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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소중한 한국에서의 기억들

여행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12. 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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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험기]

짧지만 소중한 한국에서의 기억들



  7개월 전 어느 추운 날, 전혀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는 열망과 동시에, 새로운 환경 속에서 친구를 사귀고 언어와 문화, 새로운 규범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긴장감 속에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똑같은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 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치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여기에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유치원, 초등학생, 고등학생 및 성인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내가 헤쳐 나가야 할 매우 중요한 도전이었습니다.


  서울에서의 첫 번째 밤은 오류동 길가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서 맞았습니다. 거기서 친구와 함께 칼국수라는 첫 한국음식을 먹고, 한국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커피숍에 가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금방 한국 음식과의 사랑에 빠졌습니다. 콩비지, 김치찌개, 짜장면, 비빔밥, 김밥, 삼겹살, 만두, 고기구이, 빙수, 미숫가루... 모두가 내가 좋아하게 된 한국 음식들입니다. 


  미국에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것들(슈퍼마켓에서 식료품 사기, 친구를 만나고 사귀기 등)이 언어 장벽 때문에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처음 한 달 동안 학원에 다니면서 한국어 기초를 배웠지만,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영어를 잘하는 한국교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처음엔 혼자서 일을 하고 혼자 다니는 일이 많았지만, 조금씩 사람들을 만나면서 친구들을 사귀고 어울리게 되었지요.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여러 장소를 알아보고 찾아갔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교회와 미용실도 발견했어요. 특별히 미용실은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했고, 제 머리를 만져주는 미용사의 솜씨는 아주 대단했어요.


  저는 또한 한국의 풍성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투쟁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연장자, 부모님, 선생님, 목사님들을 존경하는 것에 감탄했어요. 서양 문화는 이런 관습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한국의 편리한 교통시스템 덕에 박물관, 기념관, 궁궐, 공원 등의 많은 역사적, 문화적 장소를 탐방하고 서울 밖에 있는 친구들도 찾아가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하지만, 제가 볼 때 한국 사람들은 외모에 많은 신경을 쓰고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제가 그렇게 본 이유는 화장품 숍이 한집 건너 한집씩 있는 것이 눈에 많이 뜨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남의 눈을 의식하고 살아가며 다른 사람이 나의 외모(결국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면 실제 내가 이루어가야 할 것들을 많이 놓치게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2017년 3월이면 저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치과의사로서 사람들을 진료하고 봉사도 하며 생활할 것입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의 한국에서의 경험은 값으로 따질 수 없고,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한국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한국도 친구처럼 저를 받아주었습니다.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요.

Dr. 카할라 캐넌

(Kahala C. Cannon)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87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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