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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방 정원의 창과 바닥 문양, 그리고 패턴

2018년 11월호(제109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1. 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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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다양한 문양과 장식 세계]



중국 남방 정원의 창과 

바닥 문양, 그리고 패턴


중국은 배낭여행 1회, 사업출장 3회, 이번까지 모두 5회째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배낭여행에서는 중국의 엄청나게 넓은 땅과 무시무시할 정도로 크고 화려한 건축물들에 감탄을 연발하였지요. 2018년 9월에 있었던 중국을 향한 사전연구여행을 통하여 중국의 역사와 문화등 여러 방면에서 미리 연구하며 내공(?)을 쌓고 나니 중국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가지게 되었고 약간의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규모도 물론 크지만 그들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한국인과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에서 본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다른지 이번 여행에서 실제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죠.


짧았던 공동체여행 기간(9박10일)이었지만 제가 집중해서 관찰한 것은 중국의 정원입니다. 한국의 정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중요시한다고 여겨지는데 비해, 중국의 정원은 어떤 구조를 가지며 어떤 생각에서 그렇게 조성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명한 쑤저우의 4대 정원 중에서 ‘졸정원’과 ‘사자림’을 방문하였고, 두 정원이 가진 아주 독특한 점들을 주목해 보았습니다. 두 정원 모두 입구에 들어서면 기대했던 탁 트인 모습이 아니라 문들과 담으로 막혀져 있어 약간 답답함을 주었습니다. 물론 다양한 모양의 건물과 창들, 기암괴석, 나무와 숲 등이 좋았지만 사실 그 너머의 경치를 가리고 있었죠. 하지만 일부분의 경치만 살짝 보여주고 난 뒤에 좁은 문을 통과하여 다음 구역으로 들어갔을 때, 전혀 새로운 경치가 눈앞에 펼쳐져서 전혀 색다른 감동을 받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심지어 답답하고 불편한 느낌마저 들었지만, 차츰 익숙해지니 모퉁이를 돌때마다 기대감을 갖게 되더군요.



같은 무늬가 없는 각각의 독특한 창호들

여러 부분 중에서 특히 화려하게 장식된 창호들을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화려함에 끌려 그 장식들을 하나하나 감상하던 중, 창호마다 디자인된 문양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설마하고 의심반, 기대반인 가운데 ‘동일한 것을 찾아 보겠어’라며 잘 눈에 띄지 않는 것까지 구석구석 사진 찍어 80여개의 창호를 비교해 본 결과 제 관찰이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동일한 문양의 창호는 정말 하나도 발견할 수 없었지요. 창호의 문양은 주로 식물의 꽃과 줄기, 잎이 많았으며, 간혹 동물을 연상시키는 모양, 기하학적 도형, 상징적인 물건과 글자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중국인은 왜 이토록 다양하면서 모두 다른 문양의 창호들을 만들고 배치했을까요?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용도로 보기에는 창호 갯수가 많았고,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목적이라기보다, 천천히 산책하면서 창호 너머의 풍경을 다른 시각으로 감상하려는 의도 같았습니다. 창호 속에 모두 다른 멋진 풍경들이 품어져 있었고, 심지어 지붕 위에도 창호가 있어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려는 듯 보였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구름과 하늘이더라도 창호를 통해 새로운 감동을 주려는 의도인 것 같았죠.

이처럼 정원의 창호 하나하나가 동일한 것 없이 제각각의 존재로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은 당시 적어도 남방 중국인들이 정원의 공간의 구조와 위치를 섬세하게 계산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고 끊임없이 추구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을 축소시킨 것 같은 장식과 건축물 

(동굴, 산, 섬, 강, 호수 등) 

정원 바닥 또한 세밀한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주로 도형들이 많았지만, 꽃 무늬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동물들, 글자들과 각종 물건들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하나같이 화려한 무늬와 색깔로 이루어졌고, 마무리되는 부분 또한 모양을 넣어서 깔끔하게 처리해서 감탄을 자아내었습니다. 기암괴석으로 만든 언덕과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동굴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호수 한 가운데에 기암으로 인공섬을 만들어 사람들이 오가게 하여 마치 놀이동산에 온 듯하게 만들었으며, 우거진 대나무 숲과 각종 나무들은 정원이 아닌 숲 안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습니다. 

옛 중국인들이 가능하면 정원의 한정된 공간 안에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모조리 가져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다 경험케 하겠다는, 좋은 의미에서 욕심꾸러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정원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의 차원을 넘어 동굴, 산, 숲, 섬, 강, 호수 등의 자연을 축소시킨 것처럼 연상시켰으며, 인공적인듯 하지만 자연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정원 안에 또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낸 그들의 상상력과 실행력은 아주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그린휠 디자이너 유지형

designprod@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9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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