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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수선화 한 송이

여행/샤넬라송 플라워노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9.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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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라송 플라워노트 9]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수선화 한 송이

 

 

  꽃이 피는 계절, 봄. 그 시작을 알리는 3월이 드디어 왔군요. 새싹들이 피어나는 봄을 생각하면 여러분은 어떤 꽃을 떠올리나요?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 하얗게 만개할 벚꽃 등을 생각하시겠지요.
  꽃 시장을 가득 메우는 봄 꽃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수선화’입니다. 유난히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어느 하루, 새벽 꽃 시장을 들러 싱그러운 꽃들을 쭉 보다가 예뻐 보이는 아이를 한 단 골랐는데, 그 꽃이 바로 네덜란드산 수선화였습니다. 크림색 겉겹 안에 보기만 해도 상큼한 오렌지 빛 봉오리를 품고 있는 수선화. 신문지로 돌돌 쌓은 꽃다발 속에 코를 파묻고 향을 들이켜니, 절로 근심 걱정이 씻기더군요.
우연일까요? 오롯이 저를 위해 꽃값을 지불하고 데려온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입니다. 수선화의 영문 이름은 Narcissus.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시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명칭이지요. 남녀노소 모두가 아름답다고 여기는 미모를 가지고 있던 나르시스는 우연히 연못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에 반해 한참을 바라보다 결국 물속에 뛰어들었고, 그 자리에 수선화가 피어났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꽃이 가지고 있는 전설은 조금 서글프기도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저 역시 매료되어 그 많은 꽃 더미 속에서도 수선화를 선택하고 말았으니, 전설 속의 소년 나르시스나 꽃 나르시수스 이 둘의 美는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선화 한 다발을 통해 제 스스로 그 어떤 위안보다도 힘있는 자위(自慰)를 얻었으니, 나를 사랑해 주고픈 분들에게도 꼭 수선화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처음 보는 순간부터 그 청초한 화형과 은은하게 퍼지는 향으로 여러분을 사로잡을 봄의 꽃, 수선화. 그뿐 아니라, 가녀린 줄기를 조심스레 다듬어주고, 수줍은 듯 포개어진 꽃잎을 피워내기 위해 하루 이틀 정성을 들여 가꾸다 보면, 나를 위한 여유의 시간을 선물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소년 나르시스가 연못에 비친 제 모습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너의 아름다움은 볼수록 나와 같다”라는 최면을 걸어보며 나 자신을 꽃 속에 투영해보세요. 당신은 틀림없이 수선화보다도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이니까요. 그리고 묵은 근심과 걱정은 툴툴 털어버리고, 새로이 오는 봄과 함께 희망찬 새 출발을 바라보세요.

 

샤넬라송 플라워 대표 송혜승
www.shanellasong.com
카카오톡 @shanellasong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9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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