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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인 삶을 사는 내가 바로 리더!

2022년 1월호(14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2. 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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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적인 삶을 사는 내가 바로 리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곳 / 한사람 한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곳 / 따듯한 온기가 머무는 곳 / 온마음을 다해 고객의 고유함을 찾아주는 곳


워킹맘 초창기 헤쳐나가기
저에게는 20년 동안 다닌 첫 직장에서 결혼과 출산을 거쳐 꾸준히 회사를 다닌 ‘1호 워킹맘 나영주’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이 회사 내에서 있었습니다. 저의 윗 선배들은 결혼 후 아이를 낳으면 그만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그래서 후배들에게 육아를 하면서도 워킹맘으로서 삶을 잘 사는 롤모델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자연스러운 책임감 속에 20년을 다녔습니다.
제가 입사할 때 100명 정도였던 직원은 20년 새 4천명이 넘었고, 매출액도 350억에서 2조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으니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일이 너무 많아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보직도 생산, R&D 등 재무회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일을 다 해본 것 같아요. 그 중 마지막 12년은 HRD부서에 있었습니다. 가장 많은 직원들을 상대하고,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우리 회사를 이끌어갈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었습니다.

세월과 함께 흘러간 리더상의 변화
제가 과장 정도까지 가졌던 리더로서의 롤모델은 진취적이고 실행력이 강해서 성과를 잘 내면서도 사람을 잘 아우르는, 그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술도 잘 먹고, 일도 잘하고, 회사에 올인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제가 리더가 되고 보니 그런 리더를 좋아하지 않는 팀원들만 있는 것이었습니다. 90년대생이 들어오면서 리더십에 대해 계속 도전을 받았습니다. “우리 이거 해볼까?”하면 “왜요? 왜 그래야 하는데요?”, “내가 생각했을 때 OO는 이런 부분을 좀 개선하면 너한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 한번 같이 해볼래?”하면 “꼭 그래야해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뇌피셜로 목소리를 내고, 회사의 불만을 가감없이 내 앞에서 모두 다 얘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우리 팀이 이렇게 일이 많은데 팀장님이 가셔서 상무님과 얘기한 후 일을 잘라주고 오셨어야죠~” 이렇게 대답하는 친구들 앞에서 ‘내가 뭔가 지금 잘못 살고 있는건가?’ 멘붕이 왔죠. ‘내가 뭘 잘못했지? 난 왜 팀원들에게 욕을 먹고 있지? 그리고 왜 내 말은 하나도 안 먹히는거지? 내가 리더로서 부족한가? 아니면 쟤네들이 별종 외계인인가? 나는 이런 욕먹는 리더를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존재해야 하는건가?’ 40대 초반의 내 자신에 대한 고민과 리더로서의 고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게다가 대대적으로 회사 내부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대부분 ‘리더들이 썩었다. 리더들에게 배울게 없다’등의 굉장히 심한 피드백이 많았습니다. 제가 팀원일 때에는 리더란 지시와 통제를 하며 팀원들을 리드하고 평가하고, 팀원들이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라 배웠는데 요즘 친구들은 자신을 충분히 인정해주고, 본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주고, 작은 평가 하나라도 공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회사를 잘 다니는 것과 이들이 생각하는 회사를 잘 다니는 것이 너무나 달랐던 것입니다. 설문지에 있던 리더의 평가들이 다 저한테 하는 것만 같아서 며칠을 앓아 누웠습니다.
내가 진짜 이거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스터디모임, 독서모임, 세미나 등을 다니며 리더십에 관련한 공부를 시작해보니 밀레니얼 세대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리더들이 가지고 있는 권위나 권한으로는 이들을 설득할 수 없고, 세상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내가 가진 지식과 정보가 팀원들보다 뛰어나다고 보기 힘들어졌지요. 리더에 대한 공부를 하다가 ‘어떤 리더’라는 질문 이전에 그럼 난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라는 ‘나 자신’에 대한 질문으로 고민의 방향이 바뀌어 스스로 주변을 정리하고 ‘퇴사’라는 키워드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본인 삶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
퇴사를 마음먹고 보낸 회사의 마지막 1년 생활과 퇴사 후 2년의 시간들을 통해 저 자신을 정말 많이 찾았습니다. 회사에 다닐 때에는 회사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나’라고 생각해서 진짜 나와의 간격을 전혀 몰랐습니다. 완전히 가면증후군에 쌓여 있었던 것이죠. 회사와 관련된 것을 다 걷어내고 나니, 나는 온데간데 없는 것 같았습니다. 진짜 허무했죠. ‘나 왜 살았지? 20년동안 뭘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살았지? 나한테 남는게 뭐지?’그래서 그때 결심했습니다. 이제는 실제 나를 찾고 나를 위해서 살겠다고 말이죠.
‘나 다움’을 정의할 수 있는 책도 많이 보고, 실제 나를 찾기 위해 코칭도 받았습니다. 그렇게 찾은 키워드가 ‘여성 리더’입니다. 그런데 그 여성 리더가 회사에서 임원을 하고 CEO를 하며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가 아니라 저처럼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도 모르는, 자기 삶에서 자기가 주인이 되지 않으면 그건 리더라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적어도 여성 리더라는 타이틀을 붙였으면 모든 여성들이 아이를 위해서, 남편을 위해서, 회사의 구성원으로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제가 가장 많이 만나는 분들이 퇴사 후 제2의 인생을 살려고 하거나, 오랜 경력단절을 끊고 제2의 커리어를 찾고 싶은 엄마들입니다. 그동안 엄마로서 아내로서 살았다면 이제는 내 삶을 살고 싶은, 그리고 직장인이라는 명함 속에 갇혀 살았다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나의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이지요.

