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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다름을 인정하면 홀가분해져요!

컬럼/홀가분연구소 가족문화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0. 3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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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연구소 가족문화칼럼 5]

가족의 다름을 인정하면 홀가분해져요!

 

안녕하세요! ‘홀가분 연구소’입니다. 꼬끼오~ 정유년 새해를 맞아 홀가분 연구소에서는 홀가분한 가족들을 만나보고 소개하고자 하는데요. 제일 먼저 홀가분 연구소와 함께 하는 박주연씨 가족을 만나보았습니다.

 

홀가분 연구소는 가족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요성을 알리는 곳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곳에서 함께 하는 분의 가족 문화가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어떤 가족 문화를 가지고 계시나요?
  우리 집에서 가훈처럼 적어 놓은 글귀가 있어요. ‘너는 너고, 나는 나다. 그리고 같이 있어 좋다’라는 말이죠. 이것은 가족과 함께 하면서 제가 가장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무형 문화’의 상징물(?)같은 겁니다. 같건 다르건‘함께 있어서 좋은 순간’을 가족들과 가지는 걸 목표로 해요. 갈등이 있을 때는 처음부터 다르니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우리는 서로 달라, 각자 원하는 게 달라”라는 말을 많이 해요. 그리고“함께 있어 좋다”라는 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밥을 먹거나 사소한 일을 같이 할 때에도“우리 가족이 함께 있어서 너무 좋다”라고 습관처럼 이야기 하고는 해요. 별 것 아니지만 이런 말 들을 때마다 많이 행복해요.

 


 

‘다른 것을 인정하고 함께 있어 좋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지만, 사실 그렇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지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 먹고 싶은 것이 다르거나, 하고 싶은 것이다 다르거나 이러면 가족 들이 보통 싸우게 되지 않나요?
  물론 다르다는 게 불편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어요. 특히 아이가 어릴 때 원하는 게 각각 다르고 말도 잘 통하지 않을 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만 좀 더 있으면 싸우지 않을텐데’라고 하거나, 돈과 같은 어떤 자원의 유무의 문제라고 많이 생각했었어요. 또 남편과 제가 보내고 싶은 여가시간이 다르다 보니 속상할 때도 있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가족 안에서 존중하면서 잘 소통할 수 있다면, 부족한 자원이나 다름은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가 되는 상황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 크레파스가 부족할 때 아이가 서로 즐겁게 번갈아 쓰는 방법을 익히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자원이 부족한 게 형제간에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는 거죠. 남편이 축구하러 갈 때 원망하면서 짜증내기보다는, 당당하게 제가 만화방에 갈 시간을 요구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려면 잘 소통해야 할 텐데요. 많은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아닐까요? 어떻게 실천하고 있나요?
  아주 간단하게 말하는 것을 그냥 받아 적어서 나누는 방법을 사용해요. “오늘 무엇을 하고싶어?”라는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 남편이 원하는 것, 제가 원하는 것을 일단 적고 나누어요. 사실 이렇게 하게 된 계기는 어느 순간 돌아보니 결혼하고 나서 아이가 태어나고 주말에 주로 아이 중심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와 남편과 있는 시간이 힘겹게만 느껴지고 재미도 없고 도망치고 싶더라고요.(웃음) 제 의견도 존중하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모든 의견을 존중’ 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족 내에서 적용해 보고 싶었죠.
  아이들도 자신의 이야기가 반영되니까 아주 좋아하며 참여해요. 아빠는 등산과 축구를 주로 좋아하고, 저는 미술관이나 책을 읽는 것을 원하고, 아들은 수영이나 게임, 딸은 부엌 장난감이 있는 키즈 카페가기를 찾지요. 이렇게 각자가 원하는 활동이 다르면 가능한 순서대로 하기도 하고, 각자 원하는 걸 알고 나면 서로 겹쳐지는 부분을 묶기도 하죠. 다양한 재료를 넣고 그때그때 요리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가족들과 그렇게 회의를 진행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요. 해보면서 어려웠던 점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일단 얼굴보고 마주 앉을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겠죠. 정기적이면 좋겠지만 한번이라도 가족과 소통할 수 있다면 시도해볼만 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회의’의 개념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거니까요.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족 간의 연결을 우선시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아이가 어릴 때는 소통이 어려워서 시도할 수가 없었죠. 그러나 의사표현을 할 때부터 대신 받아 써 주면서 하기도 했고, 글자가 아니더라도 그림으로 소통하려고 노력했어요. 2년 전에 첫째 아이가 유치원을 옮기는 것을 두고 새로운 유치원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남편, 저 그리고 첫째 아이가 각자 말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지요. 그 때 처음으로 남편이 아이의 교육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과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홀가분한 가족문화’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 ~ 해도 괜찮아’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아마도 가족만이 이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지 않을까요? ‘~해주어야 한다’ ‘~해야만 한다’ ‘~ 하지 않으면 안된다’이런 생각들이 많아지면 그냥 실없이 서로 얼굴만 봐도 많이 웃는 가족에서 점차 멀어지는 것 같아요. 책임감, 죄책감, 불안함, 뭐 이런 감정들을 툭툭 털어내고, 밥 먹고 남는 힘이 있다면 ‘어떻게 한번 더 눈 마주치며 웃는 행복한 순간을 만들까?’에 집중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홀가분연구소 이미혜/박주연
ohmyfamily@holga.co.kr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8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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