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의 '항해'
[현대한국미술 인문학 비평 10] 김동석의 '항해' 비록 전체가 약간 흐릿하지만 명확하게 확 눈에 띄는 게 있지 않습니까? 항해하기 위해 견인되는 듯한, 혹은 항해를 마치고 기항하려는 듯한 배입니다. 하지만 서양적 군함의 압도적 위용은 전혀 보이지 않는군요. 대신 색채감이 거의 없이 오직 흐릿하게 외곽과 실루엣만 쳐졌을 뿐 아니라 심지어 왼쪽으로 기울어지기까지 하였습니다. 자아가 약한 사람이 고개를 약간 꺾은 채로 대화하는 것과 같이. 거기다가 이 배는 바다 속에 잠긴 것이 아니라 마치 하늘에 붕 떠 있는 것 같군요. 또 배 밑으로는 푸른색으로 채색된 것으로 보아 다양한 바람과 조류의 흐름을 보여주는 바다가 틀림없지만, 이마저도 강렬하지 않고 희미하게 처리되었습니다. 중견작가 김동석의 회화에서 반복해서 ..
2020년 2월호(124호)
2020. 4. 2. 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