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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영혼이 담긴 커피를!!

기업/가비양(커피 칼럼 & 스토리)

by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2017. 8. 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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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칼럼 & 커피스토리 42]

 

커피 한잔을 마시더라도 영혼이 담긴 커피를!!

 

 

  저요? 커피를 좋아한 게 아니라 아예 커피를 입에 대지도 않았죠! 홀어머니에 남편은 외아들, 시집살이를 20년 넘게 하면서 제 위가 좋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저에겐 커피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10년 전, 분당 정자동에 카페거리가 생기면서 친구를 따라 이 카페 저 카페를 다니며, 커피가 나라별로 맛이 틀리다는 것 쯤은 알게 되었죠. 문화교실에서 커피를 배우며 재밌고 ‘아~ 신기하다’감탄하기도 했지요. 가비양의 커피아카데미를 통해서도 2~3년 동안 커피를 배웠는데, 커피를 마시지도 않는 제가 놀랍고 신기하게도 커피교실 강사까지 된지 벌써 7년이 되었답니다.^^


  7년 동안 커피를 매개로 학교와 소그룹 등을 통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발견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그것은 아들만 있는 엄마들의 반응이었어요. 아들들은 대체로 크면 말이 없어지고 집에 와도 바로 자기 방으로 쑥 들어가 버리죠. 하지만 엄마가 집에서 핸드 드립해서 커피를 내리니, 아들들이 소굴처럼 만든 자기 방안에서 쑥 나오며 ‘엥? 우리 엄마가 커피도 내리네’하고 엄마를 달리 볼 뿐 아니라 밖에서는 은근히 자랑도 한다더군요.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손님을 집으로 초대해서 아내가 커피를 직접 내려 대접하면, 친구들에게 자기 부인이 굉장히 분위기 있어 보이고 심지어는 지적으로까지 보인다고 하니, 커피가 적어도 대화의 활력소가 되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또 부부싸움으로 냉전 중일 때 어떻게 하면 풀까를 고민하다가, 분위기있게 사이폰 기구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데 남편이 먼저 “여보 그게 뭐야?”라고 말을 걸어 와서 냉전이 풀어졌다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커피가 10일 동안의 부부냉전을 푸는 절묘한 타이밍을 제공한 셈이죠. 이런 스토리를 수강생들에게 이야기하면 “선생님! 저 사이폰 좀 빌려주세요! 제가 지금 냉전 중이거든요!”라고 즉석 요청을 받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가끔 커피교실의 부작용을 웃으며 말하기도 하죠. “이제는 믹스커피는 아예 끊었고, 맛있는 커피는 아직 잘 모르지만, 맛없는 커피는 확실히 알아. 이제 어디 가서 함부로 커피를 못 마시겠다”는 겁니다. 커피에 대해 어느 정도는 까다롭게 됐다는 거지요.^^

 

  가비양은 제게 익숙함과 편안함이랄까요, 그러면서도 커피숍의 본질은 절대 잊지 않으려는 고집쟁이와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전에 양동기 대표에게 “가비양 분위기가 빈티지도 빈티지지만, 커피잔에도 더 신경을 써야 되지 않느냐”고 하니 “커피집이 커피 맛이 좋으면 됐지 커피잔이 무슨 상관이냐?”라는 답이 되돌아왔지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더구라고요. 바로 이 말에는 커피 맛과 제품은 확실히 보장한다는 말이 되니까요.

 

  제가 볼 때 가비양이 다른 커피숍과 완전히 차별되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각 나라별로 커피 맛을 제대로 잘 잡아낸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의 커피 맛은 비슷비슷해서 다른 카페도 나름대로 맛은 있지만, 가비양처럼 이것들을 구분해내는 데는 못 미치는 것 같습니다. 꿈으로만 있을지 현실화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저에제는 저만의 독특한 카페를 열고 싶은 소박한 꿈이 하나 있습니다. 진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 커피 맛을 제대로 아는 사람, 한 잔의 커피를 마시더라도 영혼이 담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사람들이 오는 그런 카페 말입니다.

 

< 가비양에 걸려있는 박혜련 선생님의 명화 모작 달리의 '창가의 소녀' >


  가비양 야외 테라스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커피교실 강사인 박혜련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박혜련 선생님은 2~3년간 미술을 배우는 동안, 화가 ‘달리’의 초기작품으로 누이 여동생인 아나 마리아의 뒷모습을 그린 ‘창가의 소녀’를 보고 ‘아! 저것을 그리고 싶다’는 마음에 열정으로 그린 작품을 가비양 한 귀퉁이에 걸어 놓았는데요.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상당한 실력이었습니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영혼이 담긴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박 선생님의 말에, 저도 신문 한 부를 만들더라도 ‘영혼이 담긴 신문’을 만들겠다며 응수했지만, 사실 그 말은 제가 저에게 한 말이기도 했습니다.

 

가비양 커피클럽  문의 010-9405-8947

 www.gabeeyang.com


이 글은 < 행복한동네문화이야기 제 94호 >에 실려 있습니다.

 

  

< 가비양 커피클럽 & 커피스토리 바로가기 >

  가비양은 커피를 매개로 한 소통장소입니다.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고 드립도하지만, '최고의 인테리어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이 머무는 장소를 만들려고 합니다. [가비양 커피클럽 & 커피스토리]는 그 속에서 머무는 많은 사람들을 이야기합니다. 


[스토리 41 바로가기]

인생이 힘드니까 커피가 맛있더군요!


[스토리 43 바로가기]

미술작품과 화가와 음악이 딱 맞아 떨어질 때 정말 환희를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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