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족과 이민족의 도자기경쟁의 승자는?

2018년 11월호(제109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1. 20. 13:15

본문

[중국 한족과 이민족의 도자기비교]


한족과 이민족의 

도자기경쟁의 승자는?




 2018년 9월, 중국으로의 공동체여행을 통해 신도시로 변하고 발전해가는 중국남방을 눈으로 실감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같은 동양이지만 너무나 넓은 땅위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호수인 ‘태호’ (太湖)위에 서서 한반도와 전혀 다른 중국이 정말 신기하고 색달랐지요. 그렇지만 저는 관심을 과거로 돌려서 난징과 상하이에 있는 박물관에 집중해 보았습니다. 난징역사박물관은 중국의 역사 전체를 다루었지만 주로 고대 유물들이 많았습니다. 반면에 상하이박물관은 보통 박물관처럼 역사적 순서로 정리해 놓은 것이 아니라 우선 종류별로(도자기, 서화, 화폐 등) 나눈 다음, 다시 그것을 역사적으로 다룬 것이 독특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같았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각 시대별 도자기의 차이가 명확한 점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중국의 역사를 정주민족(한/송/명)과 유목민족(수/당/원/청)으로 나눌 수 있는데, 도자기에 있어서도 그런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절제되고 우아한 한족의 도자기
먼저 한족(한/송/명)예술품의 전체적인 특징은 절제된 모습을 가졌다는 겁니다. 하지만 도자기에 집중해 보면 절제 속에 우아하고 화려한 분위기가 귀족적으로 고급스럽게 보였습니다. 흰색, 녹색, 푸른색, 검정색을 주로 사용하여서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 또한 주었습니다. 특히 송나라 도자기는 일상용 도자기를 넘어서서 청자와 백자의 자기예술을 크게 발달시킨 점이 확연하게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 남송시대 대표적 작품으로 보이는 녹색유약을 바른 도자기가 있었는데, 표면이 부드럽고 주로 무늬가 단조로운 특징이 있었고, 그 위에 녹색 유약을 칠하니 한층 더 고급스럽게 보였습니다. 또 명나라 시대의 도자기는 주로 정교한 무늬를 세밀하게 그렸고, 푸른색과 하얀색을 많이 사용하여서 깊이 있고 다양한 형태를 만든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화려하고 자유로운 이민족의 도자기
이와는 대비되게 이민족(수/당/원/청)예술품은 정말 화려했습니다. 특히 이들의 예술품들은 중국만의 것이 아닌 서역적인 모습이 많이 묻어났습니다.
수, 당, 원시대의 조각이나 도자기들은 주로 빨강, 초록, 노랑 같은 진한 색을 사용하여서 강한 인상을 주었고, 기괴한 동물이나 괴수의 모양뿐 아니라 말이 달리는 것 같은 역동적인 형태로 표현되었습니다. 또한 당나라 시대의 대표적인 도자기중 하나인‘당삼채’는 녹색, 황색, 백색 또는 남색의 잿물로 만든 도자기인데, 주로 무덤에 넣는 그릇으로 많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수/당시대에 당시 중국에는 없던 새로운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대담한 형태와 특이한 무늬가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 분명했는데, 무척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큰 모습의 조각들도 여러 개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색과 모양이 생동감이 넘쳐서 조각이 마치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또 정권자체가 이민족적 기원을 가졌기 때문에 자유분방하고 역동적 삶을 살았던 기상이 예술품에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 같았습니다.
청나라 시대의 도자기는 새로운 차원의 화려함을 지닌 것 같습니다. 즉, 강희제 시기에는 꽃을 중심으로, 옹정제 시기는 화조, 산수 그리고 시를 넣는 새로운 방법으로, 그리고 건륭제 시기에는 서양풍으로 도자기에 무늬를 넣었습니다. 또한 황색, 녹색, 흑색, 자색, 금채 등의 더욱 다양해진 색과 파격적인 모습의 도자기나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는 도자기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복숭아가 그려진 도자기는 보고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색과 문양이 정말 정교해 도자기에 이런 그림을 표현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요?
민족성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주민족은 말 그대로 정착해서 살기 때문에 성을 쌓고 건물을 지으면서 오랜시간 집중해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서 고도로 발전시킨 도자기 기술들로 정주민인 한족들은 송, 명 시대에 색과 형태에 있어 절제되고 깊이 있는 작품들을 꽃피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반대로 유목민족은 이리 저리 움직이는, 잦은 이동 때문에 운반도구가 발달되었고, 움직이기 편리한 천막류의 집을 들고 다녔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예술 문화를 집중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그들에게는 힘들었을 겁니다. 대신, 중국을 정복한 이후, 자신들의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을 기존 한족 도공들의 뛰어난 기술을 통해 독특한 작품으로 표현해 내었을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동양을 넘어 서역적인 것도 과감하게 포용하고 응용하는 대담함으로 한족과 다른 화려하고 자유로운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 졌다고 봅니다.

 각 시대의 도자기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비교하면서 저는 누가 잘했다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 그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 발달에 따라 각 시대만의 도자기들과 조각, 그림들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예술품을 통해서 그 시대의 역사, 문화, 경제, 생활들을 엿볼 수 있었고, 이것이 그 시대 전체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한수정 (고2)

hannah0112@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9호>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