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오직 한 번의 삶, 순례의 인생
[바다의 문법, 요트이야기 9] 에필로그 : 오직 한 번의 삶, 순례의 인생 6일간의 쉼 없는 45피트 요트 위의 배 생활, 장장 2주간의 여정의 마무리를 향해 나아간다. 루손섬을 배경으로 붉은 동이 트고 아름다운 아침노을이 펼쳐진다. 이 섬을 왼쪽으로 돌면 멀리 수빅 마리나가 있을 것이다. 밤새 조타를 함께 지키던 김 선장이 “하~ 이제 도착했구나, 감사합니다. 주님”하고 갑자기 눈물을 쏟는다. 6일간의 바다 생활이 마무리에 들어가는 시간. 뷰파인더로 그 모습을 우연히 잡아내며 마지막 밤을 같이 지새운 나도, 갑자기 울컥하며 코끝이 찡해진다. 주림과 주림의 시간. 바람과 파도, 햇빛과 별빛, 주림과 절제에 절여진 몸은, 수행을 하듯 기실 바다에서도 이런저런 생각들로 나를 들썩거리게 하며 자주 눈물을 자..
2020년 9월호(131호)
2020. 11. 2.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