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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을 잇는 아름다운 손 글씨

예술/예술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0. 26.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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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이야기]

사람과 사람을 잇는 아름다운 손 글씨

 

  ‘블로그에 올려놓은 캘리그라피 시를 보고 작가가 직접 작품을 주문해’
  ‘버려진 조카들의 낙서에 담긴 그들의 마음까지 궁금’
  ‘캘리그라피의 매력은... 글씨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것’

 

 

  우연히 T V속에서 캘리그라피 작가가 나와 나뭇가지와 풀뿌리 등 자연에서 얻은 도구들로 글씨를 쓰는 데 너무나 인상이 깊었어요. 문득 ‘나도 저렇게 멋진 글씨를 써보고 싶다’란 생각이 들어 캘리그라피 전문학원에 바로 등록했죠. 무료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저는, 매일 집에서 2~3시간씩 붓을 들어 글씨연습을 할 정도로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어요.

 

  캘리그라피는 단순히 글씨만 쓰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작업으로도 글씨를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있고, 다양한 상품들도 디자인할 수 있어요. 한 번은 ‘풀꽃’이라는 짧지만 좋은 시를 도자기에 써서 만든 작품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는데, 그 시의 저자인 ‘나태주’ 선생님께서 직접 전화를 주신 거예요. 작품이 너무 맘에 든다고 제작 의뢰를 하신 거죠. 좋아하던 시인으로부터 저의 작품이 좋게 평가되니 정말 뿌듯했답니다.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면서 글씨에 집착(?)하게 되었는데, 길을 지나갈 때나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글씨가 보이면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지요. 또 조카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종이에 쓰인 낙서글씨를 살펴보며 어떤 마음으로 썼을지 궁금해 하기도 하고, 책을 보다가도 좋을 글귀를 발견하면 메모를 해뒀다가 캘리그라피로 써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렇게 손으로 쓰는 글씨는 저의 일상생활 가운데 소중한 것이 되어 버렸답니다.

 

 

  저는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것들에서 생기는 그때그때의 나의 감정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캘리그라피로 일기를 씁니다. 그렇게 틈틈이 써내려간 일기가 모아지면 개인작품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죠. 캘리그라피만의 좋은 매력은 글씨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감정이 풍부하게 녹아난 제 작품을 통해서 누군가가 동일한 슬픔과 기쁨을 느끼며 또 희망과 위로가 되기 때문에 저는 이렇게 글씨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겁니다.

 

  직장과 캘리그라피의 두 가지 일로 바쁘게 지내면서 작업실 겸 클래스공간이 필요했던 저는 공방을 오픈하였습니다. 공방을 통해 캘리그라피를 취미로 배우고 싶으신 분, 직접 쓴 손글씨로 소품을 만들어 선물하려는 분,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힐링이 필요한 직장인, 우연히 공방에 구경하러 왔다가 먹향기가 너무 좋아서 캘리그라피를 시작하신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지난 여름에는 수강생들과 함께 그룹전시회를 열어 각자의 실력을 뽐내기도 했고요. 공방을 운영하면서 기획한 첫 전시회라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고, 뿌듯했던 순간이었죠.

 

  캘리그라피 작가로 홈플러스e파란재단 재능 나누미로 활동하면서 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과 도서관내 어르신들 및 다문화가정을 위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또 인천 ‘해바라기 아동센터’에 성폭력 피해아이들의 전시회 작품명을 글씨로 제작하는 재능기부활동을 했지요.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이 일이 나의 만족과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데 사용하고 싶었거든요. 앞으로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과 글씨를 쓰며 꾸준히 좋은 일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습니다.

 

캘리그라피 작가 김영애
kya8318@naver.com
앨리스 다락방(공방) | 010-4215-2046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6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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