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끓이기보다 어려운 글쓰기
[김단혜 에세이] 라면 끓이기보다 어려운 글쓰기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그녀의 글 솜씨 때문이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그녀는 과히 한국의 셰익스피어다. 드라마 한 회당 원고료가 억대라니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다. 작품을 보다 보면 무릎을 친다. 주연만 주인공이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아니 조연이 더 주인공 같다. 작두날 타듯 그녀의 문장은 수려하고 사람의 심장을 꿰뚫어 시원하다. 거기다 오뉴월 소낙비처럼 거침없이 쏟아내는 대사를 따라 하다 보면 입술이 꼬이고 숨이 턱에 차 온다. 그러나 어쩌랴 오감이 열리듯 쓰지 않은 장기까지 모두 일어서는데 안 볼 재간이 없다. 드라마의 묘미는 다른 데 있다. 시대상을 그대로 화면에 옮겨 놓은 솜씨에 탄복한다. 70대 노작가임에도 젊은이의 말투며 생..
2018년 7월호(제105호)
2018. 7. 8.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