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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 - ‘작은 생각의 차이, 변화의 시작’

교육/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9. 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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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7]

남들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
‘작은 생각의 차이, 변화의 시작’

 

  제가 군대에 있을 때였습니다. 저보다 1기수 위의 고참인 박일병은 평소에 ‘허허실실’한 사람이었습니다. 약간은 어리숙하고 화를 낼 줄 잘 모르는 그런 순한 사람이었지요. 어느 날 비상훈련이 있던 새벽 2시쯤 갑작스런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내무반 모두는 놀랐고, 말년 고참들은 불만스런 목소리로 잠을 깨웠다고 짜증을 내었습니다. 잠시 후 군복을 모두 입고 밖으로 집합하러 나가려는 순간, 비상훈련을 해제 한다는 방송이 나오자, 고참들은 더욱 짜증을 내었고 저 또한 마찬가지였지요. 그런데 박일병은 ‘실실’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3분도 채 지나지 않는 긴장상태가 풀어질 새도 없는 저는 박일병에게 “왜 기분이 좋으십니까?”하자, 돌아오는 대답은 “와! 두 번 잠을 자니까 너무 좋다.^^”였습니다. 어차피 7시에 일어나나, 지금 3시에 일어나나 피곤한 건 매한가지 인데, 한 번 더 잘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팍팍한 군대 생활을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던 거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들은 말 한마디가 제 인생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습니다. 이미 벌어졌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다른 ‘관점’또는, ‘프레임(Frame)’의 접근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로 만들어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이때부터 생기게 된 것입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저는 도서관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교육문화공간’인 ‘스마트러닝센터(SL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전문가, 기업, 많은 어머니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 중 특히 ‘스마트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이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지요. 어떻게든 ‘아이들의 손에서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대신 손에 책을 들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한 사업적 목적이 되어가고 있을 즈음, 공교롭게도 저희 아이들에게 3G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했습니다.


  큰 아이는 워낙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하고, 지금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여서 큰 걱정 없이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둘째가 문제였습니다. 바로 ‘게임Game’이란 놈 때문이죠. 둘째도 누나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독서 상을 타 올 정도로 책을 많이 읽고 좋아했던 아이였는데, 게임을 만나면서 아이가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이들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줘도 충분히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아이들을 믿고 2년 전부터 사용하도록 했지요. 게임 또는 인터넷 검색 등은 일주일에 2번 하루에 40분씩만 하도록 규율을 정하고 지키도록 하면서 하고 싶은 게임이 있으면 언제든지 다운로드도 받을 수 있도록 허락도 해 주었습니다. 대신 게임을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에 ‘중독’되는 것이 큰 문제이니, 잠을 잘 때나 숙제를 할 때 책을 볼 때 밥을 먹을 때도 ‘게임’이 하고 싶어지면 ‘게임’에 중독이다 생각하고 그 게임을 알아서 지워야 한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문제가 된 건 올해 3월이었습니다. 둘째가 몰래 자기 방에서 숙제 할 때나 자기 전에나 화장실 등에서 매일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처음엔 엄마에게만 들켜 혼나고 앞으로는 규칙을 잘 지켜 이용하겠다는 ‘반성문’도 썼었죠. 그래서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구나 그 전까지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없었고, 다른 활동도 잘 해왔던 아이라 심각해 질 수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몰래 게임에 몰입하던 둘째가 저에게도 들키게 되었습니다. 우선, ‘둘째와 이야기 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아빠가 해준 이야기 기억나니? 아무 때나 계속하면 중독 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자, 둘째는 “알고 있어, 아빠”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속으로 저는 ‘역시 무리인 것인가? 스마트폰의 바람직한 사용 습관 만들기...’ 그 때 둘째가 저에게 “그런데, 아빠, 얘(스마트폰)가 있으니까 계속하고 싶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둘째는 머리 속으로는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라는 것을 알았을까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둘째에게 물었습니다. 그러자, 둘째가 하는 말이 “2G 폴더폰으로 바꿔줘, 아빠”였습니다.

 

  지금 둘째는 예전처럼 책도 보고, 누나와 함께 놀기도 하고, 놀이터,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며 아빠와 함께 자전거도 타는 그런 평범한 아이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끔 둘째에게 “게임 하고 싶지 않아?”라고 물어보면, “응! 안 보니까 생각이 안나”라고 이야기 합니다. 둘째는 자신의 연약한 의지를 만나보고, 보이지 않으면, 멀리할 수 있다는 경험과 말투에서도 묻어나 보이는 것처럼 약간의 자신감도 얻었을 것입니다.

 

‘경험이 만들어주는 올바른 ‘관점’의 변화’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생각의 전환, 마인드의 변화, ‘관점’의 설정 즉,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어렵고 먼 이야기 입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과 생각을 다스리기 전에 아이들 ① 눈에 보이고 ② 만져지고 ③ 맛을 보며 ④ 듣고 ⑤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떤 동기가 되었든 그 동기와 결과가 작던지 크던지 자신들만의 분별력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작은 자신감부터 경험하게 하는 것이 진정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부모나 어른들의 역할일 것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스마트폰’인지 아니면 ‘책’인지를 말이죠. 우리는 어느 전문가가 설명을 해 주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책’이 좋다는 것을 말입니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엄마, 아빠, 스마트폰이 내 눈에 띄지 않도록 해주세요”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요즘은 아이들에 대한 과잉보호와 교육 등으로 앞에서 이야기한 5가지 본능을 통한 경험이 부모들에 의해 제작되어지고 강요되고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좋고 나쁨에 대한 주입식 교육 등을 통해 아이들은 ‘판단’을 보류하고 미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이들 입장에서 ‘직접 경험’의 중요성이 소홀이 되고, 교육환경 또한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 우리 주변의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생각의 전환과 관점의 조정 등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갓난아이부터 시작해 유아시절과 사춘기인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이 되면서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은 가정과 사회적 교육을 통해 다시 만들어지고 성숙 될 수 있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한다’라는 말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저항’이고, 하나는 ‘격리’입니다. 지금 우리들 옆에 있는 아이들이 정확히 보고 만지고 느끼고 아파해보고 두려워하며 기쁨도 나누고 누군가를 도와주며 성취감과 자신감도 경험해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장점과 단점도 ‘스스로’ 알아내야 남들과 ‘격리’되지 않으며 다른 생각을 통해 관습과 보수적 안정에 ‘저항’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크래들코리아 ‘책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일산스마트러닝센터(S.L.C.) 2F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5호 >에 실려 있습니다.

 

<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바로가기 >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8]

“절대 양보하지 말아라! 손해다.”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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