그렇다면 나영주는 어떤 사람인가?
저는 제 자신이 너무 평범해서 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좁은 편견으로 리더란 통찰력 있고, 전략적 사고를 하고, 시장을 넓게 보고, 뭔가 안목 있는 그런 큰 사람이어야만 할 것 같았는데 제가 가지고 있던 모습들을 꺼내보면 그저 둥글둥글하고 옆집 언니같은, 따뜻하기만 한 ‘좋은사람’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예전 회사에서는 그런 내 모습을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만나고 코칭을 하다 보니 열정 많고 따듯한 엄마같은 코치로서의 나영주. 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오지랖 넓고, 사람 잘 챙기고, 따뜻하게 포용해주는 모습이 바로 저의 장점이자 매력포인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걸 불편해 하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기기로 마음먹으니 자연스레 제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지금의 나를 찾기까지 회사생활을 하며 10년 넘게 리더에 대해 고민하고, 퇴사 후 1년 넘게 나 자신에 대해 알려고 씨름했던 시간들이 정말 저에겐 약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정해진 것도 없이 막막한 안개 속을 걷는 것만 같았고,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내 자신에 대해 쌓여있던 것들이 어느 날 깔때기처럼 확 모아졌습니다. 지금 당장 선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고민하고 숙성시키는 시간조차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걸 나중에 깨달았죠.
저는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 아침시간을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따로 할애했던 것이 정말 중요했습니다. 퇴사하기 1~2년 전부터 토요일 아침7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에 가서 앉았습니다. 그 이후로 3시간, 오전 10시까지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었죠. 책을 읽고, 독서모임도 하고, 책쓰기 위한 모임도 그 시간에 가졌습니다. 만약 그렇게 시간을 빼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다면 저는 또 안주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저 나름대로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상자 안에 스스로를 가둔 사람들
만나는 분들 중 가장 안타까운 분들은 굉장히 직장생활을 오래하고, 그 삶에 안정적으로 안주하고 있지만 불만이 많은 분들입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고 하지만 정작 그만두지 못하고 그 삶에 매몰되어 있으면서도 늘 부정적입니다. 주변 사람과 회사,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조차 불만도 많지만 그걸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보겠는지 물으면 “내가 뭐라고…”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 함정 안에 갇혀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분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딱 한 번만 낯선 경험을 해봐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기가 쉬운데,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는 하지만 정작 기회가 오면 ‘내가 뭐라고… 난 그런 거 못하는 사람이야’라며 그 선을 넘는 다른 경험을 포기해 버립니다. 안 해봤을 뿐이지 못하는 것이 아님을 상자 안에 갇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우리 모두가 나만의 상자 밖에서 나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멘토링 플랫폼을 꿈꾸며
제2의 커리어 비전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일과 삶에서 진정한 리더가 되도록 돕는 사람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봤더니 저만의 자원들이 보이더군요. 첫째,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커리어를 전환하거나 다른 삶의 방향으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것을 제가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저에게는 연결의 힘이 있습니다. 오지랖 넓고, 사람 좋아하고, 한번 관계를 맺으면 진정성 있게 오래가는 스타일이라 여러 사람들과의 인맥이 있답니다. 그리고 HR을 오래하다 보니 각 사람의 강점과 잠재력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을 연결하면 시너지가 날 것인지, 서로 어떤 영향력을 주고받을지 예상할 수 있어 연결을 잘 해드립니다. 이러한 자원을 바탕으로 제2의 커리어비전을 찾는 여성들의 멘토링 플랫폼을 만들고 싶습니다.

온앤온코칭연구소
여성리더 라이프코치 나영주 대표
blog.naver.com/ozoo1004
https://www.instagram.com/youngju.n/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7>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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