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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기(좋은 것)와 망각하기(나쁜 것) 1

2020년 5월호(127호)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20. 6. 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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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비)심리 한 번 들여다볼까요? 12]

기억하기(좋은 것)와 망각하기(나쁜 것) 1

 

인간의 심리는 뇌, 호르몬,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됨의 본질인 자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는 사실이 점점 더 많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인간에게 일어나는 현상의 하나로‘기억과 망각’이라는 주제를 이번호에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기억과 망각’은 인간 삶에서 동시에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동서양의 모든 지혜는 말합니다. 나쁜 것은 망각해야 하지만 좋은 것은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잊어야 하는 나쁜 것은 그렇게도 잊혀지지 않으며, 또 기억하고 싶은 좋은 것(예: 영어 단어)는 또 그렇게도 잘 잊혀지는 것이 인간의 현실입니다.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는 다음의 실험을 했습니다. 초당 2.5음절의 속도로 큰 소리로 어떤 것을 읽을 뿐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외우게 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기억하는 지를 살폈습니다. 그런데 20분 후에는 60%, 1시간 후에는 55%, 하루 후에는 33%, 6일 후에는 23%만 남았습니다(‘에빙하우스 망각곡선’).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 곡선은 더욱 가파르게 하강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좋은 것을) 잘 기억할 수 있을까요? 꼭 필요하고 좋은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동서양에서는 오랫동안 대응전략, 기억술이라는 대안을 발전시켜 왔고, 자료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한 전술입니다. 매우 복잡한 21세기에도 쓸 기억술을 살펴봅시다.
새로운 것을 기억한다는 것은 뇌과학의 입장에서는 신경결합인 시냅스를 새롭게 창조해 내는 과정입니다. 첫째,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시냅스를 조합해서‘새로운 시냅스를 창조’해내는 것을 다음과 같이 연습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매우 다양한 색깔(빨주노초파남보),형태(삼각,사각,오각,육각,칠각…), 형상, 냄새, 촉각, 음향(음악), 느낌, 이미 아는 이야기나 사건 등에 대한 특정한 시냅스들을 기본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런 것들 중에 적합한 것과 새로운 지식을 결합시켜서 약간은‘억지로’라도 새로운 시냅스를 만들어내어야 합니다. 즉 이전 것과 새 지식을 서로 연관,연결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가장 간단한 단어, 서로 연관된 사건, 복잡한 스토리 혹은 논리적 내용들을 다룰 때마다 각각 다른 전략을 써야 하기는 합니다. 이럴 때에 연필을 들고 어떻게 서로 연관시킬지 전략을 세우며 그 결과를 노트에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말 중요하고 꼭 나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기억이라면 이렇게 해서라도 노력하게 됩니다.
둘째, 시간 단위를 잘게 나누어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기억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한 번에 장시간 앉아서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30~60분 단위로 끊어서 날마다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뇌에서는‘장기강화’라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즉 우리 뇌의 앞부분 껍질인 전전두엽에서 발생하였던 단기지식이 장기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중심인‘변연계’로 이동해서 자동적으로 꺼내어 쓸 수 있게 됩니다.      
셋째, 잠을 잘 자는 것이 기억에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은 잠든 후에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깊은 잠인‘델타수면’에 빠지면 의식이 있는 동안 우리가 학습한 정보를 장기기억장치로 옮깁니다. 이때에 불필요하게 스쳐지나가도 되는 데이터들을 과감하게 버리며, 반복해서 학습했던 꼭 필요한 것을‘선언하는 형식’으로 기억한다고 합니다. 특히 좋은 잠을 잘 때에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서 기억과 생존을 돕습니다. 즉 심리적 여유를 주관하는 호르몬인‘세로토닌’, 행복호르몬인‘도파민’, 특히 학습경험을 뇌에 고정하는‘아세틸콜린’이 증가합니다. 정반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산만하게 하는 불안호르몬인‘코르티졸’은 좋은 잠을 잘 때에 감소합니다.  
그런데 사실 인간에게‘기억’보다 더 중요한 것은‘망각과 기억왜곡’입니다. 다음 6월호에 이에 대해서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도 군포시 윤기석 

 

이 글은<행복한 동네문화 이야기 제127>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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