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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작품과 화가와 음악이 딱 맞아 떨어질 때 정말 환희를 느껴요!

기업/가비양(커피 칼럼 & 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9. 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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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 & 커피스토리 43]

미술작품과 화가와 음악이 딱 맞아 떨어질 때 정말 환희를 느껴요!

 

- 최정주의 행복한 예술산책 -

  8월 9일 이태원에 위치한 ‘스트라디움’을 찾았습니다. 바로 ‘최정주의 행복한 예술산책’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죠. 6개의 최고급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는 스트라디움에서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과 독일의 낭만주의자 ‘카스파르 프리드리히’의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1818) 작품을 놓고 최정주 선생님의 낭랑한 목소리가 실내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강의가 끝난 후, 발갛게 상기된 모습으로 제 앞에 앉으며 잠시 숨을 고르고, 차분히 대화를 풀어가셨어요.

 

<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 -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1818) >

 

피아노를 전공하셨데 어떻게 그림과 접목해 스토리 있는 강의를 하게 되셨나요? 
 저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피아노 교수법을 대학에서 강의 했었어요. 1990년대에 피아노 교재가 외국에서 들어오면서 새로운 피아노 교재에 대한 교수법을 강의할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그때 저는 대학의 아동음악과 학생들과 피아노학원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그 강의를 한 것이죠. 이렇게 20년이 넘게 하고 있던 중, 6년 전에 음악출판사에 다니는 후배가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새로운 교육의 추세인 예술융합교육인 음악과 미술을 결합한 교재가 나오는데 강의를 준비해 줄 수 있냐고요. 저도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라서 흔쾌히 수락 했습니다. 사실 미술은 이때부터 전문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지요. 그런데 말이죠. 하다 보니 미술 강의가 더 재밌는 겁니다. 이젠 피아노교사, 음대생, 예술전공이 아닌 대학생들에게 예술강의를 하며 그들에게 음악보다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미소 짓게 됩니다. 무엇보다 전에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는데 작년 3월부터는 스트라디움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그림과 음악을 함께 소개하는 ‘아트엔뮤직 큐레이션’을 체계적으로 강의하며 점차 틀을 잡아가고 있어요. 더불어「행복한 예술태교」를 출간해서 임산부를 위한 예술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기대를 하고 올 수 있는 예술프로그램일 것 같은데요. 이것을 준비하며 제일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의 ‘아트엔 뮤직큐레이션’은 한 화가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며 그에 맞는 클래식을 선곡하여 같이 감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때 제가 제일 중점적으로 신경쓰는 부분이 바로 그림과 음악을 매칭하는 것이죠. 제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이 “이 그림에 이 음악이 너무 좋았어” 라는 말을 할 때, 제가 생각해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때 환희가 느껴집니다. 이런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화가를 바꾸어 가며 강의하는데, 제가 정한 화가와 한 달 동안 아주 밀도 있게 데이트를 합니다. 이러면 처음 내가 알고 있던 화가는 한 달이 지난 후에 전혀 다른 인물일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클림트’였어요. 클림트는 ‘사생활이 문란하고 에로틱한 그림을 주로 그린 화가’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끝날 때는 클림트의 풍경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의 여인들이 얼마나 화려한 문양과 색채로 그려져 있는지, 그의 깊은 사색과 통찰을 통해 그려진 벽화가 얼마나 위대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이렇게 화가 한 사람 한 사람을 깊이 알아가며 이해하고 좋아하게 되는데 ‘카라바조’와의 데이트는 너무 힘들었어요. 카라바조는 바로크를 시작한 천재적인 화가입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에 ‘테네브리즘’이라 불리는 빛의 사용을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테네브리즘으로 연극무대와 같은 극적인 긴장감을 그의 그림에 불어 넣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렘브란트와 같은 바로크의 화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살인자였고 폭력을 일삼는 사람이었습니다. 부랑아와 같은 삶을 살았던거죠. 그러한 그에게서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 나온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것을 설명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카라바조를 어떻게 접근하여 스토리텔링을 펼쳐갈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강의를 준비하면서 그의 능력을 알아준 주변의 많은 후원자들에 의해 그는 빛나는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결국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로마로 향하여 가던 중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극적인 삶을 부각시키고자 슬픈 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진 비탈리(T.A.Vitalli) 샤콘느(Chaconne)를 선곡했는데 곡을 들으며 많은 분들이 감동을 느꼈다고 리뷰해주셨을 때 저도 마음이 벅찼습니다.

 

‘최정주의 행복한 예술산책’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 일을 하면서 제 강의를 듣는 분들의 반응이 너무 좋을 때 위로가 되고, 힘이 납니다. 보통 피아노을 전공하면 연주를 하거나 가르치거나 하게 되는데, 그동안 저는 가르치는 일을 선택했지만 매너리즘에 빠질 때도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그림과 음악을 융합하여 강의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강의는 아직 하는 분들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해설이 있는 음악회라든지, 음악과 그림을 간단히 매칭시켜 하는 강의는 많지만, 음악과 그림에 대해 깊이 있게 연관지어 소개하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 저는 그림과 음악 그리고 그 외의 예술장르를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하고자 뜻을 같이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한국예술융합교육학회’를 만들었고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 4년째 되어 가고 회원은 150명정도 됩니다. 학회에서 예술융합을 연구하고 세미나와 연주회를 매년 열고 있습니다. 일을 하며 무엇보다 저에게 의미있는 것은 제 삶이 바뀐 것 입니다. 제가 미술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되도록 실수하지 않게 준비를 더 철저히 하려고 하죠. 그림도 여러 번 다시보고, 책도 여러 권을 보며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니 책의 실수들, 블로그들의 잘못된 글들, 잘못된 그림들도 보이더군요. 작년 9월에는 ‘서울시립도서관’에서 도슨트 과정도 이수했습니다.

