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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성 아트센터 ‘창작의 짐을 짊어진 자유로운 영혼의 쉼터’

2019년 2월호(제112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4. 22.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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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방문기]

금보성 아트센터

창작의 짐을 짊어진 자유로운 영혼의 쉼터

창작의 짐을 짊어진 자유로운 영혼의 쉼터
아트센터에 오신 분 중에 “유명한 화가 누구, 누구 그림 가지고 있나요? 어떤 작가의 작품이 가치가 있느냐?”고 문의 해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림이 부동산처럼 투자나 투기의 목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누구의 작품을 구매했는데 얼마 올랐다, 누구 작가 작품이 앞으로 비싸질 것이다 하는 시장의 소문은 그림을 문화가 아닌 상품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옥션과 언론이 만들어 놓은 작가 외에 진정성을 가지고 작업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것이 금보성 아트센터의 역할입니다. 작가의 가능성을 한두 번의 전시로 판단한다는 것은 오류일 수 있습니다. 매점매석하는 것은 문화가 아닐 뿐더러 좋은 작가를 기대할 수 없도록 문화대지를 피폐케 합니다. 저는 좋은 작품을 소장해 보지 않았고 과거에 샀던 작품이 기대 이상으로 오르지 않았지만, 7년여 동안 12,000명이라는 작가가 이곳에서 전시 했다는 것이 더 자랑스럽습니다. 부자들이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을 구입하고, 문화라는 이름으로 많은 작품들을 컬렉션 하고, 그 중 일부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컬렉션은 투자가 아닌 ‘나눔이고 소통’입니다. 아무런 댓가 없이 작가들을 위해 나눔과 소통을 한 컬렉터가 몇이나 될까요. 그 수요가 문화 척도이며 수준입니다. 블루칩 작가 작품을 소장하는 것도 중요하나 작가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지원을 했는가, 또 할 수 있는가도 보아야 합니다.

한글회화의 거장
제가 모태신앙이라 자연스럽게 철학과 신학을 전공하였지만, 문학과 미술에 관심이 많아 스무 살에 시집을 내고 첫 전시를 해서 많은 분들이 놀라시는데요. 사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를 쓰면서 볼펜의 색을 바꾸어 썼던 것이 한글 문자 그림의 시초였습니다. ‘아! 색깔만 바뀌어도 글자 느낌이 다르네. 글자를 그림으로 바꾸면 어떨까?’하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34년간 지속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미대생들도 감히 시도 하지 않는 개인전을 신학교 1학년 때 하였습니다. 신학생이 전시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34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50회의 개인전과 시집 7권을 상재하고 변함없이 한글 전시를 하다 보니 미술 전공자도 아닌 저에게 어느 날부터 언론이 ‘한글회화 거장’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주었습니다. 모국어인 한글을 현대회화 코드로 만들었다는 것을 보수적인 미술계가 인정한 것입니다. 
  
금보성 아트센터의 ‘소통과 나눔’
이 땅에 선교사들이 처음 시작했던 사역은 ‘병원과 학교’였습니다. 21세기 문화가 뿌리내리고 열매 맺기 위해선 복지와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아트센터는 단순한 전시 공간이라기보다 문화의 전초기지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지만 목적이 무엇인지 잘 깨닫지 못했는데 이것을 통해 제가 준비되어지고 훈련되면서 현재에 이를 수 있지 않았나 반추해 봅니다. 소통과 나눔은 아직도 제게는 무거운 짐입니다. 모든 이들과 소통하고 모든 이들에게 제 것을 나누는 것이 늘 도전이고 시험입니다.(웃음)

일반적으로 갤러리는 대관료를 받거나 그림을 팔아 나누는 방법으로 운영합니다. 아트센터는 공간 대관료를 받지 않고, 작품 판매를 해도 100% 작가에게 돌려줍니다. 문화는 씨앗을 뿌리는 농부와 같습니다.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가 될 때까지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 소통입니다. 작가가 성장하게 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교회에서는 심방이라는 것이 있지요. 작가를 심방하는 것이 나눔입니다. 1년에 2,000여 명의 작가들의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찾아다녀야 합니다. 초대전과 그룹전을 번갈아 열면서 젊은 작가, 지방작가, 무명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미술계 최고의 1억 상금인 ‘한국작가상’(60세 이상)과 ‘창작상’(60세 이하)을 제정했습니다. 그 외 청년작가상, 대학생작가상 등 1년에 40여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여 상금을 주며 전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재원 마련입니다. 한해 12억 정도의 재원이 필요한데 정부나 기금을 지원 받지 않고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제가 그리는 그림으로 가능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이 아트센터가 멈추지 않도록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소장해 주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청소하는 갤러리 관장
제가 마음속으로 존경하는 두 분이 있습니다. 한 분은 간송 ‘전형필’선생으로 일제 때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전 재산을 팔아 사들였습니다. 또 한 분은 경주 ‘최부자’입니다. 최부자는 우리나라 말로 ‘마름’이라는 관리 집사를 두지 않고 소작농들과 직접 소통하였습니다. 저도 이 분의 영향을 받아 아트센터에 큐레이터나 직원을 두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직접 만납니다. 직원이 없으니 저도 작업하면서 청소하고 주차관리도 합니다. 이곳을 잘 관리하라고 제게 맡겨진 것이지 누리라고 준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또다른 국가다’
저는 가끔 문화 반란을 꿈꿉니다. 로마에 ‘바티칸’이라는 국가가 있습니다. 건축물과 예술작품으로 관광수입이 엄청납니다. 스페인에도 여러 국가가 있습니다. ‘피카소 미술관’, ‘가우디 건축물’, ‘살바도르달리 미술관’, ‘미로 미술관’입니다. 화가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작가들이 스페인의 문화 대통령이라 생각합니다. 정치 대통령은 아니지만, 이 작가들은 죽어서도 그 나라와 국민들을 계속 먹여 살리고 있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한국 작가의 전시를 보러 인천공항으로 입국 한다면 그들이 문화 대통령인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작가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너희들은 피카소나 가우디 같은 국가다. 국가에 전쟁도 있을 수 있고, 절망도, IMF도 있을 수 있지만, 너희가 흔들리면 국가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겠냐? 힘들지만, 절대적인 군주와 같은 마음으로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금보성아트센터 화가 금보성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 36길 20
kimboseong66@naver.com
02-396-8744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2호>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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