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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도에서 대통령 전용기 조종사로 - 대한항공 ‘하승종’ 기장을 만나다

2020년 5월호(12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6. 2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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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김미경이 만난 사람]

화학공학도에서 대통령 전용기 조종사로
대한항공 ‘하승종’기장을 만나다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즈음, 일산의 조용한 커피숍에서 마스크를 한 채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수줍은 미소와 함께 꺼낸 하승종 기장님의 한마디 “구술 시험 보러온 것 같은 느낌인데요.”
 저는 어땠냐고요? 항공분야 인터뷰는 처음인지라 호기심이 가득했죠.  28년 동안 하늘 길을 누빈 이야기 속으로 하승종 기장님과 함께 휘잉~ 날아가 보겠습니다. 

 

 유혹적인 신문광고! 내 인생을 결정하다!  
 화학공학도 4학년, 취업을 준비하던 중 우연히 신문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조종훈련생모집이라는 굉장히 유혹적인 타이틀에 제 눈은 바로 사로잡혀 버렸죠. 그것은 대한항공의 ‘제주비행훈련원’에 들어오라는 신문 광고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조종사 수급은 군 출신 조종사들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1989년 대한항공의 선대 회장인 조중훈 회장님이 앞으로 물류산업의 교류가 활발하게 될 것을 내다보고, 필요한 조종사 수급을 위해 제주에 비행학교를 설립한 것이지요. 공돌이로 졸업하면 우수한 상위 클래스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은 현장직이 전부라 고민하고 있던 차에, 저는 ‘이거다!’싶었죠. 하지만 한편으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들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할 정도로 계속되는 시험을 8차까지 치러야 했습니다. 서류, 필기, 인성, 적성, 심리, 영어… 그리고 최종 면접은 제주도에 있는 비행훈련원 시뮬레이터를 통해 ‘에어센스’ 즉 조종감각이 있는지를 테스트했습니다. 이 모든 시험을 통과한 저는 1993년, 스물여섯의 나이에 20기(class twenty)로 입학을 했습니다. 


 탈락률 6%에 들지 않기
 처음 3개월 동안은 비행이론과 기본교육을 비롯해 항공역학, 항공기상, 항법 등 비행기에 대한 기본 구조와 시스템을 배웠습니다. 다행히 저는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다른 사람들보다 따라가기가 좀 수월했습니다. 한 기수가 15명인데, 이 중 1명 정도가 탈락했으니, 비율로 계산하면 전체의 6%, 이 6%에 들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조종훈련생 2년 동안 계속되는 시험들을 잘 견뎌내야 합니다. 비행학교 졸업까지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하고 필수 조종사 면장을 취득해야 하지요. 신체검사 중에는 시력이 중요한데, 제가 지원했을 당시에는 안경을 쓰지 않고 1.0이 넘어야 했습니다. 시력이 중요한 이유는 공항시설의 불빛이 색깔별로 나뉘어 있는데, 야간에 이것을 잘 식별해 착륙하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력이 아주 중요하죠. 저는 이 전 과정을 통과해 민간출신 여객기 조종사가 되었습니다.

 

 첫 비행을 하다
 비행학교에 입교 후 3개월 정도 기본교육을 받고, 미국에 있는 비행학교 위탁교육시설로 가게 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옆에 있는 리버모어(livermore)라는 작은 도시의 공항이었죠. 그곳에서 1년 동안 총 250시간 비행을 채워야 했습니다. 리버모어에서의 첫 비행 때, 우리나라 교관과 전혀 다른 미국 교관의 태도에 많이 놀랐죠. 엄격한 한국 교관과는 달리, 미국 교관은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 주었습니다. “Hey. Let’s go! Have fun!” 덕분에 긴장되었지만, ‘아~ 드디어 나도 비행기를 타보는구나’하는 설렘으로 첫 비행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조종학생 두 명에 교관 1명이 함께 경비행기를 타는데, 뒷자리에 앉은 훈련생은 앞쪽에 앉은 학생조종사와 교관의 비행훈련을 관찰하면서 비행을 했습니다. 그날은 매우 흐린 날이어서, 저는 속으로 ‘이런 날씨에 비행이 가능한가?’ 걱정이 되었지만 비행기가 구름을 뚫고 올라가자, 그곳엔 밝고 환하게 펼쳐진 전혀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짙게 깔린 안개를 뚫고 맑은 하늘로 빠져나오는 기분은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환상적인 일이죠. 


