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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먹거리, 바른 사람을 키우려는 농업법인 ‘농바름’ 강행원 대표

2021년 11월호(14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1.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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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농업법인 농바름 스토리]

 

바른 먹거리, 바른 사람을 키우려는 농업법인 ‘농바름’ 강행원 대표

 

고향의 집과 땅을 지키러 다시 돌아오다
직장생활을 하던 중, 2004년경 빚으로 무안 고향집과 땅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급하게 대출을 받아 집과 땅을 지킬 수 있었죠. 그렇게 마을에 돌아왔을 때는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봉사를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마을 사업을 시작했었습니다. 마을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애도 많이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를 시샘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들으며 마음고생을 하다, 마을 사업 일은 그만두고 지금은 2년 전부터 19명의 7가정과 함께 농업법인 ‘농바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법인은 기존의 농사지은 분들이 아닌 모두 초짜 귀농하신 분들입니다. 기존에 이미 농사를 지었던 분들은 자기 생각들로 꽉 차 있어 새로운 것들을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처음 농사짓는 사람들은 배우면서 농사짓는 것도 힘들지만, 판매처가 없어 고민입니다. 그러니 각자 새로운 꿈을 꾸고 시작은 하지만 막상 시골에 정착하기가 매우 힘들지요. 우리 법인에서는 19명의 농부가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구입해 줄 뿐 아니라, 본인들의 능력으로도 판매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힘들어도 멘토를 자처하는 이유
지금 제가 멘토링 할 수 있는 사람은 두 세 가정입니다. 농사를 하려면 땅을 임대하거나 사야 하는데 농사를 짓고 싶지만 돈도 땅도 없는 사람들에게는 종자돈을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자기 땅이 있으면 농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게 돕고 있지요. 2년 동안 매월 기본 생활비를 제공하고, 3년차부터는 스스로 자립하게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저희와 함께 일하고자 하면 같이 농사를 짓고, 본인 스스로 독립을 원하면 독립 하도록 하죠. 이렇게 사람을 키우면서 깨달은 것은 제 마음을 내려놓고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 것 챙기면서 사람들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죠. 


최대한 버티게 하기! 농업인의 체질로 바꾸어 놓기!
처음 2년 정도 농사를 지어봐야 언제 파종해야 하고, 수확하는지 그 흐름을 알 수 있어요. 귀농하는 분들이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는 처음 농사라 경험도 없지만, 고정적인 기본 생활비가 어느 정도 있으면서 버텨주어야 하는데 초기 자본금이 넉넉하지 않고서는 버티기가 힘듭니다.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귀농인들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모습을 곁에서 보며 제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고민을 하다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버틸 수 있도록 해주고,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농업인의 체질로 만들어 주자고요. 또 농업이 땅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농산물을 보관할 수 있는 저장고도 있어야 하고, 여러 농기구 등 갖추어야 할 것들이 많거든요. 무엇보다 농업인 교육을 하면서 고정된 틀이 아닌 생각들로 전환하도록 도와줍니다. 우리 농바름 법인에서는 웬만한 것들은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갖추어 놓았어요.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하며 보람이 되는 것은 농사를 배우겠다고 하는 초보농부들이 제 마음을 알고 잘 따라준다는 것이죠. 현재 저희와는 7가정이 함께하면서 굉장히 끈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활동을 못하지만, 예전에는 영화 보러 가는 날, 소풍 가는 날 등도 정해 함께 하기도 하고, 합창단을 만들어 짬짬이 시간 나는 대로 노래 연습도 했습니다. 합창 발표 날에는 지인들, 고객들도 초대해서 함께 식사도 하는 즐거운 잔치를 벌였었죠. 


