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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을 건강하게 하는 미생물로 먹거리를 살리는 ‘뿌리애 농장’

2021년 12월호(14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1. 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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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살려 작물을 거두는 뿌리애농장 이야기]

토양을 건강하게 하는 미생물로
먹거리를 살리는 ‘뿌리애 농장’

ppuriye에서 뿌리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사용하고, 농사를 짓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자는 다짐을 그림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귀농으로 시작된 뿌리애농장
모든 작물의 기본은 뿌리! 저희는 이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뿌리를 사랑하는 농법을 지향하는 마음으로 뿌리애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뿌리애농장의 시작은 7년 전 창녕군에서 오래 농사지으신 시부모님의 농장에 저희 부부가 귀농하면서부터입니다. 
귀농하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초기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초반에 내 사업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기까지 버티기 위한 자본과 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경제력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청년 농부, 혹은 신규 농업인들은 자신의 자금을 농업 기반 마련하는 것에 투자하기 때문에 매달 들어가는 일정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도 아이 둘과 함께 4인 가족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이 처음에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청년 농부와 관련하여 지원 자금이 나오기도 하지만 7년 전에는 농업 분야에 생활을 유지해주는 지원 사업이 없었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규 농업인이 해결해야하는 부분이었죠. 또 농업이라는 것이 한 해 농사를 짓고 일 년에 한두 번 받는 돈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농업에 재투자까지 해야 하기에 꾸준히 자금을 융통하기가 정말 힘이 들어, 때로는 대출을 받은 후 갚아나가는 패턴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농업 외의 부업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우리 부부도 처음에는 운송,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의 부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몇 년이 흐른 뒤 농업이 어느 정도 규모를 갖게 되면서 생활이 안정되었습니다.


소비자들과의 직접 만남을 시작하다
올해는 농산물 공판장에 출하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와의 1:1 판매를 위해 스마트스토어를 오픈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우리 농장의 대부분 작물은 농협과의 수매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남은 것을 공판장에 출하하고 있었죠. 공판장은 농업인의 입장이 아닌 유통업자의 입장에서 주로 계약이 이루어지기에 농업인이 갑이 아닌 을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공판장이 매겨주는 값에 판매를 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소비자와의 직거래 판매를 하면 저희가 직접 내 농산물의 가치를 산정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다만, 농사를 짓는 일에도 시간이 모자란 가운데 판매, 마케팅까지 다 하다 보니 시작은 의욕이 넘치더라도 이내 열정이 사그라지기 쉬워요. 판매와 유통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 농장은 판로개척과 마케팅의 단점을 극복하고 앞으로 소비자와의 1:1 판매 방식으로 전물량을 전환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 마케팅관련 수업도 듣고,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통해 뿌리애농장을 알리고 있지요. 그리고 요즘 농부들은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교류를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창녕군 청년 농부모임인 ‘요즘것들’에 참여하여 직판장 개소식과 오픈마켓(장터)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미생물농법으로 토양을 살리다
미생물이란 아시다시피 눈으로 볼 수 없는 아주 작은 생물로, 이를 토양에 직접 관주(손으로 물주기)하여 지력증진, 토양개량, 건강한 식물 생장, 화학비료 감소를 위해 실시하는 농법이 바로 미생물농법입니다. 일반적으로 농업기술센터에서 유용미생물(EM)을 나눠주는데, 뿌리애농장에서는 자체 숙성한 미생물을 토양에 관주하는 방법으로 토양을 살리는 농법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가는 토양에 살균제를 처리하여 토양에 있는 병균과 유용미생물 모두를 살균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지만 저희는 땅이 스스로 살아날 수 있도록 미생물을 선택했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땅의 힘을 끌어올리도록 하고 있지요. 
처음 미생물농법을 시작할 때에 우리 농장의 멘토가 되어준 미생물교육 담당자로부터 배액의 성분과 방법을 모두 배워 그대로 실천했습니다. 숙성 미생물은 일반 미생물보다 농도의 차이가 있으며, 미생물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농사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도 판가름이 나는데, 저희는 실천해본 결과 병에 더 강하고 토양에 좋지 않은 성분도 덜 사용하게 되었죠. 미생물을 이용한 농법은 오로지 노지 농법에만 적용되며, 재배자 스스로가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해서 이론으로 배워도 실천까지 나아가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미생물은 조금만 방치해도 순식간에 죽어버리기 때문에 미생물을 숙성하는 과정에서 준비해놓은 미생물을 전부 폐기하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또 미생물을 살포하는 방식 또한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많아 밤새 모든 토양에 미생물을 손수 살포하느라 잠을 포기한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토질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환경오염 약제를 덜 사용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꾸준히 시행하고 있답니다. 


뿌리애 농장의 건강한 국내산 농산물
현재 창녕군 대지면에서 2대째 마늘, 양파, 콩, 깨, 쌀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 작물들의 특징은 저희 농장의 특별한 토질에 비결이 있습니다. 비료가 과하게 쌓이지는 않았는지, 토양에 좋지 않은 성분은 없는지, 부족한 점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상세하게 검증된 자료를 바탕으로 땅을 일구고 되살리기 위해, 매해 농사를 시작하기 전과 후에 뿌리애농장의 모든 토양 샘플을 농업기술센터에 보내 토양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 농장의 농산물들은 건강하고 신선하게 수확되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지요. 저희와 수년째 거래하고 있는 중간 상인들은 뿌리애농장 물건이라면 특품부터 하품까지 샘플 확인도 하지 않고 모두 사갈 정도로 우수한 농산물로 인정받고 있어서 토양을 살리는 농법이 조금은 더 힘이 들지만 매우 뿌듯합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책입니다. 농부로 살며, 농업을 끝없이 배우는 것이 뿌리애 농장이 추구하는 목표입니다. 현재 운영하는 만평 규모의 노지 농사와, 450평 규모의 시설하우스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 농법인 스마트팜을 공부하기위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청년창업보육센터 경남 2기로 선발되어 밀양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토양재배와 무토양재배 두 가지의 농법을 모두 배우는 것은 토양 재배를 통해 미생물 농법이 현재의 환경을 지속시켜주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고, 스마트팜(무토양재배)을 공부하는 것은 급속도로 변해가는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두 농법 중 어느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변화하는 환경과 발전하는 농법을 모두 익히고 실천해야 할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청년 농부로써 앞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해나갈 농업인으로써 좋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면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할 것입니다.

 

경상남도 창녕군 대지면 효정리 621-7
010-6377-4728

smartstore.naver.com/rootslove

인스타그램 @roots_love_farm
뿌리애농장 성춘환, 최은형 대표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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