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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효과

2019년 6월호(11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10. 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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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심리 한번 들여다볼까요? 3]

 

소유효과 : 자신이 지금 소유하는 물건을

높이 평가하는 심리적 효과 

 

 혹시 암표를 사 보신 적이 있나요?

 경제학자 댄 에리얼리와 지브 카르몬은 미국의 듀크 대학교의 학생들 사이에 몰래 끼어서 스포츠 경기의 입장권에 대한 암표를 거래하는 실험을 행했습니다. 학생들은 기꺼이 평균 170달러를 내고도 암표를 사고 싶어 했는데, 이것은 일반적 암표가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추첨으로 입장권을 획득한 학생들에게 그 입장권을 얼마에 되팔겠느냐고 물었을 때에 어떻게 대답했을까요? 무려 14배나 높은 2,400달러를 받고 싶어 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와 유명한 심리학자 대니엘 카너만은 이것을 ‘소유(물)효과’라 불렀는데. 이것은 인간이 물건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는 순간 그 가치를 높여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는 심리현상을 말합니다.


 자, 이 심리를 상인들이 물건을 팔고 소비자가 구입하는 차원에서 생각해 봅시다. 1990년에 이것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습니다. 첫째 실험 집단에게 커피 잔을 만지작거리게 하고 그것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그런 후에 그 커피 잔을 얼마에 되팔고 싶은 지를 물어보았을 때에 평균 7.12달러를 말했습니다. 반면에 그냥 커피 잔을 보고 살 생각이 있는 둘째 실험 집단에게 얼마에 사고 싶은가를 물으니 평균 2.86달러였으니 무려 1/3 정도의 가격인 셈입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는 한 걸음 더 나간 결론까지 얻었습니다. 이런 ‘소유(물)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 물건을 꼭 소유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단지 제품을 만지기만 해도 인간의 탐욕은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커피 잔으로 행한 또 다른 실험에서의 이야기입니다. 실험에 참가한 첫째 집단은 싸구려 커피 잔을 10초 동안 만지작거리도록 했으며, 둘째 집단은 30초 동안 그렇게 하도록 하고 그 커피 잔을 구입하도록 했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잔을 오래 만진 이들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인간 속에 작동하는 이런 소유(물)효과 심리를 대형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이용하기 전에도 일반적인 상인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잘 사용해 먹던 수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빅데이터가 쌓여져가고 그것을 AI를 사용해 소비자의 심리를 조작해서 판매에 열을 올릴 대형기업 앞에서 개별 소비자 한 사람은 단지 코너에 몰린 양과 같은 존재에 불과하게 된 겁니다. 소비자는 단지 그 물건을 사지 않으면 도무지 그 덫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돈쓰는 존재라고 차갑게 계산하며 속으로 웃고 있을 대기업의 조작적 판매행태를 냉정하게 계산하는 것이 이제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금 사는 하나의 제품이 아니라 앞으로 구입할 모든 구매물품에 대해서 이런 치밀한 계산이 뒤에 숨어있다는 것을 안다면 말입니다. 어릴 적 물건 사러갈 때에 부모님이 하신 조언이 생각납니다. “상점에서 양손을 호주머니에 깊이 찔러 넣은 채 사려고 미리 계획한 것 외에는 절대 아무 것도 건드리지 마라.”

 

경기도 군포시 윤기석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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