나도 살아야 하지만, 자연도 살아야 한다!
현재의 농바름 법인이 세워지기 전, 창대농장부터 시작한 고구마와 양배추, 무, 양파, 당근, 미니단호박에서 최근에는 열대 과일인 망고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점차 법인 식구들도 늘어나는데 고구마 농사만 지으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나씩 품종을 늘려가고 있어요. 미니밤호박도 생산성이 될 만 한지를 유기농으로 제가 먼저 해보고, 저장고에 넣어보는 등 농산물 생산 과정 매뉴얼을 만들고 있습니다. 농업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절대 쉬운 길이 아니에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농업인이라면 ‘나도 살아야 하지만, 자연도 살아야 한다’는 농업인 공통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를 사랑하고, 풀도 사랑하고, 이웃도 사랑하는 마음이 없이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절대 할 수가 없습니다. 


해수농법과 직접 만든 퇴비로 정성껏 키운 달콤 황토고구마
우리는 삼면이 바다인 무안지역의 특수성을 살려서 붉은 황토밭에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물을 뿌리는 해수농법으로 고구마를 키우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약간 짭짤한 맛과 고구마의 달콤함이 합쳐져서 고구마 맛이 깊어지는 장점이 있죠. 무엇보다 무안의 갯벌에서 나오는 해수는 미네랄이 무척 풍부하여 식물의 생장에 큰 도움을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농사를 매뉴얼대로 한다는 거예요. 7가정 각자가 농사를 지어도 같은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매뉴얼대로 해수농법과 직접 개발한 보약 같은 좋은 영양제를 만들어 사용하는 거지요. 제 작년부터 고구마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는데 저희 고구마만의 달콤한 맛이 있어 너무 좋다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바로바로 받으니 우리도 정말 힘이 나고, 어렵게 농사를 짓지만 고객들이 맛으로 알고 이런 반응들을 해주는구나 싶어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사람이 힘이다
저의 농사철학은 ‘사람을 키워야 한다’입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마음으로 좋은 먹거리 농사를 지어야 합니다. 농사를 지을 때 농약을 사용하는 등 쉽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유혹거리가 참 많습니다. 그렇지만 실패할지언정 그런 유혹거리를 참아낼 수 있는 좋은 사람, 그런 사람들을 키워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이 힘이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모여 있으면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트러블이 있다가도 금방 해결이 돼요. 그런데 욕심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충돌이 일어나고 엄청 힘들어집니다.


‘농바름’이 나아갈 길
제가 유기농 고구마를 처음 시작했을 때 먼저 하신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분들이 도와주신 것처럼 우리 농바름 법인 사람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 합니다. 농사는 절대 혼자 할 수 없어요.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이런 말을 합니다. “너희들도 법인에 빚을 졌으니 사람 키우는 일을 같이 하자, 각자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을 도와줘라”라고요. 각 사람이 세 사람씩을 맡고, 그 세 사람이 또 다른 각각의 세 사람씩 도와준다면 기하급수적으로 퍼질 수 있는 그런 농업공동체! 저는 그걸 꿈꾸는 거예요. 쉽지 않은 길이지만요.(허허) 그리고 잠시 멈추었던 마을을 위한 좋은 일들도 계속 하고 싶어요. 여름에는 해바라기를 바라보면서 바닷가를 거닐 수 있게 하고, 마을 곳곳에 코스모스를 심어 누군가 왔을 때 마치 외갓집에 온 것 같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마을, 이런 정겨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꽃도 많이 심고 싶습니다. 산책하며 뒷동산에 올라 들녘을 바라볼 수 있도록 걷기 좋은 산책길도 만들고 싶고요. 시골이니 그냥 두어도 되지 않나 하지만, 마을을 가꾼다는 것은 또 다른 것이죠. 전 이렇게라도 함께 일하는 동네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하며 요즘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호호 불며 먹는 따뜻한 고구마가 유독 생각나는 지금, 강행원대표의 사람을 향한 마음이 군고구마의 온기처럼 전해졌습니다. 무엇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키우니 농산물도 맛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쪼록 강행원대표가 꿈꾸는 좋은 사람들의 농업공동체가 이루어질 바랍니다.

 

농업법인 ‘농바름’ 강행원 대표
전남 무안군 현경면 현경신촌길 28

061-453-5938

https://smartstore.naver.com/nongbarue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5>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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