 

  제 삶이 이렇게 바뀌고 제일 난감해 하는 건 제 남편이죠! 같이 여가를 보낼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예요.^^ 준비하기 위해 오전에 자리에 앉으면 새벽 1시까지도 거의 안 움직여요. 집중과 열정을 쏟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그 이유는 제가하는 일이 여러 음악을 들으며 선곡하고, 화가의 여러 그림도 봐야하기에 금방 끝나는 작업이 아니니까요. 사실 피아노는 어려서부터 엄마의 열심으로 시작해서 철들어보니 피아노전공을 꿈꾸고 있었어요. 저의 직접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그렇게 키워진 것 같은 느낌이죠. 그런데 말이죠. 제가 음악을 전공했기 때문에  음악을 통찰력 있게 고를 수 있는 기본이 된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았으면 음악 선곡이 힘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 나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행복하게 그리고 강의 스토리텔링에 빠져 ‘아트앤뮤직 큐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가며 다른 사람에게 이 행복한 예술 산책을 진행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습니다.

 

구체적인 수강생들의 반응과 수강생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유럽에서 오래 살다 오신 분이 “이런 강의는 처음이다. 유럽에서 도슨트 강의를 듣기도 했지만 너무 새롭다”고 하시더군요. 이분 친구가 올해 9월 한국을 방문하는데 스트라디움에서 하는 제 강의에 맞춰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려고 하니 날짜가 언제냐고 하셨어요. 또 어떤 분은 오스트리아에서 클림트를 보고 왔는데 작년에 들은 제 강의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도 했습니다. 40~60대 여성분들이 주로 강의를 들으러 오시고, 또 들은 후에는 많은 분들에게 소개를 해주십니다. 예술에 대해 지적으로 또 감성적으로 알고자 하는 부분을 비슷한 또래인 제가 감성코드가 같아서인지 시원하게 긁어 주기 때문인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보다 제가 예술을 전달하는 사람이니 저를 통해 예술을 쉽게 접하고 좋아했으면 합니다. 제대로 아는 것은 힘들지만, 먼저는 좋아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어렵지 않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설명하는 것을 받아들이겠지만, 그 이후엔 예술이 본인의 삶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예술교육의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요?

 

 

가비양과의 만남과 가비양의 매력
 서울 시향 콘트라베이시스트 수석이신 ‘안동혁’님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안수석님 부부가 저희 부부를 가비양에 데려가 주셨죠. 사실 저희 부부는 커피를 정말 몰랐어요. 이젠 가비양 커피 외엔 안마시죠. 저희 남편은 다른 것은 잘 도와주는 편인데 주방일은 영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가비양 덕분에 아침이면 커피 내리는 습관이 생겼고, 커피에 관심도 갖게 되었지요. 커피를 모를 때 제가 외우는 커피종류는 예가체프 하나였고 그래서 주로 그것을 주문했습니다. 하지만 가비양 커피클럽 회원이 되고, 가비양에서 2주마다 한번씩 바로 로스팅해서 보내주는 다양한 생산지의 커피를 받아보면서 가비양의 모든 커피를 좋아하게 되었고, 또 매번 받을때마다 이름과 맛이 궁금해지기까지 합니다. 가비양의 매력요? 그야 양동기대표가 매력이죠.^^ 친절한 동네 아저씨 같은 분위기지만 커피에 대한 집념과 맛에 대한 신념이 대단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커피와 콜라보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니셨습니다. 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각별한 분 같아요. 게다가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의 창을 늘 열어 놓고 있어서 저희 부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계획
  화가를 통해 또 음악을 통해 사람의 인생을 만납니다. 마치 제가 매달 위인전을 읽는다고 해야 할까요? ‘내가 좀 더 이런 생각을 하고 예술을 했으면...’, ‘지금보다 10년, 20년 젊었으면 다시 해볼텐데...’ 하면서 만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생각하죠. 사람들은 언제까지 할 거냐고 합니다. 그럼 전 제 몸이 다할 때까지라고 이야기하죠. 스트라디움에서 매달 2회씩 정기적으로 강의하고, 9월부터는 성남문화재단과 11월에는 JCC문화재단에서 강의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9월 말쯤에「말씀이 들리는 예술산책」이라는 그림과 음악으로 말씀을 묵상하는 크리스찬을 위한 책을 세광음악 출판사에서 출간할 예정입니다.

 

  바로 이날, 독일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프리드리히’ 강의를 들으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리젠게비르게의 아침’(1811)의 작품에 그리그의‘페르퀸트 아침분위기’(Morgenstimmung)곡이 딱 맞아 떨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림이 보여지고, 잠시 후, 음악이 나오니 마치 그림 속에 파도가 움직이는 듯 했거든요. 인터뷰 마지막에 제 감상을 이야기 하니 사실 그리그의 페르퀸트는 바다에 어울리는 곡인데 프리드리히가 그린 ‘리젠게비르게의 아침’은 산을 그린 거라고 하더군요. 그림속의 산이 움직이는 것으로 느꼈다면 아주 잘 본 거라고 하셨죠. 인터뷰를 마치며 예술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가고자 노력하시는 최정주 선생님의 강의에 더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최정주 | www.STRADEUM.com
02-3019-7500

 

가비양 커피클럽  문의 010-9405-8947

www.gabeeyang.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5호 >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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