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으로 사는 삶
[시인 이야기] 덤으로 사는 삶 나는 죽은 사람안면도 거기서 죽은 사람 그래서인격도자존심도말도 없지 그런데침묵 속에 솟는 평안을너는 아니?게걸스런 먼지바람도그냥 웃어좋아서 웃어귀해서 웃어바보 같다고 해도 웃어 세상 너머 이 평안함을어떻게 말해 줄까설명해도 모를 이 평안을어떻게 줄까움켜진 쥔 손 위로는줄 수가 없어덤으로 얻는이 평안함죽어야 얻는 이 행복을. 이 시는 제가 죽다 살아난 가운데 두 번의 삶을 살게 되면서 지은 시입니다. 18세 때 안면도에서 식중독으로 죽을뻔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친구는 저를 살리려고 자신의 집 소여물 끓이는 방에 눕혀놓고, 한여름에 방이 펄펄 끓도록 불을 지폈다고 했지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필름이 쭉 돌아가면서 내가 왜 죽어야 하냐고 버티다..
2018년 6월호(제104호)
2018. 6. 1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