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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아이들이 논술을 한다!?

교육/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2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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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들코리아 교육현장칼럼 3]


‘이야기의 힘’ 아이들이 논술을 한다!?

 


  “옛날 옛날에… 착한 나무꾼이 홀어머니를 모시고, 깊은 산속 오두막에 살았는데, 나무꾼의 깊은 효심에 모든 마을 사람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어떠신가요? 많이 듣던 이야기죠. 필자도 어릴 때 할아버지, 할머니께 이러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곤 했는데, 신기하게도 할머니께 들은 옛날이야기는 거의 그대로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러한 이야기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이었다면, 어떨까요? 왜? 우리는 이야기는 잘 이해하며, 심지어 외우지 않아도 누군가에게 잘 설명하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이것이 바로 ‘이야기(스토리)’의 ‘힘’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어떠한 사실 또는, 정보를 적절한 이야기를 통하여 듣게 된다면, 신기하게도 잘 잊혀지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잘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동화책, 그림책을 보세요. 모든 동화책이 이야기(스토리)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에는 책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많은 옛날 이야기들을 듣고 자랐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배우게 되었지요.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주변에 아이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지를 보실래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음~~~, 그런데,~~~ 영수가, 음~~~, 같이 놀이터에 갔는데. 음~~~” 이렇게 이야기를 맛있게 구성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이야기를 구수하게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이야기 만드는 방법, 구성요소에 따른 전개 방법, 또는 사건의 시간적 공간적 배경 등을 붙들고 분석적으로 가르치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아주 자연스럽게 구성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아이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들의 구성요소들을 배울 뿐 아니라, 나만의 이야기를 창조해낼 수 있는데 핵가족화 등의 이유로 이런 기회가 사라진 것이죠.

 

  저희 아버지가 바둑을 아주 좋아하셔서, 저도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바둑판 앞에 많이 앉아 있었지요. 아버지는 저를 앞에 두고 돌을 “여기에 놔라, 저기에 놔라” 하시며 바둑을 두셨지요. 사실은 혼자서 바둑을 두신 것이 맞는 말이겠지요. 시간이 흘러 군대에 입대해서 처음으로 ‘바둑정석’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어릴 적부터 무수히 반복해서 아버지와 두었던 바둑이 모두 ‘바둑의 정석’이었던 것입니다. 정식으로 배워 본 적 없는 바둑이지만, 저도 모르는 사이에 거의 완벽하게 바둑의 정석을 알게 된 거죠.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아이들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되지요.


  저는 우리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경복궁에 자주 데려갔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광화문, 근정전, 강녕전, 교태전, 동궁전, 경회루 정도는 알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갈 때마다 “중전마마가 주무시던 곳은?”이런 식으로 물어본 후에 답을 해주곤 했지요. 그러나 갈 때마다 반복을 해도 아이들이 기억을 잘 하지 못하는 거에요. ‘경복궁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걸까?’속으로 생각하며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방학 때, 경복궁에서 ‘경복궁 별빛야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아이들과 함께 참가했는데 해설사로부터 경복궁에 관련된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와 유래 등을 듣게 되었죠. 놀랍게도 이‘야행’이 끝날 무렵에 아이들은 경복궁 전문가들이 다 되어 있었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몇 년 동안 제가 해왔던 암기식 교육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준 거였습니다.


  “어떠한 중요한 정보를 아이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하세요.” 이것이 바로 ‘이야기의 힘’입니다.

 

  어느 ‘북트리 도서관’에서 부모 강의를 하고 있을 때 한 어머니가 제게 이렇게 물었지요. “쉽게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유치원 아이들이 배우기에 역사책들이 너무 어려워서요”라고 말이죠. 세상에 역사를 가르치는데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우리 역사는 반만년이 넘는 역사이니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역사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옛날 이야기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나라 역사 이건, 다른 나라 역사이건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는데, 역사를 이야기 식으로 전달한다면 어떨까요? 초등학교까지는 이러한 역사이야기로 쉽게 배우고, 중학교에 가서 연대기에 따른 사실들에 대한 기록들을 배우는 것 말입니다. 그렇다면 풍성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역사를 훨씬 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흔히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이전의 어린아이들이 학원과 방문학습, 과외 등을 통해 ‘논술’을 배웁니다.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면서 말이죠. 논술(論述)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논리적으로 풀어서 적은 글’입니다. 논술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기 생각이나 주장’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결국 ‘나의 이야기를 창조해내어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이 논술에 포함된다면 얼마나 효과가 크겠습니까? 이야기 방식으로 되어있는 동화책과 그림책을 많이 읽고 좋아하는 아이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창조해낼 줄 압니다. 자기가 보고, 듣고, 읽은 이야기를 자기만의 생각과 상상력 등을 동원해서 이야기를 재창조해 내는 것이죠.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세요. 할머니, 할아버지를 통해 이야기를 듣지 못하니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고 혼자서도 읽도록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의 미래는 여기에 있습니다.

 

크래들코리아 ‘책 읽어주는 도서관’ 조한상 부대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 197 2F, 일산 스마트러닝센터(SLC)
070-4610-1959/010-5388-0828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0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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