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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강력한 저축의 힘

2018년 4월호(제 10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4.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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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금융스토리 16]

느리지만 강력한 저축의 힘


  체스에서 폰(Pawn)은 우리나라 장기의 졸(卒)에 해당 합니다. 대각선 한 칸 앞에 상대 말이 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겨우 한 칸만 앞으로 전진 할 수 있습니다. 한 칸 한 칸 움직이는 것을 보면 힘도 없어 보이고 지루해 보입니다. 

  재테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 종종 폰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이 저축입니다. 저 역시 상담을 하다 보면 저축에 대한 가치를 매우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티끌 모아 먼지다. 그거 모아봐야 몇 푼이나 되겠어? 그리고 아껴 쓰며 저축을 하다 보면 정말 이거 모아서 내가 부자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조금 아끼는 것이 커피 한 잔, 맛있는 식사, 편리한 택시를 이용하는 것보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까?’



  제게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제가 아는 두 지인은 두 분 모두 직업적으로 자수성가를 하신 분들입니다. 직업적인 성공으로 매년 매우 높은 급여와 인센티브를 받았고, 물론 그에 따른 씀씀이도 컸습니다. 하지만 한 분은 특정 부분에 대한 지출이 컸을 뿐 그 외적인 부분은 여느 직장인 수준으로 절약을 했고, 다른 분은 전체적인 소비 수준이 높았습니다. 그리고 각기 다른 이유로 두 분 모두 한번 씩 금전적 손실을 겪는 공통적인 우연을 겪게 되는데요. 알고 지낸 지 어느덧 십 여 년이 되는 지금 두 분의 자산 정도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분은 소위 말하는 자산가가 되어서 예금의 이자만으로도 재산이 늘고 있고, 다른 분은 여전히 성공한 직장인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실제로 저축은 자산형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저축은 실제로 성과가 높은 투자수단이라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을 가정할 때, 한 달에 10만원 정도는 줄일 수 있고, 이것을 저축하면 1년이면 120만원이 됩니다. 1년에 120만원의 이자를 받기 위해서 얼마를 은행에 예금을 들어야 할까요? 연 이율 2% 예금에 가입한다면 6,000만원이 필요합니다. 아차! 이자소득세 15.4%를 깜빡 했습니다. 세금까지 감안하니 약 7,092만원을 넣어두어야 이자로 120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7092만원을 은행에 예금하는 것이 쉬울까요? 한 달에 10만원씩 잘 저축하는 것이 쉬울까요?

  두 번째 이유는 저축하는 습관이 소비수준을 결정지어 재산 증식의 기울기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월수입이 500만원인 가정과 600만원인 가정의 삶의 수준이 다를까요? 다년간 관찰해본 경험상 저의 대답은 동일하다입니다. 가계 소득이 100만원 늘었다고 해서 삶의 모습은 별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어난 수입의 대다수를 저축을 하는 집이 있고 대부분을 소비하는 집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출이 더 컸던 가정의 지출내역을 점검해보면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는 안 써도 되는 지출이 많았습니다. 당장은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이 두 가정의 10년, 20년 뒤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질 것입니다. 


  저축에 팁을 하나 드린다면 반드시 저축한 돈을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서 따로 관리하라는 것입니다. 분리해 놓지 않으면 물에 술을 탄 듯 술에 물을 탄 듯 그 효과가 희석되고 말 것입니다. 구분 지어 놓은 통장에 조금씩 조금씩 숫자가 늘어가는 것도 매우 즐거운 경험이 될 것 입니다. 서두에 체스의 폰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매우 약해 보이는 폰은 두 가지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게임의 중, 후반까지 살아남아 무리 지어 전진을 할 때는 상당한 중압감을 준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만약 폰이 체스판의 끝까지 나아가게 되면, 룩, 비숍, 나이트, 퀸 등 다른 말로 바꿀 수 있는 진급(프로모션)을 하게 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점입니다.


  저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누적되었을 때 큰 목돈이 되고,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이것을 계기로 투자나 사업 등 목표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다면 우리의 삶에도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요?


STANDARD SPENCER (스탠다드 스펜서)

이사 이동구 010-2040-2209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102호 >에 실려 있습니다.

 

< 이동구의 금융스토리 바로가기 >


[이동구의 금융스토리 15]

제 99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이동구의 금융스토리 14]

제 96 같지만 다른 조삼모사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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