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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敎育)’이란 녀석이 유난히 심술을 부리는 우리나라!!

교육/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1.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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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 칼럼1]


‘교육(敎育)’이란 녀석이 유난히 심술을 부리는 우리나라!!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우리 둘 사이…’

  엄마와 아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입니다. 2014년경 북미지역에서 3만 여명의 아이들(5세~15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너희들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는데 과연 1위는 무엇이었을까요? 네, 역시 1위는 ‘엄마(Mommy)’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엄마’이겠지요. 이제 막 마흔을 넘긴 저 또한 어릴 적 생각을 떠올려보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입장에서도 ‘내 배로 낳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이’이니 소외감을 느낄 아빠들이 뭐라 할 지 모르지만, 아무튼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소중한 사이인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겠죠. 그런데 이러한 둘의 사이를 갈라놓는 심술궂고, 못된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교육’이라는 녀석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교육(敎育)’이란 녀석이 유난히 심하게 심술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 볼까요? 


  저희 크래들코리아는 ‘책 읽어주는 도서관(이하 ‘북트리 도서관’)’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국적으로 하다 보니, 많은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훨씬 이전부터 ‘북트리’사업을 통해서도 많은 어머니들과 아이들을 만났지만, 도서관에서 만나게 되는 ‘엄마와 아이’는 달랐습니다. 아이와 함께 사이 좋게 손 붙잡고 ‘북트리 도서관’에 들어오는 모녀가 있습니다. 6살 딸 아이 이름은 서연이, 평소에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엄마는 아이에게 보고 싶은 책을 골라보라고 권유합니다. 그리고는 서연이가 어떠한 책을 고르는지 뒤에서 가만히 지켜봅니다. 드디어, 아이가 책을 골랐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아이의 손을 ‘툭’치며 이렇게 말합니다. “서연아, 이 책은 한 두 살 아기들이 보는 책이란다. 이 책 말고, 이런 책을 봐야지”하면서 8~9살 아이들이 볼만한 책을 아이 손에 쥐어 줍니다.


  도서관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모습에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왜? 서연이는 아기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골랐고, 엄마는 왜? 서연이가 고른 책을 손으로 ‘툭’치며 못 보게 하고, 8~9살 언니, 오빠들이 볼 만한 책을 손에 쥐어 줬을까요? 바로 ‘교육’이라는 녀석 때문입니다. 서연이는 엄마 손을 붙잡고, ‘북트리 도서관’에 ‘놀러’간 것이고 엄마는 서연이가 ‘공부’하는 책을 보러 간 것이기 때문에, 6살 서연이는 그냥 놀기에 재미있을 것 같은 ‘두 살 책’을 골랐고, 엄마는 선행학습 등 교육을 위해 ‘여덟 살 책’을 고른 것이죠. 서연이 생각과 엄마의 생각이 딱 서연이 나이만큼인 6살 정도가 벌어져 있는 것입니다.



‘책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감이다’

  왜 ‘책’은 놀이감이 될 수 없었을까요? 만약, 엄마들 머릿속에 ‘교육’이라는 두 글자가 없었으면 어땠을까요? 또, 이러한 이야기도 주변에서 많이 듣습니다. “우리 아기는 아직 한 살이라 책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라는 말입니다. 왜, 한 살짜리 아기에게 ‘책’이 이르다고 생각할까요? 아무래도 이 엄마는 속으로 ‘그래도 아직 한 살인데, 공부시키기에는 너무 빠른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이야기했을 것입니다. 우리들 머릿속에는 ‘책=공부(교육)’라는 공식이 너무 깊게 박혀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책도 아이들에게는 놀이감이다’정도가 아닌, ‘책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감이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정 우리 아이를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아이들의 마음속에 ‘놀이주머니’를 크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모든 것을 ‘놀이감’으로 보는 아이와, ‘놀 것’과 ‘공부 할 것’을 구분하여 생각하는 엄마 사이에는 큰 벽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교육의 시작은 책으로부터 시작이다’라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장난감이든, 책이든, 엄마 화장품이든, 아빠 노트북이든, 뭐든 모든 게 놀이감이다’ 라는 아이들의 생각도 존중할 수는 없을까요? 아무리 똑똑하고, 천재인 아이라도 어른들을 다 이해하고 따르는 아이들은 없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나 나오는 아이들이 있기는 한데, 우리 아이들 이야기는 아니죠. 결국 아이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유하고 더욱 사랑하려면,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 수준을 많이 낮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이들이 어릴 때 만이라도 ‘교육’이라는 심술궂은 녀석을 멀리하고, ‘놀이’라는 사랑스러운 것으로 교감(交感)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북트리 도서관’이 이야기하는 ‘책과 함께 놀면서 책과 친해지고, 책 읽는(노는) 습관이 생기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작에서부터 ‘엄마와 아이’의 사이는 더욱 가깝고, 사랑스러운 서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책 읽기 좋은 이 겨울에 우리 엄마들도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아이들과 같이 책과 함께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도 이제 책은 놀이감이다”라고 생각하시면서 말이죠. 


크래들코리아 ‘책 읽어주는 도서관’조한상 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일산 스마트 러닝센터(SLC). 2F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8호 >에 실려 있습니다.


< 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 칼럼 바로가기 >

[교육현장칼럼 2] 4차 산업혁명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

[교육현장칼럼 3] ‘이야기의 힘’아이들이 논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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