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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 꽃이기를! 행복을 전하는 꽃이기를!

예술/미술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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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이야기]

내 인생이 이기를! 행복을 전하는 이기를!

 

 

  저는 어렸을 때 공무원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초등학교를 여섯 번이나 옮겨 다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명랑하고 쾌활했던 성격 탓에 전학가자마자 아이들과 친해져 늦게까지 운동장에서 고무줄 놀이를 하곤 했어요.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와 노는 게 가장 좋았죠. 그러다 아버지께서 퇴직을 하시면서 저의 잦은 전학 생활도 끝나고, 중학교 때부터 공부와 미술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그 때부터 꾸준히 그림을 그렸던 저는 고등학교 졸업후 바로 미술대학에 진학했지요. 대학교 1학년 강의 시간에 자신의 꿈과 10년 후의 내 모습을 그려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는 마음껏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학원을 운영해 아이들을 지도하고 화가가 되고 교수도 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말한 것이 생각나는군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수석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미술학원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말한 꿈들을 유치원 교사 미술 연수교육, 대학교 특강, 아동, 성인, 노인 미술 지도 등으로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중에서 어르신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는 것은 저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고령화가 증가하면서 치매 예방을 위해 보건소, 노인복지관이나 요양원에서 미술 수업이 많아지고 있지요. 어르신들에게 미술활동은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하고, 자존감을 향상시키며, 우울증 해소와 기억력 증진을 도와 치매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처음 미술 활동에 참여하신 어르신들 대부분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합니다. 그림하면 제대로 된 형태를 그려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이 없으신 거죠. 그래서 저는 첫 시간마다 “어르신들~ 절대로 형태를 그리는 거 많이 안할 거예요. 그냥 저랑 놀이하는 거예요~”라며 안심을 시켜드리고 시작합니다. 그려야 한다는 부담을 없애기 위해 율동도 가르쳐 드리고, 인형도 가져가서 동화구연도 잠시 해드리면 아이들처럼 너무 좋아하십니다.

 

  어떤 어르신은 자존감이 낮아서 그림을 그리기만 하면 잘못 그리지도 않았는데 그림을 감추다가, 8회 정도 수업이 진행되니 “내가 제일 잘 그렸어!”하며 자랑스러워하시기도 한답니다. 또 혼자 외롭게 사시며 극단적 선택을 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미술활동을 하면서 너무 좋고 고맙다며 눈물까지 흘리셨어요. 또 다른 어르신은 코스모스를 좋아했는데 “내가 이렇게 코스모스를 그릴 줄은 몰랐다”고 울먹이며 감격스러워하셨죠. 그런 어르신들 작품 전시회도 해 드리고, 미술을 통해 만족해하며 행복한 모습들을 보면 참 흐뭇하고 제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곳 저곳 미술 강의를 다니느라 바쁘지만, 짬짬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그립니다. 저는 그림에 집중하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데, 주로 아름다운 꽃을 소재로 ‘행복’이란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지요. 꽃처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도 없는 것 같거든요. 행복을 전하는 꽃처럼 저의 남은 인생도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저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가려 합니다.

 

 

 

경기도 안산시 김향임 화가
010-3405-2066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3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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