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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리만머핀에 만나는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

2019년 6월호(11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9. 15.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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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소식]

갤러리 리만머핀에 만나는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

MCARTHUR BINION, Hand:Work, 2019. 보드 위에 종이. 오일스틱 213.4x213.4x5.1cm

안녕하세요. 갤러리 ‘리만머핀’(LEHMANN MAUPIN)의 한국지사 대표를 맡고 있는 손엠마입니다. 2011년 서도호의 작품을 구입하려고 리만머핀 갤러리에 연락했다가 자연스레 레이철 리만 대표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2007년부터 청담동에서 갤러리 ‘엠’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하여 한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어요. 처음에는 한국에 지사를 낸 리만머핀 갤러리를 옆에서 도와주다가 대표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갤러리스트는 풍부한 네트워크로 작가와 고객을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데 리만머핀은 작가의 작업실을 다니면서 오로지 작업에 집중해 평생 한 길을 갈수 있는 작가를 찾으며 다양한 재료로 작업하는 실험적 작가에 관심이 큽니다. 현재 리만머핀에서는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작가 
리만머핀 서울에서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작가 맥아서 비니언은 지난 50여년을 작가로서 오로지 작업에만 집중해온 진정한 작가입니다. 작가의 그 한결같은 노력과 열정의 결과가 노년기에 접어들어 그 결실을 맺게 됩니다. 2017년 미술계의 세계적인 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의 본 전시에 작가의 회화작품들이 전면적으로 전시가 되면서, 작가의 작업세계가 전 세계의 미술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작가의 작업세계가 다시 재조명되면서 그 인지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입지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흑인 미국작가로, 그 나라의 마이너리티로 한 길만을 걸어온 작가의 작업세계를 들여다보면서, 한국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 맥아서 비니언에 대해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맥아서 비니언은 1946년 미시시피주 메이컨이란 도시에서 출생하였고, 그가 5살이 되었던 1952년 디트로이트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자라게 됩니다. 이 시기는 미국 남부에서 동부로의 이주가 많았던 시기로, 특히 디트로이트는 자동차 산업의 발전으로 많은 이주민들이 오게 된 지역이었습니다. 비니언 가족들이 디트로이트로 이주했을 때, 그들은 그 지역의 첫 흑인 가족이 되었는데 그 지역의 인종적인 다변화에 첫 발을 내딛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작가는 이후 디트로이트에서 40여분 떨어진 크랜브룩에 위치한 유명 미술학교였던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에서 회화로 석사 과정을 졸업한 첫 흑인 학생이 되기도 했습니다.  

맥아서 비니언은 콜라주, 드로잉, 그리고 페인팅을 결합하여 사적인 문서와 사진의 표면 위에 미니멀한 패턴을 그린 자전적 추상작업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 출생증명서 사본과 주소록 페이지에서부터 유년시절의 그림, 폭력 사진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통렬하고도 때로는 감동을 주는 이미지는 그의 작업을 구성하는 기본이 되며, 이 이미지들은 오일스틱의 그리드로 인해 은폐되고 추상화됩니다. 거리를 두고 보았을 때, 복잡하게 겹쳐진 레이어로 인해 그의 작품은 모노크롬 미니멀 추상화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줄곧 사람들은 그의 작업을 제스퍼 존스, 로버트 라이먼 또는 브라이스 마든의 작품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대 작가들이 물성, 추상성 및 사회, 정치적 분위기에 대한 발언을 중점으로 둔 반면, 비니언의 작품은 사적인 동시에 회화 작업 과정 자체에 더 깊이 전념한 결과물입니다. 작가의 모노크롬 추상화에 나타난 완벽한 그리드는 손으로 그린 불완전한 노동의 선이며, 작가는 선아래 자신의 정체성과 개인사의 정보를 통합하는 것에 촛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작가는 그리드 구성을 통해 감상자로 하여금 그의 출생증명서의 일부 정보만 읽을 수 있도록 하거나, 작가의 어머니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몇몇의 세부 정보를 허용하였지만, 작품을 보는 즉시 이를 인식할 수는 없도록 하였습니다. 작업 초기부터 음악과 언어에 영향을 받은 그는 단순하게 제목이나 레이어를 통해 정보를 ‘보는’것이 아니라 정보를 ‘읽어’내도록 한 것인데, 이런 면에서 그리드와 작가의 제스처 사이에 응축된 긴장감은 즉흥 연주와 음악 구성의 순서를 병합하는 재즈 연주에 내재된 긴장감과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 전시에 참여작가로 포함되어 크게 주목받은바 있으며, 작품의 주요 소장처로는 보스턴 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이 있습니다. 

리만머핀 한국지사 대표, 손엠마
www.lehmannmaupin.com

 

Lehmann Maupin

Lehmann Maupin presents an exhibition featuring Ashley Bickerton, Heidi Bucher, Do Ho Suh, Catherine Opie, and Angel Otero that showcases works addressing themes of identity, heritage, and community.

www.lehmannmaupin.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6>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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