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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중국 천재 시인 두보를 새롭게 평가해 보다!

2018년 9월호(제10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9. 15.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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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인 두보 연구]



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중국 천재 시인 

두보를 새롭게 평가해 보다!




‘꿈이 뭐니, 너 커서 뭐가 될래? ’어릴 적 한번쯤 들어본 이야기죠? 나의 소중한 그 꿈, 지금은 어디에 있나요? 우리는 마음 속의 꿈과 이상을 가지고 성장했고, 그 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했었죠. 하지만, 청·중년기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사건들을 만나 패배하여 포기하고 끝까지 이루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어떤 한 사람은 꿈과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좌절과 절망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인내하여서 비록 당시는 많이 인정받지 못하였지만 지금은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중국의 천재 시인 두보입니다. 두보가 가진 꿈과 이상은 무엇이었으며, 이를 고난과 역경을 관통하면서 어떻게 이루어 나갔는지 한번 생각해 볼까요? 


 첫째, 정치적 참여를 통해 평화를 이루려는 꿈, 이것을 위한 노력 그리고 좌절과 극복의 삶 

  두보는 대대로 유가를 신봉하는 관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적부터 유가사상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것은 공자, 맹자가 말하는 ‘인’(仁)의 가르침으로부터 비롯된 사상에 근거하여 자신뿐 아니라 타인 더 나아가 나라를 향한 마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도 언젠가 관직에 나아가 입신출세하여 국가에 충성하고 백성들을 평화롭게 하리라는 우국충정(憂國衷情)의 꿈과 이상을 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현실 정치참여를 갈망했습니다. 

  이런 그의 이상은 상상이 아닌 현실의 삶에서 열정적으로 표출되었고, 관직에 오르기 위한 첫걸음으로 24세에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두보가 아니었죠. 10년 유랑 생활을 하고 돌아와 관직에 다시 도전을 합니다. 하지만, ‘이임보’라는 인물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실의에 빠집니다. 관직에 올라야 하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이런저런 방법을 간구해 보지만 녹록치 않았고, 설상가상으로 가정 형편까지 어려워 결국 아들이 굶어 죽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의 젊은 시절은 그야말로 좌절과 절망의 연속이었지요. 

  이상과 현실의 괴리 앞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두보는 44세의 늦은 나이에 무기를 관리하는 낮은 관직을 맡기도 하였으나, 커다란 꿈과 이상을 이루기에는 현실은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보의 마음에 있는 ‘우민사상’(백성을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정치의 부정부패로 애통하며 백성들의 고통스런 삶과 함께 하려고 하였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두보에게 ‘안록산의 난’(755)은 그가 꿈꾸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은 커다란 아픔의 시간이었죠. 나라는 온통 전란에 휩싸이게 되었고, 두보 역시 반군에게 감금되었다가 탈출하기도 하였으며, 가족과 헤어지고 병을 얻기도 하면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이런 10여년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두보 개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즉, 당나라 자체의 불의뿐 아니라 외부의 충격(안록산의 난)으로 훨씬 커진 백성들의 고난을 보면서, 자신 또한 고난을 겪는 가운데 인생과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는 넓어졌고, 마음은 깊어져 갔습니다. 이 내적 성숙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둘째, 문학적 꿈으로 창조적 시인이 되는 것과 이를 위한 꾸준한 노력

