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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일본고교 야구 정상에 서리라!

2021년 11월호(14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1. 11. 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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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국제고 야구부 집중 탐방기]

 

꼭! 일본고교 야구 정상에 서리라!

 

 

지난 6월호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에 ‘교토 국제고’에 대해 소개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호에는 전국고시엔 대회 4강, 교토전체지역에서 1등을 한 교토 국제고 야구부에 대해 교장선생님, 감독님, 야구부 주장을 집중 인터뷰 해보았습니다.

 

전국 여름 고시엔 대회 4강, 교토전체 지역에서 1등을 했는데 감독님을 비롯해, 각각 야구부원들의 소감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먼저 감독님은 현재 성적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뭐라 생각하나요?
선수 모두가 ‘일본 정상에 서겠다’라는 정신력이 지금의 성적을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최초로 출전했던 봄 고시엔 대회 2차전에서 진 경험이 아이들을 자극했던 것 같아요. 첫 출전에 있어 부담감도 있었을 텐데 아쉽게 패배하자 학생들 한명 한명이 이번 여름 고시엔에서는 꼭 승리하리라는 다짐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말로만이 아닌 실제 결과로 나왔습니다. 훈련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해온 반복훈련, 전략과 전술로 진행했고, 다른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정신무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야구부원을 대표해 이러한 승리에 대해 야구부 주장은 어떤가요?
첫 번째로는 너무 감격스럽고요. 한마음으로 응원해준 후배들과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꼭 최정상에 서겠습니다. 교토부에서 정상에 서는 것은 당연하고요. 저희가 여기에 오기까지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 ‘팀워크’였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새벽에 몰래 일어나 연습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저희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같은 방 룸메이트와 함께 연습하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 없이도 눈만 뜨면 연습에 연습을 했고, 무엇보다 선후배 사이에서의 배움도 컸습니다. 같은 포지션인 선배들이 후배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했으니까요.

한·일 학생들이 같이 있는데 야구부 주장 발탁의 기준은요?
감독의 권리도 있지만 야구부원들의 추천 하에 민주적으로 선출합니다. 이번 대회 주장인 3학년 야마구치는 본인이 주장을 하겠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감독은 주전선수를 생각했지만, 야마구치의 주장과 의지가 확고한 것을 보고 승락했어요. 무엇보다 주장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리더십, 인격 등을 보고 발탁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은 이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그동안 야구부의 부족한 점이 무엇이라 판단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요. 
마루이치(丸一)라는 말이 있는데 시작과 끝이 하나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야구부 전원 59명이 하나 되었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은 저희 학생들이 중학교 때부터 최고로 잘하는 학생들은 아닙니다. 잘하는 학생들은 모두 고시엔대회에서 우승한 고등학교를 선호하고, 또 입학도 합니다. 저희 학생들은 그 다음 학생들이 대부분이기에 실력의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봄 고시엔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모두 침착성과 냉정성을 배운 것 같습니다. 이에 기술보다 정신력 훈련과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도록 반복적 훈련을 많이 시켰습니다. 또한 내야 세트 훈련은 감독인 제가 집중적으로 했고, 투수 출신의 부장 교사는 투수진을 개별 코칭 했으며, 한분은 타격 코치로서 배팅 연습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코치 한분은 외야훈련을 담당했지요. 이렇게 훈련된 4박자가 하나로 되어 수비에서 실수가 거의 없었습니다. 

야구부원들의 프라이드도 대단할 것 같습니다.
이번 승리 후, 저희 팀 모두가 느꼈던 것은 자신이 자신에게 놀랐다는 것입니다. 여름고시엔에 출전한 전국 47개 도도부현의 3600여개의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한국의 고등학교 야구부는 84곳) 4위를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지요. 저희는 정규수업도 다 받아야 운동을 할 수 있는데 틈틈이 시간을 내어 모두 열심히 준비한 결과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지원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희 학교가 운동장이 좁아 야구하기 정말 열악한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훈련할 수 있도록 매주 연습 경기장을 찾아 주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매일 맛있는 밥을 해주는 식당 아주머니의 정성도 한 몫 했습니다.

감독님은 교토 국제고 야구부 팀의 최종 지향점으로 무엇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 못했습니다. 봄 고시엔, 여름 고시엔 출전과 봄과 가을의 교토지역대회로 학생들의 피로감은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바로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어 벌써 인대가 늘어나거나 접질러져 발목 부상 등으로 운동을 쉬고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쉼과 훈련의 조절을 해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좋은 소식은 3년 연속 프로팀 입단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의 경우는 4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 입학진학이 결정되었습니다. 감독으로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야구경기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부상 없이 선수 생활 하는 것과, 자신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 그리고 동시에 홀로 서서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장선생님과 감독님, 야구부원들이 모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4강까지는 갔지만, 이번 여름 고시엔 대회의 결승 진출을 다투는 준결승에서 패배를 맛본 나라현의 지벤학원과 다시 붙는 것입니다. 우리 학생들이 한번 실패한 학교와의 재대결을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이지요. 신체적 차이는 분명히 있었겠지만 학생들의 피로감이 없는 상황에서 그 한계를 넘는 승리를 맛보게 해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내년 고시엔 대회에서는 학생들의 소망처럼 일본 정상에 서도록 돕겠습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시를 써서 표현한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야구부원들이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사회에 잘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숨 가쁘게 4강까지 올라왔는데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희는 야구에만 집중하고 야구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우리 학교를 견제하고 있고, 이것이 시기와 질투로 심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 야구 하나 만으로 인정받기에는 어려운 학교인 것 같습니다.(웃음)사실 제103회 대회에서 교토부 대표가 16년 만에 준결승까지 진출을 했어도 환영하는 인상은 많이 자제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국인 학교의 선전에 대한 일본 사회의 시기심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습니다. 일본이 폐쇄적인 나라이고, 교토가 특히 보수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축하를 공감하는 것이 이리도 인색할 줄은 몰랐습니다. 저희 학교는 한국학교로서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정규학교로서 인가된 학교로, 한국 정부(교육부)지원금과 일본 정부(교토부 등) 지원금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또한 재학생들 대부분이 일본인임에도 불구하고 타 일본학교가 승리를 거둔 후의 분위기와 사뭇 다릅니다. 여러 가지 심리적 정황들이 산재해 있지만,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의 꿈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한국에서도 한 마음으로 계속 응원 해주시면 힘을 얻을 것 같습니다.


고요한 산속 운동장에서 1년 내내 쉬지 못하고 달려 왔을텐데 야구부원들의 기합소리가 여전히 자신 있게 들렸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내년 고시엔에서 이들의 간절한 소망인 우승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는 제 마음도 뜨거웠습니다.

 

일본 도쿄 김지혜 편집기자
kim.jihye@funlead.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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