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몸에 꼭 하나씩 지니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2022년 2월호(148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2. 26. 20:09

본문

 [최승호의 에너지와 환경2]

몸에 꼭 하나씩 지니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배터리 없이는 못살아
몇 년 전, 전기자전거가 법제화 되지 않아, 전기자전거의 합법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서 법안을 준비하는 때가 있었습니다. 이에 공청회를 열고 기업과 민간부문에서도 여러 의견을 듣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당시 기업들은 무법상태로 공식판매와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저희 기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중앙부처의 공무원들과 국회의원들의 설득을 위해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곤 했습니다. 물론 그 당시 전기자전거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법제화(2018)가 되었을 뿐 아니라 위험하지 않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시대인데, 2010년대 중반에서는 전기자전거가 오토바이처럼 타는 위험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반대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방사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사실을 아는 저와 업계 관계자들은 코웃음을 쳤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인은 그들의 주장에 현혹되기도 했습니다. 물론 화학과 재료를 아는 사람들이야 그런 발언을 한 사람들을 무식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화학식과 어려운 용어만 들어도 머리가 어지러운 사람들에게는 이것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법안은 몇 년이 지나 통과 되어 이제는 전기자전거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으나, 아직 보급에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당시 에피소드에서 우스운 점은 발언자도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을 텐데요, 그 휴대폰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 있는 제품이란 사실이죠. 방사능이라 주장은 하지만 사실 몸에 하나씩 가지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2020년대에서는 하나가 아니라 움직이는 모든 전자 디바이스 심지어 자동차까지 리튬배터리가 없으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낼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휴대폰의 배터리 잔량 막대그래프를 보며 불안해하는 불안증까지 생길 정도로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휴대폰이 작아진 이유, 리튬이온 배터리
리튬배터리는 1960년대에 제안 되었지만 리튬의 반응성이 너무 커서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1991년 일본 소니가 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 상용화 되었습니다. 리튬이온전지의 장점은 첫 번째로 가볍다는 것입니다. 리튬은 원소기호 3번으로 가장 가벼운 금속입니다. 따라서 무게를 늘려서 배터리를 만들면 밀도가 큰 배터리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kg당 160Wh로 니켈-카드뮴 전지의 2배, 납 축전지의 6배입니다. 두 번째는 기전력이 3.6V로 큽니다. 한 마디로 볼테이지가 높습니다. 니켈 기반의 배터리가 1.2V 라면 3배이기 때문에 한 개의 전지만으로도 휴대폰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관리가 쉽다는 것입니다. 니켈 카드뮴 배터리의 경우 메모리 효과가 있어서 완전충전, 완전방전 해야 오래 쓸 수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전충전과 완전방전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예전 배터리를 생각해 리튬이온 배터리도 완충, 완방하는 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리튬배터리의 수명에는 좋지 않습니다. 자주자주 조금씩 충전을 해주는 게 더 좋습니다. 네 번째는 자가 방전에 의한 손실이 적습니다. 자가 방전율은 한 달에 5%로 니켈기반 전지의 1/4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약점 또한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조 시점부터 열화가 시작됩니다. 수명이 줄어든단 얘기입니다. 사용하지 않던, 사용하던 관계없이 노화가 됩니다. 수명은 2~3년입니다. 간혹 리튬이온배터리를 아낀다고 사용하지 않는 분들이 있는데,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수명이 다하기에 잘 관리하며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두 번째는 온도에 민감합니다. 업계에서는 이런 말들을 하곤 합니다. ‘마치 아이를 다루듯 해라.’저온과 고온에 취약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0℃에서 연간 6%, 25℃에서는 20%, 40℃에서는 35%의 수명 감소가 일어나고 저온과 고온에서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한 겨울철과 한 여름철에는 평균 사용전력의 60~80% 정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겨울과 여름철에 전기차의 사용시간이 줄어드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셋째는 가장 위험한 폭발입니다. 너무 고온에 노출되거나 잘못된 전압으로 충전할 경우 폭발이 일어나 화재사고가 발생합니다. 노트북과 스마트폰, 전동킥보드 등의 화재 뉴스는 바로 고온 노출과 정격이 아닌 고전압 충전 때문에 일어났던 것들입니다.

리튬이온 VS 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
며칠 전 뉴스에 중국의 CATL과 BYD가 한국의 배터리 3사를 제치고 1위로 등극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우리나라가 배터리를 종주국 일본보다 잘 만들어 품질을 높이고, 생산량을 늘려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는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치고 올라온 것입니다. 품질은 거의 80~90%까지 쫓아왔고 생산량은 이미 세계 1등을 달성한지 오래입니다. 왜냐하면 중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기차 생산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대도시에서는 차량 억제 정책으로 돈이 있어도 차를 사지 못합니다. 번호판을 추첨 받아야 차를 살 수 있는데, 전기차의 번호판은 쉽게 구할 수 있기에 너도나도 전기차를 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중국의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미 전 세계의 전기차 1등 국가는 중국이 된 지 오래전 일입니다.
우리나라 배터리 3사는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을 주로 생산하며, 리튬이온의 삼원계 배터리로 니켈, 코발트, 망간의 3가지 물질(NMC)로 양극재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들 때 출력이 좋고 에너지 밀집도도 큽니다. 반면에 중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LiFePO4) 배터리입니다. 단점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같은 에너지를 만들려면 부피와 무게가 증가하게 됩니다. 하지만 장점으로는 가격이 싸고 폭발의 위험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최근 구식 배터리라는 오명을 떨쳐내고 테슬라를 필두로 한, 전 세계의 모든 전기차 업체들이 주목하고 저가 중가형 모델 라인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배터리 업체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습니다. CATL의 중국시장 외 점유율은 2020년 6.2%로 5위였으나 2021년에는 12.5%로 3위로 치솟았습니다. 뉴욕타임즈는 ‘중국이 배터리 산업을 통해 20세기 산유국처럼 자동차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LFP 배터리 개발은 어렵지 않으니 생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삼성 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배터리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고, SK온은 리튬인산철(LFP)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상황은 어찌될지 모르나 현재 전기차의 40~50%가 배터리 가격인 것을 고려하면 저가형 배터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게다가 가뜩이나 리튬 및 희토류가 부족한 현실은(지난 호) 이런 상황을 방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값싸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희토류가 아닌 일반물질의 배터리가 나와야 할 때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고체배터리가 나오면 판도가 변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고체는 리튬배터리의 구성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에서 전해질 부분이 바로 고체가 되는 것인데요, 개발은 이미 많은 업체들이 진행한 상태이나 저렴하게 대량생산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리튬배터리 또한 양산을 해서 저렴하게 사용한 것이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다른 분야의 기술은 하늘을 날고 있으나 배터리는 아직도 100년 전의 전지기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주)그린휠 최승호
ceo@greenwheel.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48>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