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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양보하지 말아라! 손해다.”

교육/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0.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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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8]

“절대 양보하지 말아라! 손해다.”


무법자들의 공통점은 ‘양보심 없음’

  혹시, 여러분들은 잘 ‘양보’하시나요? 어떤 상황에서 양보하시나요? 아니면 어떨 때 양보하지 않나요? 사람마다 많이 다르겠죠. 하지만 서로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인간 세상이기에 ‘양보’란 덕목은 필수가 아닐까요? 여러 가지 사회적 덕목 중에 아마도 어린 시절에 터득해야 할 첫째 덕목이지 싶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양보를 누구에게 배웠나요? 아마 답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을 겁니다.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서부터 몸으로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양보’하라고 선생님께 혼도 나면서 배우기도 했지요. 그렇지만 아마 중학교 때부터는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배려와 이해, 사랑과 나눔, 대화와 소통, 연민과 도움 등은 초등학교 때까지 마스터하기에는 어려운 덕목들로 보입니다.


  요즘 저는 유치원, 어린이집의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스마트러닝센터’에 오전시간에 찾아오는 어린이체험 때문에 말이죠. 한번에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센터를 찾아 독서, 구연동화, 신체놀이(스포츠), 창의블럭, 미술, 영화관, 뉴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체험을 하고 돌아갑니다. 그런데 유난히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무법자로 다니는 아이들이 한두 명은 꼭 있습니다. 어디가 특별히 이상이 있는 아이가 아닌데 말이죠. 선생님들은 “한두 명의 ‘무법자’들 때문에 골치를 많이 썩는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제가 본 이 아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시겠어요? 바로 ‘양보심’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양보’는 가정에서 배워야 한다.

  지금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자녀를 두신 부모들은 대부분 두명 이상의 형제들과 함께 자랐을 겁니다. 많은 분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거나, 심지어는 삼촌과 고모 등과도 어린 시절을 보낸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자라면서 어린 시절에 ‘양보’란 것을 자연스레 배웠습니다. 많은 형제들과 가족들 사이에서 단순히 서열과 같은 질서가 아니라, 서로 아끼며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연스러운 덕목이 ‘양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많은 형제들끼리 매일매일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 속에서 누군가는 양보하지만 또 누군가에게 양보받으며 서로 어울려 살았지요. 가족과 형제이기에 양보의 고마움도 알고, 양보해주는 기쁨도 배웠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에서 양보를 배운 것 같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 양보를 알고 있는 아이들끼리 어떤 때, 또 어떻게 그 아는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배웠지, 양보가 가져다주는 여러 가지 감정적이고 심리적 보상에 대해서는 배운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이미 가정에서 다 배운 후에, 첫째 사회조직인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갔기 때문입니다.


저마다 자기 중심이 된 아이들에게 ‘양보’를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하지만 지금 아이들은 성인이 된 우리들이 자랄 때와는 너무나 많이 다릅니다. 우선 형제들이 없고, 둘째, 조부모와 함께 살지 않고, 셋째, 가족 간의 교류가 적습니다. 집안에서 ‘양보’할 대상 자체가 없는 겁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아빠와 엄마 앞에서는 가장 우선시 되고 중심인 거죠. 가끔 뵐 수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도 마찬가지 입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손자와 손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이 양보를 집안에서 어떻게 배웠겠습니까? 당연히 말과 글로 가르쳐 주는 것 아니라 생활로 가르쳐줘야 하는 것인데 기회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사실은 ‘양보’이전에 ‘질서’라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하는데, 이 조차도 항상 최우선 되는 것은 우리 아이이며, 아이의 생활에 맞춰 집안의 시계가 돌아가기 때문에 배우기가 더더욱 어렵습니다.


  사랑스러운 우리 아이가 양보와 질서를 배우지 못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조직사회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진학했을 때 잘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면 가슴이 많이 아프실 겁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를 위한 진정한 가정교육이 무엇이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겁니다. 아빠와 엄마, 아이 이렇게 단촐한 3명으로 이루어진 가정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세 식구라 할지라도 그 안에서 질서와 양보의 모습을 부모들이 먼저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가족구성원으로 그 룰(Rull)속에서 ‘질서’와 ‘양보’를 경험하고 배우지 않을까요? 그러면 새로운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하고, 좀 더 어려운 ‘양보’를 배울 수 있을 겁니다.  




‘양보는 손해다?’라고 가르치는 기현상

  이렇게 ‘양보’는 질서있고 따뜻한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원리임에도, 지금은 이와는 다르게 ‘양보’에 대해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바로 ‘양보는 손해다’라는 생각들이죠. 그래서 자녀들에게 양보를 가르칠 때, “절대 양보하지 말아라! 손해다”라고 가르친다는 현실은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많은 분들께서 제가 느낀 당황함에 공감을 하실지 아니면 반대하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양보=손해’라는 단순한 공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조화롭게 어울려 살며, 각각의 위치와 역할에서 우리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선량한 생각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문화를 가진 사회’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시작이 ‘양보’입니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 가정교육으로 꼭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크래들코리아 ‘책읽어주는 도서관’조한상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일산스마트러닝센터(S.L.C.) 2F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6호 >에 실려 있습니다.

 

<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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