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기준점(틀) 효과

2019년 5월호(115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9. 7. 13. 17:22

본문

[나의 심리 한번 들여다볼까요? 2]

 

기준점(틀) 효과

 유리잔에 액체가 50% 정도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이것을 심리적 가치판단을 섞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표현하곤 합니다. “유리잔에 반이나 남았네!”, “유리잔이 반이나 비었네!” 앞의 것을 말할 때에 우리의 뇌와 무의식은 앞의 표현은 ‘남은 것’에, 뒤의 것은 ‘잃은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액체가 독약과 같이 치명적인 것이냐, 아니면 인삼물과 같이 좋은 것이냐에 따라 달리 표현할 것입니다. 독약의 경우는 ‘반이나 남아있네!’라고 하며 빨리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표현하겠지요. 정반대로 인삼물인 경우는 ‘반밖에 안 남았네!’라며 많이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내겠지요. 이럴 경우 우리는 기대하고 소망하는 어떤 기준점(틀)을 마음에 미리 설정하여 표현하고, 듣는 사람들이 그런 기대를 따라주기를 바랍니다. 


 우리 뇌는 복잡한 계산을 싫어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일종의 기준점(틀)이 나에게 미리 제시되면 그것의 옳고 그름을 복잡하게 따지지 않고 단순화시켜 마냥 따라하는 경향을 가집니다. 이 기준점(틀)은 예상 외로 매우 강력하게 사람들의 뇌 속에서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은 마케팅에 이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이런 기준점(틀)을 미리 설정하여 표현합니다. 판매자가 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함에 따라 우리가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지를 볼까요?


‘지방 함유량 25%의 고기’ vs. ‘살코기 75% 함유된 고기’


결과는 후자로 표현된 것을 더 많이 구입했습니다. 둘은 결국 같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행동하는 것을 한 번 볼까요?
‘콘돔이 에이즈를 막아줄 확률은 95%’라고 말했더니 대학생들 중에서 약 90%가 콘돔을 사용하기를 훨씬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콘돔이 실패할 확률은 5%’라고 말했더니 콘돔을 사용할 확률이 40%로 떨어졌습니다. 역시 같은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현대 대도시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매우 복잡한 삶을 영위하기에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것들이 많아 ‘뇌의 피로도’가 아주 높습니다. 이 점을 이용해 물건을 사게 만들거나 아니면 자기에게 유리한 (사회적, 정치적) 행동을 하게 만들려는 사람들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런 사회에 살 수밖에 없는 각 개인들은 이러한 점에 유의하여 서로가 부정적인 틀을 만들어 조작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동시에 이런 편법이 통하는 사회가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애써야 할 것입니다. 모든 기존 권위를 다 없애려는 프랑스혁명(1789)부터 러시아의 공산당혁명(1917) 이후 현대 서구사회에서는 인간의 신적(정신적) 기원이 제거되고 오로지 물질화된 인간으로 보는 시각이 현저하게 커졌습니다. 이런 결과로‘세뇌공작’과 같은 것을 통해 인간을 조작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해졌습니다. 


21세기 현재 공산주의는 대부분 막을 내렸지만 끊임없이 광고를 반복하여 사람들 속에 소비에 대한 기준점(틀)을 결정 지으려고 몸부림치는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1세기 판 세뇌공작’에 뛰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기준점(틀) 효과를 이런 부정적인 차원과는 정반대로 ‘긍정적’ 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즉 한 사회가 전쟁과 같이 매우 어렵고 혼돈스러운 상황을 견디어야 하는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준점(틀)을 부정적이 아니라 긍정적으로 제시하는 겁니다. 역사적 예를 들어볼까요? 나치의 폭격기가 영국해협을 건너 런던을 폭격할 때에 영국의 찬란한 역사와 영국민의 심원한 저력을 긍정적, 낙관적 태도로 제시하며 온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서 싸울 것을 요청하는데 성공한 처칠 수상과 같이 말입니다. 그의 신념은 이렇습니다. “건강한 여론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민주주의는 어리석고 비효율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인류와 역사파괴적인 국가사회주의(나치)나 좌파나 계급사회주의(소련)보다는 월등하게 낫다.”

 

경기도 군포시 윤기석

 

이 글은 <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15>에 실려 있습니다.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는 

  • '지역적 동네'뿐 아니라 '영역적 동네'로 확장하여 각각의 영역 속에 모여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스토리와 그 속에서 형성되는 새로운 문명, 문화현상들을 동정적이고 창조적 비평과 함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국내 유일한 동네신문입니다.
  • 일체의 광고를 싣지 않으며, 이 신문을 읽는 분들의 구좌제와 후원을 통해 발행되는 여러분의 동네신문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시면  매월 댁으로 발송해드립니다.
    연락처 : 편집장 김미경 010-8781-6874
    1 구좌 : 2만원(1년동안 신문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예금주 : 김미경(동네신문)
    계   좌 : 국민은행 639001-01-509699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