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뒷모습을 위해…
[retrospective & prospective 27] 떠나는 뒷모습을 위해… 전국이 코로나19로 뒤숭숭한 가운데에도 새싹이 돋고 바람의 감촉이 달라졌다. 그렇게 봄은 오고 있었다. 1년 전 고관절 수술을 받으신 시어머니는 치매 판정을 받으시고, 더 이상 혼자 생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가족회의 끝에 교장으로 정년퇴직하신 큰시누이가 모시기로 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났고 복덕방에 내놓은 어머니의 집이 팔렸다는 소식이 왔다. 주말에 시간을 내어 남편의 형제가 모여서 어머니의 짐을 정리하기로 했다. 생활력이 강하셨던 어머니는 그 성격답게 방마다 수납장에 물건들이 그득히 쌓여 있었다. 그중에는 사은품, 경품으로 받은 휴지, 수건, 우산 등도 엄청 많았는데 아마도 어머니는 그것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
2020년 4월호(126호)
2020. 5. 16. 1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