 진짜는 솔로(solo) 비행
 교관과 함께 20시간 정도 비행을 하고 나면, 교관의 책임 하에 혼자 비행해도 좋다는 사인을 받게 됩니다. 일명 독립비행허용(endorsement)라고 하는데, 조종사가 되고자 한다면 누구나 한 번은 해야 하는 솔로 비행이죠. 이게 진짜 비행인데 교관 없이 비행기를 혼자 운전한다는 긴장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첫 솔로비행은 공항지역 내에서 이륙한 후 한 바퀴를 돌고, 비행기를 세우지 않고 다시 이륙해 비행하는 것을 세 번 정도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되어 벌벌 떨었지만, 두 번 정도 하고 나니 너무 재밌는 겁니다. 감도 좀 생기고 말이죠. 세 번하고 끝내야 하는데, 제가 비행기를 세우지 않고 다시 올라가니 교관이 긴장해서 관제탑에서 보고 있다가, 마이크로 충분하니 그만 내려오라고 했습니다. 저는 더 놀고 싶었는데 말이죠.(웃음)
 ‘크로스 컨츄리’라는 장거리비행 훈련을 하다가 죽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훈련하는 공항 북쪽 나파(Napa)공항에서 일본항공회사(JAL)도 비행학교 위탁훈련원에서 비행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관제사가 제 비행기를 부르더니, “어디 어디에 비행기 지나간다. 조심하라” 일러주더라고요. “알았다”하고 지도를 한 번 보고 고개를 들었는데, 바로 눈앞에서 ‘JAPAN AIR’ 마크가 그려진 비행기 꼬리가 쓱 지나가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 


 비상착륙, 기름이 중요
 영화에서처럼 실제로 비상착륙을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만일의 하나에 대비해야 하는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연료’입니다. 만약 착륙할 공항의 상황이 좋지 않아 공중대기를 하거나 회항을 해야 할 경우, 연료가 없으면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비행 전에 도착지뿐 아니라, 만일에 대비해 회항할 공항까지 정하고 출발합니다. 비행계획서에 이것을 기록하고, 그날 운항에 대한 모든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LA를 간다면 운항관리사가 1시간 거리인 샌프란시스코로도 착륙할 수 있는 변수까지 보고, LA에 갈 연료와 샌프란시스코에 갈 연료, 그리고 공중 대기할 연료까지 계산해 “기장님!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라고 물어보죠. 기장은 여기에 재량으로 연료탑재를 더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비행계획서에 사인하는 순간, 모든 것이 기장의 책임이 됩니다.


 기장이 되기까지
 지금은 이 제도가 없어졌는데, 전에는 견장에 학생 때에는 1줄, 비행학교를 졸업하고 본사에 입사하면 2줄을 달아주었습니다. 본사에 입사하면서 정식조종사로서 경비행기가 아닌 여객기를 조종하기 위한 훈련을 하게 되는데, F100, B737, MD82 등의 다양한 기종 중에 회사가 정해주는 비행기를 조종하게 되죠. 그러면 1년 정도 그 비행기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 후 부기장이 되면 견장에 3줄을 달고, 민간출신 조종사들은 10~13년 동안 5천 시간 이상의 비행 경력을 쌓아야 기장이(견장에 4줄) 될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뜨고 내리는 건 누구나 다 할 수 있지만, 공항경험, 운항경험, 비상상황훈련 등을 제대로 축척했는지 검증한 후에야 기장이 되는 것이죠.


