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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콘텐츠의 힘

2019년 2월호(제11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4. 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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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rospective & prospective 19]

  콘텐츠의 힘

오늘 아침 뉴스에 방탄소년단의 DNA뮤직 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6억뷰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뮤직 비디오를 직접 봤을 때의 전율이 떠오릅니다. 기존의 음악용 뮤직 비디오와 사뭇 다른 예술성과 플롯으로 전 세계 음악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생각했었지요. 공연계는 어떠한가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태양의 서커스팀<쿠자>공연이 지난 6일을 끝으로 9주간 86회 대장정의 막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를 돌며 수준 높은 서커스 공연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태양의 서커스 팀은 2007년<퀴담>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알레그리아>, 2011년<바레카이>, 2013년<마이클잭슨 임모털 월드투어> 그리고 이번 2018년에는<쿠자>를 선보였지요. 12월 20일 시작된 이 공연은 총 86회 공연 중 28회는 완전매진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공연도 95%라는 놀라운 객석 점유율을 자랑했답니다. 이 공연으로 벌어들인 티켓 수입은 총 258억 원이라고 합니다. 순간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고군분투하시느라 머리가 하얗게 새서 안타까웠던 기획사 대표님이 떠오릅니다. 오랜만에 목에 힘을 주고 다니실 수 있으시겠지요?

지금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는 세계적인 뮤지컬 <라이온 킹>이 공연 중입니다. 1월 9일 첫 공연을 시작한 이 공연은 전 세계 9천 5백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한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작품이지요. 인터내셔널 투어는 오리지널 연출가인 ‘줄리 테이머’가 연출을 맡아 브로드웨이 오리지널의 무대 스케일과 아름다움을 아시아 무대 위로 펼쳐 놓습니다. 아프리카 소울로 채워진 음악, 예술과 과학으로 탄생한 무대와 의상, 배우들의 신체의 아름다움과 혼연일체 된 동물 캐릭터의 표현과 안무는 <라이온 킹>만의 특별함으로 <라이온 킹> 만큼은 반드시 오리지널로 봐야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답니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에 가지 않고도 원어 그대로의 감동을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최초의 무대입니다. 이 공연의 티켓은 1, 2, 3차 오픈을 하자마자 순식간에 거의 모든 좌석이 매진되어 버렸지요. 이러한 월드 클래스 콘텐츠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록 제작된 국가는 다르지만 전 세계 어디에서 공연하든 이런 공연들은 언어, 문화, 지역에 상관없이 인간 본연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건드린다는 점입니다. 좋은 콘텐츠라면 인간의 공통 심성을 자극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고도의 연출, 무대효과 등과 결합되었을 때 폭발적인 힘을 갖는 것이지요. 이런 무대가 회자될 때마다 일각에서는 티켓 가격을 운운하며 비싼 출연료를 지불해야 하는 그런 공연을 꼭 봐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그리고 예술마저도 빈익빈 부익부의 원리를 따르는 것 같아 씁쓸하게 여겨질 때도 있지요. 철저하게 자본의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 공연 시장의 티켓 가격은 표면적인 수치로만 본다면 너무도 현실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공연예술의 수준을 향상시키고 대중문화의 질적 성장을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이런 월드 클래스 공연들이었습니다. 충분히 티켓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만 즐길 것 같았던 이런 공연들이 전반적인 공연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바로미터가 되어 주었고 우리가 스스로 제작하는 공연들의 기준이 되어 질적 성장을 이끈 것입니다. 좀 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공연의 수준, 관객의 수준은 함께 높아져야 전반적인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는데 세계적인 수준의 공연들이 자주 내한해서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의 최고 수준은 저 정도구나라고 알 수 있어야 우리나라에서 제작하는 공연의 수준도 높아지고, 해외에 나가 브로드웨이에서 <라이온 킹>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관객들의 공연을 보는 눈도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공연을 만드는 사람과 향유하는 사람의 수준이 동시에 높아지면 어느덧 한국에서 제작한 콘텐츠의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이 되어 우리의 공연이 해외투어 공연을 나가는 경우도 늘어나게 되고 외국에서도 우리의 콘텐츠를 보러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런 희망을 갖고 오늘은 우리의 힘으로 직접 만든 대학로 연극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보러 가야겠습니다.


예술의 전당 교육사업부장 손미정

mirha2000@naver.com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2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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