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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회의를 하면 홀가분해져요!"

컬럼/홀가분연구소 가족문화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13.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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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연구소 가족문화칼럼 9]

"가족회의를 하면 홀가분해져요!”

 

  평소 얼마나 자주 회의를 하시나요? 회사에서든,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든 우리는 자주 회의시간을 가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회의를 하는 걸까요? 아마도 우리가 공동으로 처한 상황과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아닐까요?
  그럼 독자분들은 가족회의를 하고 계시나요? 저희 홀가분연구소에서 만나게 되는 가족분들께 종종 “가족회의를 한번 시도해보세요”라고 권유하는데, 그럴 때마다 ‘가족끼리 또 무슨 회의입니까?’, ‘또 다른 일의 시작 아닌가요?’라는 반응을 보게 됩니다. 너무 당연한 건가요?

 

아래는 자녀를 둔 가족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갈등의 사례입니다.
   < 상황1 >
    아들 : 엄마, 나 슈퍼마리오 게임기 사줘!
    엄마 : 안돼. 너무 비싸서 안 된다고. 너는 그럼 게임만 하잖아.

 

   < 상황2 >
   엄마 : 할머니네 집에만 가면 텔레비전을 끼고 살아서 안되겠어.
             이제 할머니집 방문금지야.
   아들 : 뭐? 할머니네 못 간다고? 텔레비전 못 본다고? 엄마 진짜 미워!


  아주 소소한 갈등으로 보이지만, 매일 마주하는 이 갈등들로 인해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들을 하기도 합니다. 간혹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야 할지 몰라서 서로를 비난하거나 폭력적 대화의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가족에게 생겨나는 끊임없는 갈등과 결정을 앞두고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건강한 가족회의 문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족회의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이 느끼는 갈등과 감정이 적절하게 표현되고 안전하게 다루어진다면, 분명 가족 행복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이러한 갈등을 해결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한 번 들여다볼까요?

“화요일이다! 회의하자~”
  매주 화요일은 가족회의를 하는 날입니다. 아이들이 더 신이 나서 서두릅니다. 한 자리에 모이면 처음은 가족 모두가 서로에게 감사한 일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OO가 OOO을 해주어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고 나면 신기하게 더 따뜻해지는 느낌이 공간 가득 채워집니다. 
  오늘 회의에서 다룰 주제는 아들의 생일 선물과 할머니집 생활 규칙으로 정해졌습니다. 아들은 생일선물로 받고 싶은 선물과 이유를 설명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고가의 선물을 요구한 것에 대해 부모가 걱정하는 점과 허용할 수 있는 예산을 설명해둔 뒤, 다음번 회의에서 다른 선물들도 함께 고민해볼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두 번째 할머니댁 방문 시마다 텔레비전 시청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해진 시간에만 시청하는 것, 부모가 끝나는 시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등의 가족 규칙을 세우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런 가족회의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가족회의는 가족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가족 모두가 만족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죠.
  리처드 니스벳은 ‘인텔리전스’라는 책을 통해 개인의 탁월한 역량은 가족의 문화에서 비롯된다는 통계학적 결과를 밝힌 바 있습니다. 가족이 어떤 문화를 함께 영위했느냐가 자녀의 지능개발에 특히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현대 가족에게 있어서 갈등 상황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역량을 보유하는 것은 인류에게 가장 큰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일단 가족회의를 한 번 시작해보면 어떠세요? 그 동안 형식없이 나누었던 이야기와 결정들을 가족회의라는 방식을 통해 같이 나누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한 주간 감사한 마음이나 칭찬으로 시작하면 서로에 대한 따뜻함을 느끼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연재될 가족회의 글을 읽어보면서 점점 더 발전되어 가는 가족회의 문화를 발견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가족회의가 특히 어떤 역량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는지, 어떤 방법으로 실천해볼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가족들은 어떻게 가족회의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사례도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홀가분연구소’에서는 독자들의 가족문화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족회의를 진행하고 계시거나 진행해 본 경험이 있으신 가족이 있다면, 아래 이메일로 자랑해주세요. 매달 한 가족을 선정해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홀가분연구소 이미혜/박주연
ohmyfamily@holga.co.kr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3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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