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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환경칼럼] 미세먼지 유감

2018년 5월호(제103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8. 5. 15.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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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환경칼럼]

 

미세먼지 유감

 

 

2018322일자로 전기자전거가 자전거가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이제까지 전기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라 도로 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오토바이였습니다. 따라서 전기자전거를 타려면 운전면허가 있어야 했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201732일자 자전거이용활성화법법안통과로 인해 자전거로서의 공식적인 지위를 얻었고 자전거 도로로 통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전거이용활성화법 중”(이하, 전기자전거 법)은 제가 사업을 시작하던 2011년부터 계속적으로 법안이 상정되었지만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폐기 되었죠, 그 결과 전기자전거 산업이 발전하는데 발목을 잡았었습니다. 그간 수많은 공청회를 통해 국회의원들과 정부관계자들에게 끊임없는 설명과 설득을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이제 규제개혁 차원의 법안통과와 시행을 통해 전기자전거 산업과 자전거 산업 전체의 확장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저희 그린휠 지바이크도 이제 제대로 된 전기자전거 사업이 시작을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야 이렇게 탄력을 받은 전기자전거 산업인데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복병을 만났습니다. 바로 미세먼지입니다. 새해가 되고 봄이 시작되면 항상 자전거 산업은 붐이 일어납니다. 새 출발의 마음으로 자전거로 운동을 하거나, 출퇴근을 하고, 봄이 되어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신규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인데요, 근래에는 그 붐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어도, 계속되는 미세먼지의 급습으로 인해 전기자전거는 부상도 하지못하고 바닥을 기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적은 전기자전거를 통해 배출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여보고자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그 노력은 불어 닥친 미세먼지 돌풍으로 요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세먼지 발생의 50%이상은 중국발입니다. 그간 국내 미세먼지의 상당량은 중국에서 유입되는 걸로 추정되었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춘절 때 터뜨린 폭죽이 국내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국내연구진에 의해 과학적으로 규명한 겁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관측 결과, 초미세먼지와 함께 폭죽의 산화제로 쓰이는 칼륨의 농도가 평소 7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당시 기류를 역추적 해봤더니 중국의 수도권과 만주 지역에서 곧장 한반도를 향합니다. 중국의 고유한 전통인 춘절 불꽃놀이를 이용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입증한 겁니다. 제가 이전 글에서 50% 차지하는 국내문제에 대해서도 다루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오는 기류가 동쪽으로 넘어오지 않고 한반도의 정체된 기류일 때 국내 발생 미세먼지로 인해 오염농도가 올라가게 됩니다. 50%의 국내 발생 미세먼지 중 최대 원인은 소규모사업장 38%, 발전소 15%로 경기원구원에서 조사한바가 있습니다.(2018.4.15.) 그래서 국내 미세먼지를 줄여보고자 노력하지만, 지구는 하나의 대기시스템으로 돌아가다 보니 쉽지만은 않습니다. 서울시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150억을 들여 대중교통 이용을 통해 줄여보고자 하였으나(2018.1.17.) 서쪽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 바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미세먼지를 아무리 저감한들 해결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의 1990년대부터 시작된 8%의 급격한 경제성장 때문입니다. 한국식모델인 수출주도형 경제개발 모델인데, 자원을 들여와서 가공해서 해외로 수출하는 모델입니다. 계속되는 중국의 경제성장은 제조업을 통해 이뤄지며 이 때 전기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 전기에너지는 화석연료 발전으로 이뤄지며 이로 인해 미세먼지가 발생합니다. 또한 제품 생산 시 재료의 가공과 절단 등으로 발생하는 분진과 여과처리하지 않고 페인팅 작업을 하여 고체화된 입자가 대기로 배출됩니다. 게다가 만들어진 제품들을 배달하기 위한 물류시스템은 중국전역으로 이동하며, 전 세계로 배송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 시스템을 사용하기에 배기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전 세계의 공장이 되어버린 중국이 계속해서 경제성장을 한다면, 미세먼지 발생량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무섭게 성장한 중국의 일반 사람들도 이제는 여유가 생겨 하나둘씩 자동차를 갖고 싶어 합니다. 맥킨지에 따르면 2022년까지 중국에 판매되는 자동차중에 두 대 중 한대는 SUV라는 것입니다. (NYtimes 2018.3.3.) SUV는 높은 출력으로 더 많은 배출가스를 발생할 뿐 아니라 디젤연료를 사용해서 미세먼지 배출량도 더 많아지게 됩니다.

 결국 미세먼지 해결책은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입니다. 먼저 정부에서는 이 미세먼지 발생에 대해 중국에 대한 항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중국의 답변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협력을 통해 또는 규제를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합니다. 이것은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치적인 문제로 어렵다면, 환경부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를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는 운동에 참여해야 합니다.

 따지고 보면 언제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가성비! 용어가 있습니다. 이건 물건을 살 때 필수적으로 따져야 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성비가 좋지 않은 제품을 사면 속는 기분이 들고 물건을 잘못 산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저도 가성비 참 좋아하는데요, 웬만한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가격이 맞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게 됩니다. 게다가 저희 그린휠의 제품도 절반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가성비라는 단어에는 무서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샤오미 등을 필두로 한 중국에서 만들어진 값싸고 질 좋은 디자인 좋은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은 없습니다. 어딘가에서 그 다른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죠, 저는 사실 그것이 미세먼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싸고 질 좋은 디자인 좋은 제품을 많이 사다보면, 중국동부의 공장들의 가동시간과 생산량은 마구마구 늘어날 것이며, 그 때 방출된 미세먼지는 바람을 타고 동쪽으로 날아오는 것이죠, 그리고 가성비에 대한 대가를 미세먼지로 치르며 또 다시 중국산 가성비 좋은 공기청정기를 막아보고자 애를 쓰는 것이 저와 우리의 현실입니다.

 

 저는 봄 꽃 중에 벚꽃을 제일 좋아하는데요, 이 몇 주간 봄꽃을 보는 날은 겨우 하루 이틀에 불과했습니다. 미세먼지로 인한 봄나들이가 없어진 현상에 대해 중국에 대한 비난을 하고 있습니다. 맞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에 마냥 비난만 할 수도 없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중국산이라는 사실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장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옮긴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국내의 몇몇 기업들이 중국에 북서쪽지역에 나무 심기를 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낮추기 위해 사막화되는 땅을 녹지화 시킨다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실행하는 기업들의 노력에 칭찬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중국의 민도는 낮아서 우리가 비난만 한다고 그들이 깨닫고 고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미세먼지에 대해 스스로 노력해서 베이징의 공기질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우리에게 그 영향이 미치려면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의 노력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서히 벚꽃이 지고 있습니다. 봄꽃과 봄나들이가 생각나지만 나갈 수 없는 현실 그리고 단순할 것 같지만 단순하지 않은 경제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미세먼지 문제는 앞으로 우리와 우리 후손의 미래가 달려 있는 봄의 불청객이 될 것입니다.

 

그린휠()대표 최승호

www.gbikeshop.co.kr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03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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