  시사(詩史), 시경(詩經)이라 불리는 두보가 살았던 당대에는 문화가 발달하였고, 시인들은 낭만적이고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시를 짓는 형식만큼은 일정하고 엄격한 규칙에 따라 지어졌지요. 대표적인 형식으로 ‘압운법’과 ‘대구법’이 있습니다.‘압운법’은 한시에 있어서 정해진 위치인 짝수 구 끝에 운이 같은 한자를 배열하는 법이며, ‘대구법’은 두 구가 상대되거나 상응되는 구로 구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시를 지음에 있어서 압운을 고려하는 것은 사실상 자유로운 시상을 전개하는데 장애물과 같은 것이었죠. 하지만 두보는 기존 한시의 운율보다 엄격한 규칙으로 첫 구 끝에 운을 하나 더 배치하여 변화를 줌으로 새로운 규칙을 창조해 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형식과 내용 속에 치밀한 질서와 조화를 이루어 창조적 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즉, 한시의 전통을 중시하면서도 형식은 창조적으로 변형하여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중국의 천재 시인으로 손꼽히는 두보는 무려 1,450여 편이 넘는 많은 한시를 남겼습니다. 초기에는 젊은 시절의 호기를 가지고 이백과 함께 자연의 낭만성을 추구하였습니다. 그러나 꿈과 이상의 거듭되는 실패, 가족과의 떨어짐, 가난, 통치계급의 부정부패, 백성들의 고통, 특히 안록산의 난을 거치면서 현실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험한 고통과 현상들을 사실주의적인 시로 묘사해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두보의 시 한편을 읊조리는 것이 당시의 역사책을 읽는 것보다 더 사실적이라고 사람들은 말하기도 합니다. 


셋째, 시를 통해 사람들을 교화시키고 세상을 새롭게 하는 것

  두보는 생애 가운데 실제 관직에 3년도 채 있지 못하고 그가 꿈꿨던 정치 참여의 꿈을 더 이상 실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두보는 가슴속에 품었던 꿈과 이상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끊임없는 ‘제세’(세상을 구원함)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았던 두보는 현실 앞에 꿈과 이상을 향한 이루지 못한 갈등 속에서 끊임없이 고통하였지만 새로운 방도를 찾았습니다. 즉, 정치 참여가 아닌, ‘시’문학으로 위정자들의 반성을 촉구하며 백성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방식 말입니다. 결국 59세 그가 죽기까지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경험하는 자신을 향한 자책, 나라에 대한 충성심, 백성에 대한 염려, 평화를 갈망했던 정치이상을 문학을 통해 완벽하게 표현해 낸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두보의 삶과 문학에 대해서 우리는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까요? 

  첫째로, 유가사상 자체가 한계를 가집니다. 두보는 유가집안에서 태어나 유가사상이 뼈 속까지 배여 있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 참여라는 포부가 어릴 적부터 있었습니다. 그의 마음속 가득했던 유가 사상은 충·효·인을 강조하며 평화주의를 외쳤지만, 유가사상의 근본은 춘추전국시대에 나라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한 보수적 정치철학일 뿐이었습니다. 물론, 도덕적 행위와 자세를 강조하여 마음의 근본을 돌아보게 하였지만, 봉건적 종법제도를 따르고 정치(왕)를 보좌하며 전통을 보존하는 보수적 사상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보의 꿈과 이상은 인간이 만들어 낸 전형적인 중국의 정치철학의 하나로써 그의 꿈과 높은 이상의 기초가 되기에는 너무 빈약했던 것이죠. 

  둘째로, 두보는 문학을 통해 후손인 우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그가 진정 이루고 싶었던 정치 참여를 통한 사회변혁에는 실패한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현실 정치에서 많이 실패했을지라도 그 주어진 관직 속에 그것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기회들이라도 그것을 타고 자신의 입지를 차츰차츰 이루어 나갔다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대 정치 속에 들어가 지혜롭게 대안을 제시하여 동료들을 설득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여 사회를 변혁하였다면, 우리 속에 더 많은 의미를 남겨주는 인물이었지 않았겠나 싶습니다. 18세기 영국의 노예제도를 폐지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 싸워 결국 47년 만에 노예제도를 폐지(1833)한 윌버포스처럼 말입니다. 그 역시 두보처럼 사회개혁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꿈이 있었고 엄청난 좌절을 겪었지만, 끝까지 인내하며 싸워 이겨 마침내 그 목표를 일구어 낸 인물이지요. 두보와의 중요한 차이점이라면 그의 마음을 가득 채웠던 것은 국가에 대한 충성을 통한 사회변혁이 아닌 그가 믿는 절대신, 절대종교의 법을 따라 사회 개혁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견고한 기초가 있었다는 겁니다. 




아트피플 디자이너 신동숙
sds1024@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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