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이들도 좋아하는 버섯을 아시나요?

2022년 4월호(150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2. 5. 21. 21:40

본문

[상상농부 이야기 9]

 

아이들도 좋아하는 버섯을 아시나요?

 

한 톨의 쌀이 수확되기까지 벼에 농부의 손길이 몇 번이나 가는지 들어본 적이 있나요? 여든 여덟 번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숫자는 아니겠지만 농부가 얼마나 큰 정성을 기울여야만 한 톨의 쌀이 수확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런 노력은 쌀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버섯들 속에도 담겨있답니다. 제가 재배하는 ‘송화고 버섯’도 마찬가지이고요. 한 송이의 버섯을 수확해서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가려면 셀 수 없을 만큼의 손길이 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버섯들이 어떻게 재배되어 식탁에 올라가는지, 어떤 풍성한 영양소를 담고 있는지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제가 재배하는 송화고 버섯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상상농부가 키우는 송화고 버섯
‘송화고 버섯’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송화고, 송고, 송화, 고송 등 말이지요. 하지만 공식적인 품종명은 ‘추재2호’입니다. 즉 동일한 종균에 동일한 버섯임에도 초기 재배하는 분들이 상표권 등록을 통해 독점화 하다 보니 다양한 이름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저의 개인적 견해는 통일된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표고’는 다양한 품종이 있음에도 ‘표고’라는 이름으로 통일되어 있다 보니 전 국민이 다 아는 국민 버섯이 되었지만, 송화고버섯은 한 품종이면서 맛 등에 있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다양한 명칭 싸움 때문에 국민 버섯이 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총 120일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다양한 버섯들은 각각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재배 방법과 수확기까지의 시간이 다릅니다. 그 중 송화고 버섯은 수확기까지 대략 120일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크게 두 단계로 나눌 수 있답니다. 첫 번째는 90일의 배양 과정입니다. 이 단계는 농부들이 아닌, 농부들의 위탁을 받은 전문 배양 기관이 행하는 과정입니다. 참나무 톱밥(80%)과 미강(20%)을 배합해서 살균과 종균 주입 그리고 버섯 종균이 자리를 잡아 농부들의 손에 도착해 싹을 잘 틔울 수 있도록 20~25도의 일정 온도에서 90일을 숙성(배양)시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1단계 과정으로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농부들이 아무리 잘해도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지요. 

이 과정을 잘 마치면 각 농부의 재배사로 옮겨져 대략 30일 정도 손길을 거치게 됩니다. 싹을 틔우는 과정을 거쳐 빼곡히 올라온 싹들을 10~12개 정도의 싹만 남겨 두고 나머지는 전부 솎아 버리는 1주일의 과정과 후속 정리 과정을 거친 뒤 25~30일 정도가 되면 수확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이 과정은 숨 가쁘게 돌아가는 전쟁터와 같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지만 작물의 경우는 사람이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버섯을 수확하고 싶다면 정확한 때에 솎아 주고, 습도와 온도 등을 정교하게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동료 농부들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자라는 작물의 모습 또는 수확된 상품을 보면 농부가 어떤 정성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고, 수확물은 농부의 자화상이라고 말이지요. 

농부가 극복해야 하는 저온성 환경  
송화고는 저온성 버섯입니다. 냉난방기가 설치되어 있는 재배사에서 폭염이 쏟아지는 한 여름이든, 영하20도 이하의 추운 겨울이든 항상 5~13도 사이의 환경에서 키워야만 송화고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버섯을 수확 할 수 있습니다. 각 농부들 마다 세밀한 방법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저온(5~13도)에서 그리고 70~8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야만 하는 환경에서 작업을 하다 보니 엄청난 체력 소모를 하게 됩니다. 한 여름에는 남극에서 살고, 한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산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쉽지 않는 환경이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 늘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면 절대로 이 버섯을 오랜 동안 재배하지 못하게 됩니다.

식탁 위의 버섯이 담고 있는 농부의 다양한 노력들 
소비자들의 식탁 위에 올려지는 송화고 버섯은 이런 과정을 거친 녀석들입니다. 버섯 자체가 자신만의 유익한 영양소들을 가득 담고 있겠지만(다음 호에 송화고 버섯이 가진 영양소들을 소개할 예정), 그것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120일 간의 농부들의 치열한 노력들이 가득 담겨져 있는 것이 상상농부가 키운 송화고 버섯들이지요. 다른 농부들의 작물 또한 동일하고요. 그래서 저는 버섯 자체가 가진 영양소가 제1의 영양소라면, 농부들의 노력은 제2의 영양소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영양소들을 소비자들은 먹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작물들이 농부들의 땀방울 아래서 재배되는 것이지만 특히 상상농부가 재배하는 송화고 버섯도 그러하답니다. 

 

상상농부 한상기
01sangsang@hanmail.net
010-4592-3488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0>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