건’입니다. 핵심직원 중 한 명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퇴사를 하면서 기술 자료를 빼돌리려고 했는데, 국정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사전에 유출징후를 감지하고 이를 차단해 주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제가 10년 이상을 개발에 몰두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투자해 준 많은 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년 이상을 변함없이 믿어준 전 직장 사장, 부서장, 선배, 동료, 후배들, 심지어 직원들의 투자와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의 고문으로 늘 격려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시는 정경훈 교수님을 비롯해 고마우신 분들이 늘 함께 있어 저는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원칙 ‘나는 정직한 자의 형통을 믿는다’
 제가 3대째 크리스챤인데, 어머니는 새벽기도 후에는 꼭 제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셨고, 식사 전에는 성경을 읽게 하셨습니다. 그 속에서 저는 생각과 말과 글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삶의 원칙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창업하고 난 뒤, IMF의 위기 속에서도 정직함으로 사업을 일으킨 기독 실업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정직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이러한 삶의 원칙 속에 저희 원천특허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달라고 백지 수표를 가져오는 수많은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유혹을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쉬운 길보다 하나님 앞에 부끄럼 없이 삶을 사는 것이 제 삶의 목표이자 저희 ‘아이젠글로벌’의 운영 원칙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사회에 드러나지 않지만, 밀알이 되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자동차, 항공기 시트벨트, 선박의 구명복, 군인의 낙하산, 신발, 핸드백, 가죽 소파, 등산복 등에서 봉제 아닌 게 어디 있습니까? 이 중에서 저희 ‘아이젠글로벌’은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에어백과 낙하산 등의 사회 안전 부분에 진입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습니다. 전기차, 공유차 등의 자동차는 물론, 자율주행차, 플라잉카 즉, 드론 택시로 대변되는 미래형 자동차산업 전반에서도 더 많은 내 외부 에어백, 미리 터지는 에어백, 추락 대비용 낙하산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두가 수작업으로 봉제 되는 제품이기에 저희 기술을 요구로 하는 시장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아이젠글로벌’은 GSSSC, 즉 안전봉제시스템 표준화 컨소시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안전과 경제성, 그리고 효율성(생산성과 일반품질)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작은’기술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지닌 아이젠글로벌은 에어백 등의 잠재 불량 제거를 통한 완성차와 공급업체의 회사와 작업자의 시너지창출을 보장하는 동시에 일반 봉제 부문에서는 작업자가 행복한 기업으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아이젠글로벌 대표 조훈식
서울시 중구 통일로 86 바비엥 6층
010-4551-9469 / hscho@igenglobal.net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3>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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