 줄 하나의 차이, 천지 차이!
 줄 하나의 차이지만 기장과 부기장의 마음가짐은 천지 차이입니다. 정상적인 상황일 때에는 두 사람은 거의 똑같습니다. 엊그제 부기장이 된 사람이나, 낼모레 기장이 될 사람이나 기량으로는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임무는 부기장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기장이 될 때에는 교관조종사들이 기장훈련중인 조종사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이 기장으로 임무를 다하려면, 신참 부기장은 옆자리에 꿔다 놓은 보릿자루라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리라 하는 마음으로 하라”는 것이죠. 기장이 되기 위한 테스트에서 심사관들이 우선적으로 보는 것은 홀로 모든 위기 상황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날씨가 좋지 않거나, 시간에 쫓기고 응급상황이 생기는 경우, 객실 사무장과의 원만한 업무협조를 할 뿐 아니라 외부 간섭과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도 목적지까지 멘탈을 유지하며 잘 헤쳐 가는지를 보는 것이죠. 
 기장은 한마디로 ‘무한 권한과 무한 책임’을 갖습니다. 저희는 기장을 ‘PIC’(Pilot In Command)라고 부르는데, 단어에서 보듯이 명령권자로서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죠. ‘권한’에는 항공법상 사법경찰로서의 역할도 포함됩니다. 심지어 비행기가 비상상황일 때에는 PIC로서 항공법을 이탈해도 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비행안전을 위해서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라’는 것이죠. 이런 절대적인 권한을 주는 것은, 승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비행 전, 몸과 정신을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노력합니다. 그래야 급작스러운 상황이 생겼을 때 순간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니까요.


 안전에는 베테랑이 없다
 착륙 시, 기상이 악화될 때는 사실 저도 무섭습니다.(웃음) 비바람이 몰아칠 때 20~30km 상공의 하늘에서 비행장 활주로를 내려다보면, 마치 나무젓가락 두 개를 놓은 듯이 아주 조그맣게 보입니다. 그 착륙경로를 벗어나지 않고 찾아가야 하는데, 특히 겨울에 강풍이 불 때는 비행기가 자꾸 밀려납니다. 그러면 계속 경로를 수정하며 착륙을 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러 내려가는 과정에서 흔들린다면 ‘아, 지금 밖에 바람이 많이 불고, 조종사는 바람과 싸움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출발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제가 조종하는 비행기만 해도 날개 너비가 80m, 이륙중량은 500톤입니다. A380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여객기로 ‘하늘을 나는 호텔’이라고도 하는데, 호텔 하나를 하늘로 띄우기 위해 승무원들과 많은 부서의 보이지 않는 직원들이 공조를 하고 있죠.

 

 

 하늘 길도 다 법칙이 있다.
 배가 등대를 보고 다니듯, 비행기를 위한 등대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김포공항 부근에는 안양 근처의 관악산에 동그랗게 이정표처럼 만들어놓은 시설에서 전파를 쏴줍니다. 이것을 비행기의 주파수와 딱 맞추면 내가 이 시설로부터 얼마만큼의 방향과 거리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이 전 세계에 아주 많이 깔려있는데, 이들을 연결해 하늘의 길, 즉 항로를 만들어놓았습니다. 이런 항로는 처음에 운항관리사가 ‘비행계획서’에 표시해줍니다. 예전에는 일일이 운항관리사가 항로를 선택해 기장의 사인을 받았지만, 지금은 인공위성이나 GPS 신호를 받아 항로를 미리 만들어놓고, 그 항로를 따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10여년 전부터 중국 사람들의 해외여행이 늘면서 하늘의 교통량이 많아 비행기도 많이 늘어나고 비행항로도 복잡해졌고, 이럴수록 조종사들은 더욱 긴장하고 할 일도 많아집니다.


 10~15시간 동안 계속 비행?
 현대 비행에서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구간은 이륙과 착륙밖에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비행은 자동비행장치(오토파일럿)가 하고 있죠. 사람은 이상 없이 비행기가 잘 가는지 모니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이전에 비해 비행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만약 12시간 이상 비행을 하게 되면 두 팀이 타서, 교대로 운항을 합니다. 그러니 잠시 눈을 붙일 수는 있습니다. 


 운항 중, 서로의 의견충돌이 되면?
 전에는 대부분 기장이 지시를 하고 부기장은 따르는 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유교문화적인 영향도 있었고 특히 기장의 권위가 아주 높아 심지어 너무 제왕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부기장은 이견이 있어도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죠. 이런 문화를 바꾸기 위해 지난 20여 년 동안,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기장도 실수할 수 있으니, 부기장은 실수를 빨리 파악해 조언하고, 질문하고, 건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도리어 잘못된 상황에 부기장이 말을 하지 않고 넘어가면 탈락입니다. 이런 문화를 만들기까지 정말 쉽지 않았지만, 서로 항공 안전을 위해 노력한 끝에, 전 세계 상위 클래스에 들 정도로 안전문화가 바뀌었습니다.


