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그림닷컴, ArtN, BarunsonGreetings - B*Hands 박소연 대표

기업/창조기업들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2. 20. 12:32

본문

[생생(生生) 기업스토리]

그림닷컴, ArtN, BarunsonGreetings

B*Hands 박소연 대표


   늦가을, 겨울이 갑자기 온 것 같은 추운 날씨속에  외투 깃을 세우고 B*Hands 박소연대표를 만나기 위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학창시절 크리스마스카드 하면 손으로 사랑의 문구를 직접 쓰며 서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곤 했던 푸근한 ‘바른손 카드’를 떠올리면서 말이죠. 종이로 만든 것 중에 모든 후가공이 들어가 있어서 돈 다음으로 비싼 종이카드!!^^ ‘기업 바른손’을 2세대에 걸쳐 48년째 운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가족기업이자 장수기업인 B*Hands의 훈훈한 스토리를 2017년 크리스마스의 계절에 여러분에게 전달합니다.   



1970년 창업주 ‘박영춘’ 회장님이 ‘바른손 카드’ 회사를 시작한 배경

  저희 아버님의 고향은 춘천이세요. 서울에 올라와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을지로에서 종이카드 회사, 화장품 팩케이지, 플라스틱 회사를 대상으로 일을 하셨지요. 인쇄할 때 필요한 금박과 형압을 기계로 조각을 해주셨는데 제법 잘하신다고 소문이 나셨다고 해요. 그 매장 이름이 바로 ‘바른손’이었지요. 그 당시 연하장을 만드는 종이카드 회사 두 군데에 금박조각을 만들어 납품을 했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잘나왔다고도 칭찬하고 아버님도 정성들여 완성된 샘플이 궁금해서 전화를 걸어 어떠냐고 물어보셨다고 해요. 그러나 상대방 회사 사장이 싹 무시하며 “당신이 샘플을 봐서 뭐 할 거냐”고 하더랍니다. 그 순간 아버님께서 오기가 발동해서 ‘그래? 내가 더 좋은 카드를 만들어 보여 주마’하고 그해에 카드를 만드셨어요. 사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일이 아버님에겐 독자적인 사업을 하게 된 동기가 된 거죠.


  사업을 하면 제조업을 해야겠다 생각했고 부피가 있는 플라스틱이나 금속 금형을 하면 성공하지 않을까 했는데, 사업의 내용이 지류제품으로 변형된 셈이죠. 그때부터 종이카드를 만들기는 하셨지만 사실 잘 모르셨죠. 그래서 ‘인쇄? 하면 교과서? 그렇다면 교과서를 어디서 만들지?’ 이런 식으로 직접 찾아다니며 배우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셨는데, 이때가 1970년대 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 종이카드로는 미8군에서 흘러나온 것을 베낀 모방카드나 물감을 칠해 만든 수제카드가 대부분이었지요. 그런데 사업 첫해 처음으로 ‘디자인 카드’를 만들어 선을 보이니 사람들이 줄을 서며 서로 인쇄해 달라고 주문이 쇄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버지를 무시했던 카드회사는 3~4년 사이 망하게 되어 결국 저희 아버님이 그 회사의 기계를 다 인수하게 되었지요.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1



아버지는 어떤 분이셨고, 현재 장녀로서 ‘그림닷컴’을 운영하며 아버지의 어떤 ‘철학’을 이어가려고 하며, 본인이 더 발전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아버지는 특별히 배운 것은 없어도 원래 디자인 감각이 남다르게 뛰어나신 분이었어요. 남들이 생각하는 정도도 아니고 디자인을 공부한 후세대의 저희들보다도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죠. 원래 미대를 가려 했지만 그 당시는 다 어려웠던 시절인지라 농대를 가셨었어요. 70년대에 사업하시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집요함과 추진력들을 아버지도 가지셨지요. 성격적으로 따뜻하고 온화한 분이라기보다는 진실하신 분이셨어요. 회사가 잘 되고 돈이 잘 벌면 개인적 부의 축척에 관심을 가지는 반면 직원들은 소홀히 생각하는 것이 일반인데, 아버지는 자금의 여유가 생기면 계속 새로운 일에 투자를 하셨지요. 물론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지요. 무엇보다 일하실 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을 가지고 계셨고, 또 제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문구’하면 그저 좋은 가격에 편리하게 사용하는 개념만이 중요한 시절이었는데, 바른손은 거기에 전혀 새로운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넣어서 사업의 업그레이드된 이미지를 만든 거지요. 바른손이 만든 제품들을 갖고 싶고, 모으고 싶을 정도가 되도록 말이지요. 즉, ‘바른손 팬시’로서의 문구 세계를 여신 겁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것은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변화해 들어가야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사업을 하는 자세나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템의 개발과 같은 데 있어서 말입니다. 제2세대의 경영인인 저 또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모종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창조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바른손’이라는 브랜드 혜택을 보고 이어가는 제2세대의 회사로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안타깝게도 IMF때 어려움을 겪으며 나누어져, ‘주식회사바른손’은 엔터테인먼트와 게임회사로 넘어가 버렸지요. 저희는 B*Hands라고 회사명을 바꾸었어요. 물론 ‘바른손’이라는 상표를 쓸 수는 있지만, 사실 원래 ‘바른손’의 반쪽이 남은 거지요. 그렇지만 ‘바른손’의 브랜드 가치가 1세대를 넘어 2~3세대로 넘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바로 이 가치의 유지와 발전에 사업의 의미를 두고, 구체적으로 세 가지 사업의 형태인 ‘그림닷컴’, ‘아트앤에디션’, ‘바른손그리팅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2


