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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주선의 실패에서 배우고 만들어 갈 우주시대의 새로운 조직, 정치, 사회 체제 및 문화

2022년 10월호(156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1. 1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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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주선의 실패에서 배우고 만들어 갈 
우주시대의
새로운 조직, 정치, 사회 체제 및 문화 

부산 금련산청소년수련원 천체투영관에서 망원경으로 직접 찍은달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독일과의 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유럽은 나라를 복구하는데 바빠 우주 개발에 나설 형편이 못되었습니다. 소련 역시 독일과의 전쟁으로 황폐화 되어, 미국과 경쟁 구도에 있었고, 당시 미국은 이미 공군력에서 소련을 압도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1957년 10월 4일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가장 먼저 미국이 우주 시대를 열 것이란 예상을 산산조각 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강한 위기를 느낀 미국은 1961년 5월 25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우리는 10년 안에 인간을 달에 보낸다.”는 선언으로 소련과의 우주경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주로 나가는 것은 처음부터 순수 과학적 목적이 아니라 공산주의 소련과 민주자본주의 미국의 정치적, 사회적 이념 체제 속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 되었습니다. 
우주 경쟁을 목적으로 세워진 NASA는(미항공우주국) 정치적, 사회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고, 케네디 대통령이 정한 ‘10년’이라는 기간 안에 결과를 만들어 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사의 조직은 다른 조직과 달리 정치, 사회 체제의 문제가 과학연구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은 결국 우주선 폭발 사고가 났던 하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만약, 정치적 목적으로 빨리 달에 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가더라도 가장 안전하게 가기로 했다면,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주 개발의 시작이 냉전시대에 미-소간의 경쟁구도 속에 부정적으로 시작되었지만,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실패를 통해 어떤 새로운 우주 시대의 조직문화와 정치, 사회 체제를 만들어 가야 할까요? 과거의 대표적인 4개의 우주선 폭발이라는 실패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생각해보겠습니다. 

1. 실패로부터 배우는 시간들
(1) 첫 번째 아폴로 1호 폭발 사고와 실패 
(1967.1.27./지상 훈련 중 우주선 화재/우주비행사 3명 전원 사망)
아폴로 1호 발사를 한 달 앞두고 지상에서 기체의 작동과 통신을 시험하는 도중 갑작스런 화재로 우주선 안에 있던 3명의 우주 비행사들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때 사령선 해치는 내부를 향해 여는 구조였는데, 화재로 내부압력이 높아져 승무원들이 문을 열 수 없었고, 산소로만 채워진 내부 공기 때문에 불꽃은 순식간에 격렬한 화염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치명적 사고 원인과 해결 
1)전기 배선의 문제로 불꽃이 생김 2)가연성 재료 사용 3)안쪽으로 여는 해치의 문제 4)촉박한 일정으로 어떤 문제가 있어도 일단 비행을 강행함
사고 이후 우주선의 내부사용 재료들은 가연성 재료에서 불가연성 재료들로 교체되고, 전기 배선, 배관들은 보호 절연재로 덮였습니다. 또한 해치의 문도 바깥쪽을 향해 열리도록 우주선이 재설계 되고, 나일론 소재의 우주복도 유리 섬유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고 원인을 규명한 존슨 위원회는 비록 준비도 안 되어 있었고, 장비도 불충분 했음을 감안하더라도 아무도 중지를 외치지 않았던 바로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며 이때부터‘철저’와‘안전’을 신조로 삼았습니다. 


(2) 두 번째 아폴로 13호 폭발 사고와 극복 
(1970.4.11/지구 밖 321,860km 우주에서 산소 탱크 폭발/우주비행사 3명 전원 무사 귀환)
아폴로 11호(1969.7.20.)와 아폴로 12호(1969.11.14.)의 달 착륙 성공으로 나사는 달 탐사에 자신감을 얻어 가고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 달 탐사 예정이었던 아폴로 13호는 지구로부터 321,860km 멀어졌을 때 기계선의 산소 탱크 두 개 중 하나가 갑자기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폭발로 다른 탱크도 손상이 되어 우주 비행사들은 기계선을 버리고 착륙선으로 이동하다가 대기권 전 사령선으로 다시 옮겨 타야만 했습니다. 전력을 최저한도까지 떨어뜨렸기 때문에 선내의 온도는 극단적으로 낮아졌고 이로 인해 계기판에 무수한 결로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착륙선을 떼어내고 사령선만 무사히 태평양에 착수하였습니다. 달에 착륙한다는 본래 목적은 달성할 수는 없었지만, 우주 비행사 3명 전원이 무사귀환하여 아폴로 13호는 ‘성공한 실패’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치명적 사고 원인
1)우주선 통용 전압이 65볼트였으나 제조사가 산소 탱크 히터의 온도조절과 전류차단 장치 전압을 28볼트로 놔둔 실수 2)산소 탱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미 보고 받았으나 대체방법을 두 번이나 사용했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는 별로 큰 일로 여기지 않았던 안전에 대한 감각 둔화 3)아폴로 11호, 12호의 연속적인 성공으로 이번에도 잘 될거라는 과도한 자신감


