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류 클래식화를 꿈꾸는 초 긍정녀! 뉴 월드오페라단 ‘김지은’ 단장

2020년 9월호(131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11. 1. 22:06

본문

한류 클래식화를 꿈꾸는 초 긍정녀! 
뉴 월드오페라단
‘김지은’ 단장

2018년 세계 4대 오페라 페스티벌 뉴 월드오페라단 창단공연‘베르디 레퀴엠’김지은 단장(가운데)

 

반주자에서 ‘오페라 코치’를 꿈꾸다 
맞벌이 하시느라 바쁘셨던 부모님 덕분(?)에 4세부터 무용학원을 시작으로 다니지 않은 학원이 없을 정도로 많은 학원을 다녔습니다. 하지만 유독 마음이 가는 것은 피아노였어요. 어릴 때부터 결혼식 반주와 더불어 성당에서 미사반주를 하며 피아노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갔죠.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집안 유일하게 작곡을 전공하신 작은 아버지의 권유로 고향인 함양에서 진주, 사천까지 매주 버스를 타고 레슨을 다닐 정도로 피아노에 몰입했습니다. 예고에 진학해서는 피아노레슨 선생님의 남편분이 성악가여서 반주를 많이 할 기회를 얻었고, 특히 유럽에는 ‘오페라 코치’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셨죠. 이를 계기로 오페라 코치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음대를 졸업한 후, 오페라단에서 일하다가 꿈을 이루고자 로마로 유학을 갔습니다. 오페라 공부와 이름 있는 선생님들의 마스터 클래스반주, 콩쿨 반주 등 반주와 관련한 여러 분야를 익히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오페라 코치
제가 피아노를 전공하긴 했지만 어릴 때부터 동네대장 노릇을 도맡아 할 정도로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혼자 하루에 몇 시간씩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 때로는 큰 곤욕이기도 했지만, 성악가들과 소통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오페라 코치라는 일이 제 성격과 잘 맞았습니다. 오페라 코치는 지휘자와도 비슷한 면이 많아 여러 연주자와 의견 조율과 배려를 통해 공연을 잘 이끌어가야 합니다. 지휘자는 음악감독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오페라 코치는 지휘자가 없을 때 성악가 개개인과 접촉하며 섬세한 음악지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음악과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물론 언어적 능력과 듣는 귀도 좋아야 하죠.

한류 클래식화를 꿈꾸며 창단한 ‘뉴 월드오페라단’
1,000여 편 이상의 오페라 코치 및 감독으로 공연기획에 참여하고, 음악회 반주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할도 하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오페라의 최강점인 성악 실력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비해, 백범 김구 선생님이 말씀하신 ‘문화강국’은 언제 이루어지나를 생각하며 계속 고민해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과 소통하며 세계로 나아가는 한류 클래식을 기획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그러던 중 오페라 페스티벌에 같이 참가하자는 성악가 선배의 제안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뉴 월드오페라단’을 2017년 창단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인맥으로 일본과 중국 공연에서 K-Classic을 알리며 한류 클래식화를 꿈꾸기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꿈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단원들을 향한 믿음과 신뢰를 우선으로
오페라는 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무대예술이기 때문에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까지 성악가, 스텝, 미술, 무용단, 오케스트라 등 많은 사람들이 함께합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게 쉽지만은 않죠. 더군다나 예술가마다 각자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편이라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과의 소통을 제일 중요한 포인트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무엇보다 같은 예술가로서 예의를 갖추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단장인 제가 먼저 단원들을 향해 믿음과 신뢰를 보여주면 단원들도 마음을 연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장으로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다   
클래식 음악이 좋고, 음악가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하기에 15년 이상 이 일을 하며 늘 감사했고, 행복했습니다. 제가 한 일들이 여러 사람에게 에너지로 전달이 되었는지 저를 ‘초 긍정녀’라고 부를 정도이지요. 하지만 공연기획자, 단장으로서 한 단원의 리더가 되니 아무래도 책임감이 막중하고, 단원들의 경제적인 부분도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또한 공연을 기획하는 것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개별적인 것부터 오페라단이 운영되기 위한 수익까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나가는 것이 아직은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기에 행복합니다. 산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가면 뿌듯하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습니다. 

‘뉴 월드오페라단’의 잊을 수 없는 첫 공연
개인적으로 제일 뿌듯한 기억은 이태리에서 공부할 때 제가 연주하는 피아노의 사운드와 성악가들의 목소리가 호흡을 맞춰 하나의 오페라 작품을 완성시킨 것이었습니다. 오페라단 창단 후, 잊을 수 없는 공연은 2018년 10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베르디 ‘레퀴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획자로서 처음 올린 공연이었어요. 이태리와 독일에서 온 4명의 솔리스트를 포함한 민간 합창공연으로는 최대 규모인 200명의 합창단이 노래를 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규모 합창 공연을 쉽게 볼 수가 없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청중들이 오페라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피아노 반주의 소규모 오페라를 계속 공연하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이 길을 걷기까지 나 혼자가 아니었다
남들은 바짝 공부해야 할 시기인 고3때 저는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바르게 잡아주셨던 피아니스트 김혜경 선생님, 오페라 반주하겠다고 대구에서 무작정 연고도 없이 올라온 저를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지휘자 최선용 선생님, ‘베세토 오페라단’ 강화자 단장님, 조선 오페라단 최승우 대표님, 제 실력을 인정해주며 학교 강의를 맡겨주셨던 한국예술종합학교 임웅균 교수님 등 너무나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된 것이고요.  
  
하루빨리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기를 바라며
2017년 창단해 모두가 함께 즐기며 품격이 있는 공연으로,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공연으로 ‘뉴 월드오페라단’이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예술계가 많이 어렵고, 저희 뉴 월드오페라단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기도 하지만 예술가는 관객의 박수로 힘을 얻는데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고, 공연이 진행된다 해도 무 관객 속에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어 음악인들이 크게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재개되는 분위기라 불안함과 우울함보다는 ‘어떻게 하면 대중들이 클래식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관객들과 소통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클래식도 알면 알수록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감동을 느낄 수 있거든요. 
여러분도 클래식이 어렵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해서 하루빨리 저희 오페라단이 준비한 공연을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합니다.

 

뉴 월드오페라 단장 김지은

newworldopera@gmail.com

newworldopera.modoo.at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31호>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