그렇다면 ‘그림닷컴’은 언제 시작하게 되었나요?
  시작한지는 7~8년 되었어요. 먼저 ‘그림닷컴’은 우리의 시선이 무심코 건물의 콘크리트 벽과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즉 건물에서 돈이 많이 드는 예술작품보다는 하나의 ‘인테리어 개념’을 적용하려고 합니다. 다시말해 고객들이 우리가 만드는 제품을 하나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여기며 합리적으로 지불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상의 퀄리티를 제공하려고 하지요. ‘그림닷컴’은 ‘바른손’이 시작된 이래 지난 48년 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연구개발한 특허 인쇄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반 고흐, 클림트, 피카소의 고전명화 뿐 아니라, 앤디워홀, 키스헤링의 현대팝아트, 그리고 화접도, 초충도의 민화 뿐 만 아니라 국내외 현재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사진과 그림) 20,000여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그림전문 쇼핑몰인 셈이지요. 더구나 ‘그림닷컴’은 자체 액자공방이 있어서 고객이 원하는 사양의 맞춤 액자를 사이즈와 공간에 맞게 신속하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아트앤에디션’은 갤러리에 가야만 접할 수 있었던 미술품들을 전문적이고 다양한 정보와 함께 감상하며 보다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유망한 신진작가에게는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중견작가들에게는 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더 가까이 보여 주면서 또 다른 판로가 되도록 합니다. 원작은 한 작품밖에 없으므로 대중화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작품을 최대한 원화와 가까운 형태로 프린팅해서 작가가 직접 사인하는 ‘에디션 개념’으로 작품을 만들지요. 그렇지만 한정판으로 만들어 작품에 번호를 다 붙입니다.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예술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다 예술을 즐기고 나누면서 소통하는 대중에게 있다는 데에 이 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의 가격에 있어 ‘그림닷컴’과 ‘아트앤에디션’이 차이가 있습니다. ‘그림닷컴’은 주문생산이라 재고를 하나도 떠안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아트앤에디션’은 재고를 가져야 하지요. 정해진 숫자만 만들기 때문에 팔릴 때마다 작가에게 와서 별도의 사인을 해달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고급 작품을 많이 생산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아트앤에디션’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사업이라 생각하지요. 저희 비전은 전 세계에서 작품들의 에디션을 제일 다양하게 만들어서, 에디션을 찾는 사람이 원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맞는 사이즈를 필요한 가격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3


48년 동안 운영하면서 아버지 대에서의 어려운 점과 지금 박소연대표님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다를 것 같은데요.
  IMF때는 누구나 다 어려움을 겪었잖아요. 저희도 부도가 나서 300명 직원이 100명으로 확 줄었죠. 회장님인 아버지께서는 “내가 디자인 팀장이다”라고 하시며 손수 디자인과 제품 개발에 뛰어드셨습니다. 어려움 속에도 직원들을 격려하여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상황을 극복해 나가셨어요. 저에게도 언제든지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도록 강조하셨지요. 

