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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카빙 ‘영원한 생명력’을 불어 넣다

2023년 4월호(16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3. 12. 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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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숙 명장의 카빙스토리 4] 

 스티로폼 카빙 ‘영원한 생명력’ 을 불어 넣다

 

저처럼 푸드카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요?
푸드카빙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기에 농수산물 시장에 카빙용 재료를 구입하러 가면 상인 분들은 저를 보고 예술 하시는 분 오셨다고 합니다. 그나마 푸드카빙이 뭔지 아는 분들은 푸드카빙 전문가, 푸드아티스트, 식품조각가, 과일공예가, 식재료예술가 등으로 불러주시죠. 저는 다른 분들께 저를 소개 할 땐 ‘식재료에 생명을 불어 넣는 마술사!’로 소개한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술사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있는데요. 그건 바로 시간이 경과하면서 수분이 많은 과일이나 야채로 만든 작품들이 형태를 잃어가는 것이랍니다. 즉 작품이 상하면 버려야 하는 순간이 오기에 과일은 바로 먹고 당근으로 만든 용이나 기타 작품들은 상하면 버린답니다. 카빙작품을 완성하는데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5시간 이상 걸려서 완성되는 작품들도 있는데 이렇게 빨리 없어지니 참 아쉽고 아깝습니다.

힘들게 만든 작품인데 좀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건 없을까? 왜 이런 생각을 안 했을까요? 당연 했습니다. 그래서 스티로폼을 사용해 스티로폼 카빙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스티로폼 카빙은 식재료 카빙보다 2~3배의 시간은 걸리지만 만들어 놓으면 상하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작품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났고, 주위의 권유로 수원의 작은 갤러리에 16종의 작품을 전시하였습니다. 미술 전공자도 아닌 푸드카빙을 하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의 영역에 들어선 것 같은 쑥스러움도 있었지만, 나름 보람 있고 푸드카빙 전문가로서 개인전시는 국내 최초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저를 푸드카빙 전문가에서 스티로폼 예술가로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다른 예술품들처럼 카빙작품도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어 기울인 노력의 시간을 보상받은 것 같아 느낌은 특별했습니다. 마치 스티로폼카빙 작품을 완성한 후 느낀 애틋함 그런 거죠. 보온, 보냉재로 주로 사용되는 스티로폼은 썩지 않는 재료의 특성으로 화재로 소실되지 않는다면 영원한 생명력이 있답니다. 작품으로 영원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전시명은 ‘영원한 생명력’이었습니다. 

처음 만들었던 작품부터 가장 최근에 만든 작품들까지 모아 전시를 하게 되니 푸드카빙 전문가가 아닌, 카빙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는 게 된 것 같아 새롭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와 배달문화 등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스티로폼의 소비가 더욱 증가 되고, 일회용으로 버려져 환경을 오염 시키고 있는 스티로폼을 작품으로 만들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뜻 깊은 전시였습니다. 저의 이런 작품 활동에 의미를 부여 할 수 있어 한편으론 뿌듯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식재료인 농산물을 사용해 카빙작품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올리고, 스티로폼으로 작품을 만들어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작은 보탬이 된 것만으로도 제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봄기운 같은 생명력을 느끼게 됩니다.

한국푸드카빙요리학원 원장 곽명숙
ibmmsk38@hanmail.net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62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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