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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2020년 8월호(13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0. 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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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 안 도 현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함께 생각하기

인간 체온인 36.5도를 넘나들도록 뜨겁게 달구곤 하는 여름. 믹서기 소음에 맞먹는 70~90 dB로 떼 지어 뜨겁게 울어대는 매미. 이 둘은 인간의 감상으로는 뜨거움이라는 주제에 딱 맞아떨어지는 자연현상들로 보인다. 그러나 매미의 눈으로 보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암컷을 향한 단 한 번 주어진 사랑의 기회 때문에 수컷은 그렇게 절절하게 우는 것이다.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가장 뜨겁게 울어대야 자신과 합체될 너의 간택을 받기 때문이다. 그 기간도 단 1주일로 끝나버린다. 이토록 짧은 시간의 생을 위해 그토록 길고 긴 17년을 죽은 생명으로 땅 속에서 존재를 숨겼던 매미의 입장에서는 절박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지혜 없는 인간에게 말없이 말을 쏟아낸다. 백세시대를 살아갈 너는 얼마나 깊은 섭리 속에서 준비되어 보내어졌는지 아는가? 또 절박한 매미의 7일처럼 너의 백세의 매일을 그렇게 뜨겁게 살 용의는 없는가?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0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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