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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저글링, 건강해서 저글링, 함께해요 저글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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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7. 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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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어 저글링, 건강해서 저글링, 함께해요 저글링!

 

 

  어릴 때 가끔씩 어머니가 귤 드시다가 심심풀이로 저글링하는 걸 보기도 했고, 나 역시 고등학교 때 재미로 저글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글링이란 공 세 개를 공중에 돌리는 거라고만 생각했었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저와 생각이 같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스물일곱 즈음에 친구의 소개로 저글링이라는 세계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죠. 공 네 개나 다섯 개 이상으로도 할 수 있고, 공뿐만 아니라 도구도 다양하며 즐기는 방식도 정말 많다는 것을요. 또 놀랍게도 저글링은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한국의 전통놀이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한국의 전통놀이 중에 ‘농주’, ‘농환’, ‘금환’등으로 불리는 것이 그것인데, 순우리말로는 ‘공 놀리기’라고 합니다. 통일신라시대 학자 최치원이 쓴 한시 향악잡영 오수(‘신라오기’로 신라에서 즐겨 하는 다섯 가지 놀이를 말함) 금환 편에도 등장하는데, 동서를 막론하고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은 공통적인 본능이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 맥이 끊긴 우리나라와 달리 해외에서는 저글링 경기나 공연 등의 다양한 저글링 문화가 발달했는데, 이 저글링을 알게 된 순간부터 저는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왜냐고요? 해보니까 정말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무엇이 그리도 재미있냐고요? 이건 참 설명이 어렵네요!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말한 장금이가 생각나네요. ^^ 누구나 해보면 압니다. 그냥 재미있어요!


저글링의 좋은 점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첫째, 다른 운동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입니다. 저글링을 하기 전에 저도 농구, 인라인스케이트, 스포츠클라이밍, 스노우보드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는데요. 작게는 근육통에서 찰과상, 크게는 골절까지 여기저기 다치기 일쑤였죠. 하지만 저글링을 하면서는 도무지 다치는 일이 없었습니다. 
  둘째, 저글링은 시간, 장소, 남녀, 나이 제약이 없습니다. 시간과 계절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고 야외뿐만 아니라 집안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남녀 중 한 성에 편향되지 않고, 어린 아이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나이도 불문입니다. 한마디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운동입니다.
  셋째, 저글링을 하면 머리가 좋아집니다. 저글링과 뇌에 관한 연구나 논문은 세계적으로 매우 많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뇌 발달을, 성인이나 장년층 이상에게는 치매 예방 및 치료 목적에도 좋습니다. 
  마지막 한가지는요, 저글링은 하나의 ‘공연’이자 ‘행위예술 작품’이 된다는 겁니다. 운동이나 스포츠로서 끝나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저 처럼 취미나 레저스포츠로 저글링을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저글링 아티스트’로서 발돋움하게 되는데, 해외에서는 그런 사례가 훨씬 많지요. 꼭 저글링 공연자가 되지 않아도 장기자랑 시간에 다들 춤과 노래만 해서 식상해할 때, 저글링을 하면 사람들이 달리 본답니다.

 

 

  저글링을 시작하자마자 무작정 저글링 동호회와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운영했지요. 스스로 좋아서 또 즐거워서 하다 보니, 결국 저글링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동호회와 홈페이지를 운영해가면서 2006년부터 일본 저글링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매년 일본에 가다 보니 자연스레 일본어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글링을 위해서 일본어를 공부했는데, 덕분에 한글을 배우러 서울에 온 일본인과 사귀게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네요. 인생은 참 우연의 연속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조용하고 내성적이다’는 말을 자주 듣던 제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가히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은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글링 덕분에 새로운 인맥도 많이 만들 수 있어 즐겁습니다. 공무원 저글링 No. 1 권혁동 선생님, 속초에서 아이들을 저글링과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 박성진 형님, 한국에 영어 원어민 교사로 왔다가 함께 많은 추억을 쌓은 에반스 부부, 한국저글링협회 박성일 회장님 등 고마운 분이 정말 많습니다.

 

  2008년 즈음에는 지학사에서 저글링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이 왔습니다. 단지 홈페이지에 해외 저글링 정보를 소개하거나 저글링을 하면서 느낀 생각과 기술 설명 정도를 일기 쓰듯이 홈페이지에 남겼는데, 그걸 보고 연락이 온 겁니다. 그만큼 한국에 저글링 전문가가 없었다는 거죠. 2010년 개정판 중학교 체육 교과서에 저글링 소개글을 쓰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보여주고 가르치니까 주위에 긍정 에너지가 항상 넘쳐 흘러 모두가 행복한 얼굴을 하게 됩니다.

 

  지금도 일요일이면 공원에 나가서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저글링을 즐기고 있습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돌아가는 공을 보면 행복하기만 합니다.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저글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도전중입니다. 혼자만 하는 게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저글링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지구 환경이 점점 나빠지면서 앞으로는 실내에서 있는 시간이 늘어날 텐데, 장소에 상관없는 저글링이, 특히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는 효과적인 운동 겸 취미 생활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쪽에서는 음료를 마시며 쉴 수도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저글링을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저글링 카페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저글링을 훌륭한 스포츠이자 취미생활을 넘어 건전한 놀이 문화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좋아하는 저글링을 즐기고 사람들에게 알려주고자 했을 뿐인데 오히려 제가 더욱더 많이 바뀌고 행복해진 것 같습니다. 저글링이 궁금하다면 언제든 놀러오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글링코리아 대표 신문홍
010-5580-7636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0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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