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포틀럭 파티’에 간다
[김단혜 에세이] 나는 ‘포틀럭 파티’에 간다 카페에 가게 된 건 혼자 사는 후배를 따라서다. 잡지사 기자를 전전하며 글쓰기와 직장에 반반씩 다리를 들여놓고 어느 곳도 버리지 못하면서 한 곳도 제대로 마음 두지 못하는 후배다. 눈 뜨면 폭염과 눈 감으면 열대야가 이어지며, 나의 여름은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어 넘겨지지 않는 책갈피처럼 지루했다. 갱년기와 폐경기가 한꺼번에 쳐들어온 나의 몸은 혹독했다. 후배는 예술인 카페 ‘포틀럭파티’에 초대받았다고 했다. 예술가 한 명을 데리고 오는 것이 조건이라며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나라고 했다. 후배가 나의 어떤 부분을 예술가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았다. 대신 예술가라는 말을 곱씹었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를 생각했다. 밤마다 푸조를 ..
2019년 7월호(117호)
2019. 8. 21.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