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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칭기스칸의 딸들)가 세계제국을 경영하다니요?

2018년 9월호(제10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10. 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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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목민족 여성의 세계경영 연구] 




여자(칭기스칸의 딸들)가 

세계제국을 경영하다니요?




   2019년 중국 사전연구를 위한 글쓰기의 주제로 저는 ‘몽골을 통일한 칭기스칸의 딸들’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남아선호사상의 시대에 딸들이 세계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잭 웨더포드 인류학 교수가 쓴「칭기스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라는 책과 여러 자료를 참고하여서 이 질문들을 다루어 보았습니다.


 

 칭기스칸의 딸들은 어떻게 제국을 경영하였을까요?


 먼저, 칭기스칸의 결단이 중요했습니다. 그는 딸들이 몽골 지역의 다른 부족들을 직접 통치한다는 조건으로 자신이 복속시킨 부족의 왕자들과 결혼시켜 제국을 확장해나갔습니다. 그렇게 시집간 딸들은 여러 정복지역들을 실질적으로 통치하였고 그 결과 몽골 고향을 둘러싸는 칭기스칸 제국의 거대한 방패군단을 형성하였습니다. 즉 옹구드, 위구르, 칼루크, 오이라트 이 4개의 부족들은 동서남북으로 몽골을 둘러싸 국경 경비대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또 칭기스칸과 그의 딸들이 통치하던 몽골은 제국이라기보다 거대한 다국적기업에 더 가까웠습니다. 딸들은 각자에게 배정된 땅을 잘 관리하고, 다스리는 부족들을 서로 연결하였고 몽골은 이를 이용하여 실크로드(중국, 인도, 지중해)를 통해 물자와 군사, 통신의 세계적인 유통 체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딸들은 각자의 왕국에서 몽골제국을 튼튼하게 방어해 주었고, 몽골군대의 장애물들을 제거하며 필요를 채워주었습니다. 내부적인 안정을 만든 후에, 칭기스칸은 몽골제국 밖에 놓인 중국 북부(금, 송)와 중앙아시아의 무슬림 세력들을 차례로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딸들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먼저, 칭기스칸은 딸들을 다른 곳으로 시집보낼 때 항상 단호하게 이런 말(결혼 포고령)을 했습니다.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너는 칸의 딸이기 때문에, 부족민들을 통치하도록 파견되는 것이다”, “너는 그 땅에 가서 사람들을 조직하고 통제해야 한다.”, “너의 말에는 지혜가, 행동에는 기품과 위엄이 있어야 한다.”, “언제나 신중하고, 성실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을 잘 보호하고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그는 딸들에게 나라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철저히 자신을 먼저 준비해야 하고, 왕자의 아내라기보다 칭기스칸의 파송자라는 정체성을 계속 주입시켰습니다.


 둘째, 몽골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유목민족이었고, 잦은 전투 때문에 남자가 부족을 다스릴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였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은 가정을 돌보기도 하지만, 자신이 통치하는 지역 전반을 장악해 부족을 지휘하고 심지어는 판결까지 내리는 재판관으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또 칭기스칸은 아들들이 자신만큼의 실력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아들들의 제국통치 역할을 제한하였고, 오히려 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칭기스칸의 매우 실용적인 태도는 딸과 아들뿐만 아니라 사위와 며느리에게도 적용되었습니다. 몽골사회에서 사위(구레겐)는 부족의 번영을 위해 교환된 희생양이 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즉 사위가 된다는 것은 전장에 나가거나, 목축 일을 맡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기 때문에, 명예를 얻는 동시에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며느리’는 대우가 달랐습니다. 그녀들은 철저히 칭기스칸의 집안사람으로 여겨졌으며 딸이나 권세가 있는 여자에게 붙이는 호칭인 ‘베키’로 불리거나, 부족 대표인 ‘카툰(왕비)’의 지위를 얻어 소속 부족의 대사역할을 맡았습니다. 그녀에게서 제국을 다스릴 후손이 나와야하고 이런 자녀들을 양육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칭기스칸의 딸들을 공부하면서 전통적으로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쭉 이어진, 순종 잘 하고 얌전해야 한다는 남아선호적 여성상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21세기, 이 속에서 나의 생각을 자유롭고 분명하게 표현하며 가치있는 일에 도전하는 여성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수정(고2)
hannah0112@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7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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