(3) 세 번째 챌린저호 폭발 사고와 실패
(1986.1.28./발사 직후 폭발/승무원 7명 전원 사망)
오전 11시 30분경,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발사된 지 73초 만에 폭발하였습니다. 특히 민간인 최초로 우주 비행을 위해 선발된 교사가 탑승하고 있어 수많은 학생들과 가족들이 발사대에 와 있었고, CNN 생중계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생한 사고라 더욱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챌린저호는 악천후와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이미 수차례 발사가 연기되었고, 사건 당일에는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우주선에서 얼음을 긁어내기 위해 발사가 2시간 가까이 지연되었을 정도였습니다. 추위가 계속되자 O-ring을 직접 설계한 ‘로저 보졸리’는 고무에 균열이 날 것을 염려하여 챌린저 발사10분 전까지도 여러 차례 간곡히 발사를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챌린저 발사 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던 레이건 대통령을 의식하고 우주 교사 프로그램까지 겹치면서 나사는 우주선 발사를 강행하였습니다.
치명적 사고 원인
1)낮은 기온에서 로켓 부스터의 접합부를 밀폐하는 고무 부품 O-ring이 굳어져 로켓 부스터 이음매가 벌어짐 2)우주왕복선 발사 일정을 맞추지 못함으로써 재정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던 나사의 독단적이고 관료적인 문화


(4) 네 번째 콜롬비아호 폭발 사고와 실패 
(2003.2.1./대기권 진입 중 폭발/우주비행사 7명 전원 사망)
위성궤도에 들어가 지구 주위를 도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던 콜롬비아호는 대기권 진입 도중 텍사스주 상공에서 폭발하여, 우주비행사 7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원인을 조사하는 가운데, 미리 예방할 수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참사 이틀 전에도 안전담당 엔지니어가 재진입 시 위험성을 경고했으나, 관리자들이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진행한 것입니다. 또한 발사 직후 서류가방 크기의 단열재 파편이 왼쪽 날개 탄소 강화 패널에 구멍을 냈는데 위성으로 피해가 없는지 확인해보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일축한 것입니다. 단열재 문제는 실험으로도 여러 번 진행해 봤으니 별 문제 없을 것이라는 안전 불감증이 문제가 된 것이죠. 
치명적 사고 원인
1)발사 직후 연료 탱크에서 떨어져 나온 단열재 조각이 날개 아래쪽 방열 타열과 충돌 2)이 때문에 대기권 재진입 때 발생하는 1200℃의 열을 견디는 역할의 방열 타일이 떨어져 나감 3)발사 직후 단열재 조각 충돌 사실을 비디오 모니터링을 통해 알면서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판단 4)참사 전 이미 재진입 시 위험성을 알고 있었으나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지나치게 낙관함


2. 우주시대를 열기 위해 제대로 준비해야 할 새로운 조직문화와 정치, 사회 체제
비록 소련과의 경쟁에서 시작된 우주 경쟁이었지만, 달과 우주로의 여행은 인류에게 위대한 발전과 도약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무지하고 준비가 안 된 가운데 우주선을 어떻게 설계하고 만들어야 할지, 내부 공기는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어떤 소재로 우주복을 만들어야 하는지 뼈아픈 실패들을 통해 배우며 기술적으로 놀라운 발전을 하였습니다. 이제는 국가차원이 아니라 민간기업들이 화성 여행, 소행성 채굴 사업 등 우주 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이 주도하게 될 때 생길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독과점입니다. 이를 간섭하고 통제하기 위해서 정부도 어느 정도 간섭을 해야 합니다. 민간 기업으로 가장 먼저 뛰어들어 우주개발을 선두하고 있는 스페이스 X의 일론 머스크는 우주 개발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우주 개발의 주도권을 가지려 하고 기술과 가격에 있어 독점을 행사하려고 합니다. 
우주 자원은 공동의 자산으로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없도록 우주 조약을 맺고, 기술과 지식을 초집결하여 함께 개발해야 할 영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처럼 이념으로 갈라진 정치체제나 사회체제에 영향을 받아 휘둘리는 조직 문화를 없애고, 우주인으로써의 자의식을 가지고 우주 개발이라는 인류의 공동 목적을 이루는데 함께 기술을 집약하여 우주를 개발할 수 있는 거점(우주정거장)을 공동으로 만들고 관리하며, 특정 국가나 기업이 독점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우주 조약들을 하나씩 체계적으로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조이컴퍼니 고경명
joyfuloil@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56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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