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읽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 - 영화 <카페 느와르>를 보고
[김단혜 에세이] 영상으로 읽은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 영화 를 보고 겨울이 허공을 향해 막무가내로 치닫고 있다. 허공이 받아주지 않는 눈이 한숨처럼 내리는 도시. 겹겹이 쌓인 눈을 털 듯 또 한 살의 나이를 털면서 새해 첫날 영화관에 있었다. 커피 한 잔을 보온병에 넣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섰다. 영화관을 들어서면 으레 코 끝을 매혹시키는 팝콘의 향기. 그러나 그 고소함은 팝콘이 아니라 영화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아무도 들어서지 않은 영화관에 홀로 레드 카펫을 조심스럽게 밟았다.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자폐적 절대 고독 속으로의 여행, 난 분명 여행을 하고 있었다. 잠시, 스물아홉의 젊은 나이로 종로의 심야극장에서 죽은 시인을 생각해 본다. 그가 마지막 본 영화는 무엇이었을까. 시인이 남긴 푸른 ..
2019년 2월호(제112호)
2019. 2. 10.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