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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초보딱지와 두려움, 제주도에 두고 오다

2018년 4월호(제 10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4.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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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전기 - 언니편]

자전거 초보딱지와 두려움, 제주도에 두고 오다


  ‘청소년끼리, 자전거로, 제주도 한 바퀴를!’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이번 자전거 여행을 위해 저는 ‘리더십 기르기’를 필두로 여섯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저에게 먼저 요구되어진 것은 ‘인내’였습니다.


  자전거 초보인 저는 출발 전에 열심히 자전거를 연습 했습니다. 예상대로 많이 넘어지고 부딪쳤지만 비를 맞아가면서까지 연습을 한 덕분에 한강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준비했는데도 제주도에 도착해 라이딩을 시작하자, 저와 자전거는 친구들로부터 자꾸만 뒤처졌습니다. 따라 가야 한다는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때에는 추운 날에도 땀에 눈물, 콧물까지 흘려가면서 마음속으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자.’라는 말을 반복해서 달렸습니다. 이렇게 나 자신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리더십과 다른 목표들을 기억하고 이루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제대로 성취한 목표가 있다면 그것은 ‘두려움 극복하기’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신도 나고 즐겁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아서 갑자기 가기가 두려워지기도 했습니다. ‘짐을 빼먹으면 어떻게 하나’하는 작은 것부터, ‘사고가 나면 어쩌지, 코스가 길어 거기까지 못가면 안 되는데...’ 제주도에 도착하기 전까지 온갖 걱정들이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죠.


  하지만 제주도에 도착해서 부딪혀 보니 제가 쓸데없는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행 중에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눈이 쏟아져 질척거리는 길에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했고요. 한 번은 이 곳 저 곳 들러 보느라고 시간이 늦어져 밤까지 달리게 된 적도 있었습니다. 가로등이 켜져 있고 후레쉬를 켰는데도 길은 어두웠습니다. 컴컴한 도로 한복판을 자전거로 가로질러 달리는데, 약간은 무섭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아주 상쾌하고 새로웠습니다. 더군다나 경기도에서는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들이 너무 예쁘고 선명하게 빛나고 있어서 목이 아플 정도로 보고 또 보았던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자전거 초보인 제가 자전거로 제주도를 한 바퀴를 돌다니, 아직도 어떻게 했는지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또 걱정과 두려움이 찾아올 때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딪혀 해결하고 좋은 쪽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몸은 벌써 자전거와 이별한지 오래지만, 용기 있고 도전하는 사람으로 계속 살아가고 싶습니다.


한수정 (고2)

hannah0112@naver.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102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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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 - 오빠편]

제 102호 ‘배려’와 ‘여유’의 두 바퀴를 끼고 달린 제주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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