  저 또한 직접 사업에 뛰어들고 나니 여러 가지 힘든 일도 많이 겪었지만, 특히 사람 때문에 겪는 어려움이 큰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사업이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극복 과정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문제를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초에 30년 가까이 저의 동생처럼 함께 일한 사람이 공금횡령과 배임 등으로 기소되기도 해서 큰 어려움을 겼었어요. 재정적인 어려움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엄청난 배신감을 겪었지요. 더구나 저희 직원들을 데리고 나가 동종업종의 새 회사를 차리는 등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보니 끝까지 함께 갈지 아닐지를 가릴 수 있었던 계기가 되지 않았나 라는 마음에 그래도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제가 이것을 계기로 달라진 것은 그전에는 지금 있는 곳에서 타성에 젖어 한 계단씩 오르면 된다 생각했는데 과감한 발상전환을 하게 된 겁니다. 그것은 ‘신실하고 능력있는 젊은이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많이 맡겨야겠구나’라고 생각을 한 거지요. 구체적으로 사업부를 10명 남짓씩 나누어 자생적 혹은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책임자를 세웠는데, 현재 잘 운영이 되고는 있습니다. 저는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주고, 각 팀이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며,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가지는 구조를 만들었지요.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이런 경험을 하며 적용해보면서 더 확실해졌고 많은 것을 잘 준비하게 되었죠. 그래서 앞으로 회사가 3개 정도로 나뉠 것을 예상하는데, 잘 되길 바라죠.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4


2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장수기업으로의 좋은 점은 무엇이고, 한계를 극복해야 할 점이라면
  제가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면서 이런 점을 말하자면 다른 분들이 잘 알 수 없겠지만, ‘바른손’이라는 이름을 대면 누구나 바로 아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려운 것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하는 말처럼, 새로운 환경에 새 일과 새 시스템이 필요한데 기존 상황에 익숙한 기존의 사람들과 일해야 하는 것입니다. ‘바른손카드’는 우리 회사의 시작이지만 사실 현재 시장성에서 보자면 많이 좋지 않지요. 예전처럼 카드 하나에만 집중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내려 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도, 우리 회사의 근간이고 우리의 상징적 의미도 있기 때문에 지고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부담도 상당합니다.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5


‘그림닷컴’의 앞으로의 계획 
  ‘그림닷컴’은 처음에는 시장형성도 안되어 어려웠다면, 지금은 시장이 만들어져 점점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또 ‘아트앤에디션’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장이지만 그래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쉽게 프린트하는 것도 좋지만, 완벽에 가까운 아트작품을 한 개가 아니라 100개 혹은 1000개를 만들어 대중이 저렴하게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죠.

  음악을 예로 들어볼까요? 예전에 음악은 부자들만 즐길 수 있었지요. 이전에는 (작은)오케스트라를 귀족의 집으로 불러들이거나, 혹은 오페라를 보러 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축음기, 레코딩, MP3가 생기면서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그런 시장이 되었죠. 그림도 이와 마찬가지로 ‘프린팅’이라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화를 직접 보러가는 전시장도 있지만, 멀티프린트로 집에서 보는 시장도 있어요. 예를 들면 LG에서 TV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도록 하는 거죠. 여기에 저희는 컨텐츠 제공자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 이런 부분을 생각했는데 먼저 숟가락을 놓은 사람으로서 시장의 요구에 발맞추어 간다면 꼭 이상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거지요. 저희는 이렇게 여러 각도에서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데, 해외시장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2년 전에 중국 상해를 오가며 중국유명화가인 정판쯔, 리우웨이, 리진 등의 작품을 미리 판화로 찍기도 했는데 이런면에서 중국시장을 더 구체화시키려고 합니다.

바른손 그리팅스 카드 6


  학교 다닐 때는 엄청 바쁜 아버지여서 잘 몰랐는데 같이 일을 하며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일할 때는 동료로 잘 맞다고 생각했지만,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는 ‘세모’라고 웃으면서 표현하는 장녀 박소연대표! 이젠 창업주 아버지가 건강이 좋지 않아 강원도 인제에 계신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아버지의 바른손 디자인철학을 이어받아 첫째 남동생은 중국지류 생산 공장에서, 둘째 남동생은 청첩장을 담당하고 있다고 그러더군요. 여러분! 2017년 12월 크리스마스에는 모바일 카드로 쓱 날리기보다 훈훈한 감사를 손수 종이로 써서 소중한 분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어떨까요?

B*Hands 박소연 대표
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9-7(문발동) 
02-2279-9211
그림닷컴 www.gurim.com ㅣ아트앤에디션 www.artnedition.com
 바른손그리팅스 barunsongreetings.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8호 >에 실려 있습니다.

 

< 창조기업 이야기 바로가기 >

[여성기업인 이야기]

제 93호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하다! '디자인 미창'


[토종 살리기 운동]

제 90호 토종씨앗, 토종농사, 토종음식으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배울’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