 비행 중 응급상황
 개인적으로 운이 좋아서 그런지, 그렇다 할 상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보고를 하기에 함께 케이스 스터디를 합니다. 데이터를 보면서 ‘아! 앞으로 이런 상황이 생기면 이렇게 해야지’하며 간접 경험들을 축척합니다. 한 번은 조종석 앞 유리가 깨진 일이 있었습니다. 정상적 고도에서 비행할 때에는 바깥 온도는 영하 30~40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앞 유리 온도를 유지하는 시스템이 고장이 나면서 앞 유리가 깨지고 하얗게 금이 갔습니다. 바로 관제탑에 연락해 낮은 고도로 운항을 했죠. 다행히도 자동차 유리 깨지듯 하얗게 금만 가고 창문이 떨어져나가지 않아 무사히 착륙할 수 있었습니다.


 90% 오토파일럿, 10% 사람, 과연 AI시대 조종사들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금은 오토파일럿이 90%정도 비행기를 조종하고 나머지 10%를 사람이 감당하고 있습니다. (10%마저 AI가 하게 된다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래도 조종사 1명 정도는 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200~300명의 승객을 태우고 태평양 망망대해를 건너는데, 비상사태가 생길 때 모든 것을 AI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할 테니까요. 사실 저도 사람 없이 AI만 있는 비행기에 타고 싶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종사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이야기를 하죠. “미래의 비행기는 조종사 한 명, 개 한 마리가 탈것이다. 개는 조종사가 졸면 물거나 짖을 수 있도록 훈련된 개가 될 것이다”라고요.(웃음) 무엇보다 자율주행차가 윤리와 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듯이, 자율주행비행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코로나19 충격과 항공 산업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항공 산업과 관련해 여행, 호텔, 관광업 등이 연쇄로 도산하겠죠. 저 또한 이 정도로 비행을 할 수 없게 될지 전혀 몰랐습니다. 전 세계 메이저 에어라인의 80~90%는 전부 정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동안 대한항공이라는 회사가 만들어놓은 인적자원, 노하우와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인 만큼 이 위기를 어떻게든지 이겨내야 하겠죠. 여객기를 화물기로 운항하는 아이디어도 내며 살아남기 위한 고통 분담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우주산업에 기여하는 조건 등으로 항공 산업이 망하지 않도록 국가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잊을 수 없는 비행, 3년간 대통령 전용기 조종사로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전용기 조종사를 3년 정도 비행했던 것이 저에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촘촘히 짜여진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니 힘들기도 했지만, 대통령을 모시고 3년 정도 지구를 몇 바퀴 돌았습니다. 대통령과 출장을 가기 전, 다른 에어라인 비행기를 타고 사전에 방문할 곳을 한 바퀴 돕니다. 그리고 그 공항에서 회의를 통해, 도착할 시간에 맞춰 의전 동선을 다 계획합니다. 그 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국빈 방문을 하는 것이죠. 어느 날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칠레 산티아고쪽으로 안데스 산맥을 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이 쫙 펼쳐졌습니다. 다들 조종실에 들어와 탄성을 지르고 난리가 났죠. 그때 대통령도 들어오셨는데, 가까이에서 뵙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하면 털털한 서민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웬걸 풍채에서 광채가 나더라고요. 

 


 정년이 8년 정도 남은 시점에 코로나19로 모의비행장치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며, 하승종 기장님은 현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말을 맺었습니다. 28년간 세계를 돌며 그 누구보다 한류의 영향을 몸소 체감하고 있는 기장님은,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외국에 나가 ‘Korea’라고 하면 낯설어 하고 관심도 주지 않았는데, 이젠 외국인들이 한국말로 먼저 인사를 건넨다고 하더군요. 앞으로 펼쳐질 우주시대에 하승종 기장님의 남은 비행과 이후의 인생이 더 아름답게 빛을 발하기를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대한항공 운항승무부/기장 하승종

polaroute@gmail.com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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