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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현상(Heat Dome)에 구워지고 있는 지구

2021년 8월호(14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8. 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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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의 환경칼럼]

 

열돔현상(Heat Dome)에 구워지고 있는 지구

 

1,000년에 한 번 일어날 사건
올 여름은 살인적인 더위로 모두가 조심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49.6도 무려 50도까지 육박하는 기온이 일주일 간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캐나다는 에어컨이 필요 없는 지역으로, 특히 벤쿠버는 더욱 에어컨이 필요 없는 도시입니다. 가장 더운 8월의 최고 기온은 23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은 웃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캐나다는 폭염으로 현재 700명이 사망하였고, 180건의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화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북서부의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도 피해가 컸습니다. 북미의 살인적인 폭염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1,000년에 한 번 발생할 정도의 큰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산타마을이 있는 핀란드도 6월 평균기온이 19도 가량인데 33도까지 올랐습니다. 추운도시로 잘 알려진 모스크바도 6월 평균기온은 22도인데 34.8도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올해 우리나라 근래 역사상 세 번째로 더운 현상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예전 1994년 7월 한 달 내내 이어진 폭염, 그리고 2018년 40도에 육박했던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북미지역과 유럽의 더위 그리고 우리나라의 더위 이 모든 것이 ‘열돔현상’이 원인입니다.


열돔현상이란
열돔현상이란 지상 10km 이내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뒤집어진 반구모양의 열막이 형성되어 뜨거운 공기를 가둬 놓는 기상현상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더운 공기로 된 거대한 돔이 한 지역을 완전히 봉쇄한 현상이라 보시면 됩니다.
원래 특정지역에 기온이 올라가면 상승기류가 발생하여 저기압이 생기고 주변의 고기압과 상호작용하여 움직이기 마련인데 열돔현상으로 중심부의 뜨거운 공기는 주변으로 쏟아져 내리고 주변의 덜 뜨거운 공기는 중심부로 흘러들어 자체적인 대류 사이클이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되면 주변 지역의 기압들과 상호작용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이루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심상층부는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고, 하층부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유입되어 안정상태를 이룬 열돔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열돔현상이 강력하더라도 주변의 태풍이 온다면 무너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웬만한 태풍도 뚫을 수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8년 한반도의 열돔이 너무 강력하여 태풍3개(마리아, 암필, 종다리)의 경로를 바꿔 버렸고 하나(리피)는 아예 소멸시킨바 있습니다. 그래서 열돔을 파괴하려면 더 강력한 태풍이 와야 하는데 그런 태풍이라면 오히려 국가재난을 걱정해야 할 수준의 태풍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인데 거기에 열돔현상으로 인한 고온현상까지 여러 가지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폭염의 배후에는 기후변화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죄인인가? 
캐나다 환경부의 선임 기후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뉴욕타임즈(NYT)에 이번 폭염과 관련하여 ‘시기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기후변화를 부르는 지구온난화에 책임을 돌릴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폭염은 예전에도 있었지만, 이제는 인간과 관련된 요인이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지구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배출과 같은 인간의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를 지목했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짐 핸슨은 1988년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수십 년 내로 많은 지역에서 인류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기온 변화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예상대로 2003년 유럽의 폭염은 7만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2010년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러시아에서는 5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로스엔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의 기후학자인 대니얼 스웨인은 악시오스(Axioss, 주:뉴스미디어)에 ‘현재 거론되는 기후변화의 영향력이 저평가된 것'이라면서 이런 온난화 수치가 ‘최고치가 아닌 최저치에 가깝다.’라고 말했습니다.
AP통신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극단적인 날씨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전하며 미 국립기상청은 폭염을 두고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기후 사건이라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소 귀에 경 읽기?
현재 기후변화 문제에서 회의론자들이 많이 등장하고 발언도 세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처럼 지구 온난화 현상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입니다. 빙하기가 있고, 간빙기가 있고 그 사이에 지구는 온난화 현상이 일어나 문명이 꽃피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그들의 과학적 논거에도 옳은 부분은 있습니다. 연구 자료에 의하면 과거 빙하기에서 간빙기로 변한 1만년 동안 지구평균 기온은 4도가량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100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1도 상승했습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산업화의 결과물들일 것입니다. 
우리 또한 기후변화 회의론자들처럼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 그런 것이 있구나 생각하고 지나갈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는 ‘올 여름 더위도 잘 피해야겠네’라고 생각하지, 기후변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피부에 와 닿는대도 말이죠. 물론 저도 열돔현상에 에어컨 밑에 앉아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에어컨이 만들어낸 열기는 다시 도시를 데우고 있습니다.

 

(주)그린휠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2>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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